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석 기자] 지난 3월 서울 홍익대 인근 클럽에서 한국인을 집단 폭행한 주한미군 2명이 피해자와 합의에 이르지 못해 결국 재판에 넘겨진 걸로 확인됐습니다. 피해자는 폭행으로 코 부위가 함몰되고 일상생활에도 큰 지장을 받았지만 수천만 원의 치료에 못 미치는 합의금을 제시받고, 사과도 듣지 못했다고 주장합니다.
지난 2025년 6월 경기도 동두천시 캠프 케이시에서 주한미군 순환배치 여단 임무교대식이 진행됐다. (사진=연합뉴스)
7일 <뉴스토마토>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5월 주한미군인 A씨 등 2명은 한국인 20대 B씨를 폭행한 혐의(공동상해)로 검찰에 송치된 후 형사조정에 회부됐습니다. 형사조정은 사건이 경찰에서 검찰로 넘어간 후 검찰이 피해자와 가해자 사이의 합의를 중재해 당사자 간의 실질적 피해 회복과 화해를 도모하는 제도입니다. 형사조정이 이뤄질 경우 피해자는 고소를 취하할 수도 있습니다.
앞서 B씨는 A씨 등에게 얼굴 등을 집중적으로 가격당해 전치 4주의 중상을 입었습니다. 하지만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폭행 여부를 확인하는 심사 절차가 진행 중이어서 당장 보험 처리가 되지 않았고, 수백만 원 상당의 치료비를 고스란히 사비로 부담해야 했습니다. 특히 성형수술을 했던 코가 완전히 함몰되면서 현재 정상적인 호흡조차 어려운 상황이며, 향후 추가 재수술 등으로 수천만 원 상당의 치료비가 더 필요한 실정입니다. 이번 폭행으로 입은 부상의 치료는 올해 말 이후에야 마무리될 예정입니다.
하지만 A씨 등은 형사조정 과정에서 B씨의 치료비에도 못 미치는 합의금을 제시한 걸로 확인됐습니다. 결국 형사조정은 성립되지 않았고, 검찰은 지난달 16일 A씨 등을 불구속 기소했습니다. 이들은 사건이 발생한 지난 3월부터 재판에 넘겨지기까지 세 달이 넘는 시간 동안 B씨에게 사과 한마디 건네지 않았다고 합니다.
B씨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3개월 동안 병원 치료를 받고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는 등 피해가 지속되고 있지만 가해자 측은 아무런 사과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다"며 "적어도 피해자들이 직접 혹은 변호사를 통해서라도 폭행에 대한 사과를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이들이 제시한 합의금으론 치료를 마무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습니다.
B씨의 대리인을 맡은 이진채 법률사무소 가호 대표 변호사도 "가해자인 A씨 등은 '줄 수 있는 돈이 없다'며 충분한 합의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피해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는 것"이라며 "추후 진행될 재판을 통해 B씨의 피해 회복이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방침"이라고 했습니다.
다만 이에 대해 A씨 측 변호인은 "(A씨 등이 제시한 합의금은) B씨 측이 요구하는 돈과 차이가 너무 커 형사조정이 불발됐다"며 "피해자에게 직접 사과할 방법이 마땅치 않아 사과를 전하진 못했지만, 검찰에 반성하는 취지의 반성문은 제출했다"고 해명했습니다.
한편, 이번 사건은 지난 3월21일 새벽 3시쯤 서울 마포구 홍익대 인근의 한 클럽에서 발생했습니다. B씨에 의하면, 주한미군인 A씨 등은 자신과 어깨를 부딪친 후 시비가 붙었고 B씨의 목을 졸라 기절시켰다고 합니다. 의식을 잃은 B씨는 아무런 저항을 하지 못한 채 계속 폭행을 당했다고도 했습니다. A씨는 사건 직후 현장을 빠져나가 도주했으며 지난 4월16일 경찰의 추적 끝에 검거됐습니다.
박진석 기자 ptba12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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