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태 징역 12년, 구삼회 무죄…군인들 ‘내란 가담’ 갈린 이유는?
병력 투입만으로 판단 안 해…위법성 인식·실제 수행 역할 따져
김현태 등 “국회 의결 방해…국헌문란 목적 인정”
구삼회 등 “계엄 위법성 인식·가담 의사 입증 부족”
2026-11-01 16:29:22 ㅣ 2026-11-01 17:04:12
[뉴스토마토 신다인 기자] 12·3 비상계엄에 동원된 군인들의 내란 혐의를 두고 법원의 판단이 갈렸습니다. 국회에 병력을 투입한 김현태 전 707특수임무단장은 징역 12년을 선고받았지만, ‘롯데리아 회동’에 참석한 구삼회 전 육군 2기갑여단장 등은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같은 비상계엄에 관여했더라도 계엄의 목적을 어떻게 인식하고 어떤 행동을 했는지에 따라 내란죄 성립 여부가 달라진 겁니다.
 
비상계엄이 선포된 지난 2024년 12월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내부로 계엄군이 진입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8-2부(재판장 정수영)는 지난달 30일 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 혐의로 기소된 구 전 여단장과 방정환 전 국방부 혁신기획관 등 전직 군인 8명에게 모두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반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7-2부(재판장 오창섭)는 지난 8월27일 12·3 비상계엄 당시 병력을 이끌고 국회에 진입하거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직원 체포 등을 시도한 혐의로 기소된 전직 군 간부 7명 중 5명에게 실형을 선고했습니다. 특히 707특임대를 지휘해 국회를 봉쇄하고 병력을 국회 안으로 침투시킨 혐의를 받는 김현태 전 육군특수전사령부 707특수임무단장은 징역 12년의 중형을 선고받았습니다. 
 
내란죄가 성립하려면 국헌을 문란하게 할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켰다는 점이 인정돼야 합니다. 두 사건에서는 각자에게 국헌문란의 목적과 내란에 가담한다는 인식이 있었는지가 유·무죄를 가른 핵심 쟁점이 됐습니다.
 
2024년 12월9일 김현태 육군특수전사령부 707특수임무단장이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국회 봉쇄 지시…“국헌문란 목적 인정”
 
김 전 단장 사건에서는 국회 현장에서 내린 지시와 행동이 유죄 판단의 근거가 됐습니다. 판결문에 따르면, 김 전 단장은 2024년 12월3일 오후 11시쯤 본회의장과 출입문을 막고 의원들의 진입을 차단하라는 취지의 지시를 했습니다. 이후 김 전 단장은 일부 병력을 이끌고 국회의사당 유리창을 깨뜨려 내부로 들어갔고, 의원회관을 잇는 문을 케이블타이와 소방호스로 잠그려 했습니다.
 
재판부는 김 전 단장이 병력을 동원해 국회를 점령·봉쇄하고 의원들을 내보내면 국회 기능이 마비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했을 것 봤습니다. 그러면서 “그럼에도 피고인은 이를 용인한 채 자신이 지휘하는 병력에게 국회로 들어가 이를 봉쇄하고, 출입을 통제하며, 나아가 국회의원을 끌어내는 등의 방법으로 의결을 방해할 것을 지시했으므로 국헌을 문란하게 할 목적이 있었다고 인정된다”고 판단했습니다.
 
상관의 명령에 따랐다는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재판부는 “명백히 불법한 명령까지 따라야 할 의무는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12·3 내란에 관여한 혐의로 파면된 구삼회 준장(왼쪽)과 같은 혐의로 해임된 방정환 준장. (사진=연합뉴스)
 
“명목상 단장”…회동 참석만으로 입증 부족
 
구 전 여단장과 방 전 기획관 사건에서는 계엄 계획을 얼마나 알고 있었고 실제 어떤 역할을 했는지가 쟁점이 됐습니다. 내란특검은 두 사람이 계엄 선포 전 롯데리아에서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을 만나 제2수사단 관련 임무를 받고, 이후 정보사령부 산하 여단에서 지시와 보고를 접한 만큼 위법성을 인식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재판부는 두 사람이 명목상 제2수사단의 단장과 부단장에 불과했고 세부 계획은 알지 못했다고 봤습니다. 임무 관련 문건을 받지 않았고, 정보사에서 보고를 받거나 지시를 내린 사실 적이 없다는 점을 고려했습니다. 소집된 정보사 병력조차 두 사람의 존재를 몰랐다는 점도 짚었습니다.
 
구 전 여단장의 수첩도 판단 근거가 됐습니다. 재판부는 “‘장관 지시, 무슨 말?, 선관위 06:30?, ???????, What, 짜증’ 등을 기재했다가 그 위로 가로선을 여러 번 그어 지운 것을 보면, 당시 위 피고인이 자신의 임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 있었음을 알 수 있다”고 판시했습니다. 
 
그러면서 “피고인들은 상관인 국방부 장관으로부터 인사명령 대기하라는 지시를 받고, 이를 확인하기 위해 대기한 것에 불과하다”며 “피고인들에 대한 내란 중요임무 종사의 점은 ‘내란의 고의’와 ‘국헌문란의 목적’이 인정되지 않아 범죄의 증명이 없다”고 했습니다. 
 
같은 국회 투입에도…명령 인식·이행 달라
 
무죄는 회동 참석자들에게만 선고된 것이 아닙니다. 국회와 선관위 등에 병력을 보내거나 수송한 군인들도 무죄를 받았습니다. 
 
선관위 청사와 여론조사 꽃 등에 군인을 출동시킨 정성우 전 방첩사령부 1처장은 명령을 받은 뒤 법률 검토를 진행하고 상부에 이의를 제기한 점이 고려됐습니다. 부하들에게 청사에 들어가지 말고 대기하도록 지시하고, 이후 복귀시킨 사정도 무죄 판단의 근거가 됐습니다.
 
재판부는 국회에 병력을 출동시킨 김창학 전 수도방위사령부 군사경찰단장에 대해서는 의원들을 밖으로 끌어내라는 명령을 받거나 공유받지 않았고, 명령을 소극적으로 수행했다는 점을 들어 내란의 고의가 없다고 봤습니다. 
 
707 병력을 국회로 수송한 김세운 전 특수작전항공단장도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이 사건 비상계엄을 인지하지도 못했고, 자신이 준비하고 있던 불시 출동 훈련과의 연관성도 전혀 모르고 있었다”고 판시했습니다. 
 
신다인 기자 shin12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