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태용 기자] 수조 원대 부채를 안고 임기를 시작한 추미애 경기도지사와 박찬대 인천시장이 예산과 조직, 주요 사업을 축소하는 고강도 '조직 다이어트'에 착수했습니다. 재정 위기 돌파를 위해 효율성과 실리를 택한 걸로 보입니다.
왼쪽부터 추미애 경기지사, 박찬대 인천시장. (사진=연합뉴스)
2일 경기도는 감액 추경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올해 하반기 예산이 부족한 데다 바닥을 드러낸 기금과 발행 가능한 지방채 한도 역시 턱밑까지 차올라 재정 사업의 우선순위를 검토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입니다.
경기지사직 인수위도 하반기 필요한 예산이 3조8000억원인데 비해 3132억원이 부족하다고 진단했습니다. 비상금 성격의 통합재정안정화기금 역시 이미 올해 3000억원을 써버렸고, 남은 돈은 1345억원입니다. 지방채도 이미 7200억원을 발행해 남은 한도가 2000억원에 불과합니다. 아울러 지방 세입의 핵심 재원인 소득세 감소도 재정 악화의 원인으로 꼽힙니다.
이에 따라 인수위 시절 논의됐던 '공정국' 신설은 예산 문제로 보류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습니다. 당분간 현행 조직 체제가 유지되며, 정무부지사 직함 또한 '공정부지사' 대신 '경제부지사' 직명 체제를 이어갈 전망입니다.
추 지사는 세입 확보를 위해 중앙정부와 논의하겠다는 뜻도 내비쳤습니다. 그는 전날인 1일 취임식에서 '반도체 초격차를 위한 K반도체 혁신 대책'에 서명한 뒤 "반도체 세수가 경기도로 들어올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언급했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공장이 경기도에 위치한 만큼 법인세 일부를 경기도에 교부해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법인세는 대표적인 국세입니다. 기업이 지자체에 내는 세금은 법인세의 10% 수준인 법인지방소득세가 있습니다.
인천도 조직 개편과 고강도 구조조정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현재 남영희 정무부시장과 전기은 비서실장 등 필수 정무 인력만 임명한 채 전체적인 조직 진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민선 8기 유정복 시장 때 신설했던 글로벌도시국, 민생담당관 등은 폐지하고, 박 시장 공약인 'ABC+E(인공지능·바이오·문화·환경)', '제·문·부(제물포·문학·부평) 프로젝트'를 이행할 관련 부서를 정비할 계획입니다.
대규모 재정이 투입되는 주요 공약 사업들도 구조조정 대상입니다. 박 시장이 확대 추진을 공약했던 지역화폐 '인천e음'은 이달 안에 예산 고갈이 우려됨에 따라 캐시백 요율과 한도 등을 조정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유 전 시장의 핵심 사업이었던 △제물포 르네상스 △글로벌 톱10 도시 프로젝트 △F1 그랑프리 유치는 타당성 부족과 재정 문제로 사실상 폐기 수순을 밟고 있습니다.
인천시 관계자는 "하반기 가용 재원이 부족해 조직과 예산 다이어트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당분간은 구조조정과 체질 개선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최태용 기자 rooster8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