재판준비 소홀에 지각까지, 검찰 왜 이러나
30분이나 지각한 검사에 재판장, "시계도 없냐"며 질타
2011-09-15 14:21:36 2011-09-15 14:30:40
[뉴스토마토 김미애기자] 세무조사 편의를 봐주겠다며 부산저축은행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부산지방국세청 직원들에 대한 공판이 열린 15일 오전 10시 50분.
 
당초 10시 30분으로 예정된 공판시간이 한참 지났는데도 담당 재판부(형사합의21부, 재판장 이원범 부장판사)와 피고인 이모씨 등 사건을 맡은 변호인, 방청객은 침묵한 채 법정에서 20여분의 시간을 흘러보냈다.

10시 55분이 넘어서자 재판장은 "10분간 휴정하겠다"고 말하고 밖으로 나갔다. 공판이 시작된 지 30분이 되어가는데도 사건을 맡은 담당 검사가 도착하지 않은 탓이다.

재판부가 퇴정하자 조용했던 방청석은 술렁이기 시작했다.

공판을 참관하러 왔다는 김모씨(54)는 "어떤 사건이던지 피고인들에게는 생사가 달려있는거나 마찬가지인데, 검사가 불성실한 것 아니냐"며 "이런 재판은 처음 본다"고 불평했다.

이모씨(43)도 "검사가 공판이 없는 날이라고 착각한 것"이냐며 "재판장과 변호인, 방청객 모두를 기다리게 하는 건 예의에 어긋난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담당검사인 A검사가 30여분쯤 뒤늦게 도착하고 나서야 11시 10분에 공판이 재개됐다.

검사석에 앉은 A검사를 바라보며 재판장은 "검찰은 시계가 없나 보죠. 검사가 지각을 하면 많은 소송 관계인들이 기다리게 됩니다"라고 꼬집었다.

이에 A검사는 "중복됐던 공판의 시간이 길어져서 겹치게 됐습니다"라고 답했고, 재판장은 "그렇다면 미리 연락을 줘야지, 많은 사람들을 기다리게 하면 어떻게 하나요"라고 말했다.
 
검찰은 전날에도 '왕재산' 간첩단 사건 재판에서 곽노현 서울시교육감 수사 때문에 바빴다는 이유로 재판준비를 제대로 하지 않아 재판장은 물론, 피고인 변호인들과 재판을 방청하러 온 방청객들의 아까운 시간을 허비하게 만들기도 했다.

한편 이날 공판에서 부산지방국세청 조사반장 이씨와 직원 남모씨는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했다.

다만 유모씨 측 변호인은 '권한 밖의 일'이라며 공소사실을 부인했다.

이에 검찰은 "유씨가 오늘 혐의를 모두 인정할 줄 알았는데 의외다. 법인세 외에도 용역지급비, 대손충당금 부분에 대한 관련 자료를 통해 혐의를 입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씨 등에 대한 다음 공판기일은 내달 7일 오전 10시에 열린다.

검찰에 따르면 부산지방국세청 현직 직원 이씨(6급)는 2009년 부산저축은행에 대한 정기 세무조사 때 부산저축은행의 고문 세무사인 김모씨로부터 '조사 강도를 완화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2억원 상당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특가법상 뇌물)를 받고 있다.

역시 현직인 유모씨(6급)와 남모씨(7급)는 2009년 세무조사가 끝난 후 이 돈을 수천만원씩 나눠 가진 혐의(부정처사 후 수뢰)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도 이씨는 2009년 6월 추징세액을 줄여주는 대가로 부산 S학원 원장 조모씨(53)로부터 80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로 추가 기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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