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체감물가 급등..한은 올해 물가관리 성적표는?
'안정적 관리' 자평..'타이밍 놓쳐 신뢰상실' 비판도
2010-12-30 09:14:45 2011-06-15 18:56:52
[뉴스토마토 이은혜기자] 올해는 '배추파동', 원자재값 상승 등으로 장바구니 물가가 급등했다.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빚이 위험수위까지 증가하는 등 유동성이 넘쳐나 자금시장에도 불안한 쏠림현상이 나타났다. 
 
6%대의 '지표상 과열' 성장을 달성했고, 중국·미국 등에서도 인플레 우려가 일고 있지만 여전히 국내 금리는 낮은 수준이다.
 
물가관리와 안정적인 시중 자금흐름을 통해 경제의 균형을 책임지고 있는 한국은행의 올 한해 성적표는 어떨까?
 
한은은 올해 물가가 관리목표 범위 내에 들어 '안정적으로' 관리됐다는 자평이다.
 
반면 시장과 전문가들은 한은의 통화-물가정책이 시장의 기대와 동떨어져 신뢰를 잃었다는 비판이다. 
 
정부의 '성장 중심' 정책방향에 지나치게 경도되면서 '타이밍'을 놓치는 바람에 선제적 대응에 실패하고 결과적으로 시장과 경제에 불안감을 해소하지 못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 한은 "물가관리 목표범위 이내..금리인상 시기상조"
 
올해 한은이 예측하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9%다. 중기 물가안정목표 중심치인 3.0±1%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농축수산물가가 연간 9.4%오르며 지난해 6.5%를 크게 넘었지만 이는 기상이변과 같은 예상치 못한 변수에 따른 것이며, 공공요금 물가는 지난해 1.9%에서 올해는 1.3% 상승에 그쳤다.
 
예상치 못했던 농축수산물가격의 급등을 정부의 공공요금인상 억제정책으로 어느 정도 상쇄시켰다는 얘기다.  
 
한은 관계자는 "올해 세계적인 기후변화 등으로 소비자물가 품목 중 농산물가격의 상승이 한은의 예상치를 크게 상회했지만 정부가 1분기중 국공립대학과 사립대 등록금 동결을 적극 유도하며 공공요금 상승률이 예상치를 하회했다"고 말했다. 
 
또 한은은 부동산시장 불안이 가시지 않았고 유럽 재정위기와 미국 경기회복이 더딘 점 등을 들어,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공격적인 금리인상이 시기상조라는 관점을 유지해 왔다.  
  
임미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한은이 물가를 잡았다고 표현하기는 어렵겠지만  보수적으로 기조를 잘 잡았다"며 "환율과 차이나리스크등 대외적 변수들로 인해 한은이 물가안정에 포커스를 둔 것 같다"고 말했다.
 
◇ "선제적 물가 대응 미흡..시장 신뢰 손상"  비판도
 
올해 물가상승률이 한은의 관리목표치와 근접했지만, 전문가들은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시기나  방법에 대한 문제들을  지적하고 있다.
 
이만우 고려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올해 물가관리 중 전반적으로 선제적인 대응이 부족했다는 점이 아쉽다"고 평가했다.
 
이 교수는 "한국은행이 너무 성장에 초점을 맞추다보니 단기적인 안정을 추구하지 못했다"며 "중장기적인 물가관리 시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국경제연구원 안순권 연구원은 "금리인상 시기는 대내외변수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한은이 금리인상 기조를 내비치고도 실제로 인상하지 않는 등 시장과의 소통단절과 그로 인한 신뢰 손상이 문제였다"고 꼬집었다.
 
지표상 물가가 한은의 관리 범위안에 머물렀다고는 하지만 서민들이 느끼는 체감물가 상승률이 높은 것은 더 큰 문제다. 
 
안순권 연구원은 "소비자물가가 결과론적으로 한국은행의 물가 관리치에는 부합했지만 농수산물가격과 원자재가격으로 소비자들이 느끼는 물가상승률은 더 높은 것이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저금리 기조가 유지되면서 가계부채 해소의 '소프트랜딩'이 이뤄지지 않은 것도 시장의 우려를 낳고 있다.  가계부채는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오히려 계속 증가세를 보였다. 이 때문에 내년 금리인상이 이뤄질 경우 가계부채가 경제불안의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1분기를 시작으로 한은이 기준금리를 현재 연 2.5%에서 최소한 2~4차례 정도 인상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내년 물가상승 압력 거세..한은 부담 더 커질 것
 
한은은 올해 두차례 금리인상을 단행했지만, 중국이 올해가 끝나가는 시점에서 전격적으로 금리인상을 단행하면서 한은의 고민은 더 깊어지고 있다.
 
내년 세계경제 회복세와 더불어 원유 등 국제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플레 압력이 더욱 커지고 있다.  특히 올해 공공요금이 정부의 인상 억제 덕에 크게 오르지 않았지만 내년에는 각종 가스·전기·대중교통 등 공공요금이 들썩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은의 '선제적' 물가관리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점은, 올해 금리인상을 억제해 온 한은으로서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뉴스토마토 이은혜 기자 ehlee@etomato.com

- Copyrights ⓒ 뉴스토마토 (www.newstomato.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