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자] 중동 전쟁으로 인해 글로벌 공급망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삼성·SK·현대차·LG 등 국내 주요 그룹 총수들이 베트남과 인도에 집결합니다. 베트남과 인도는 한국 기업의 주요한 글로벌 생산 거점이자 전략적 요충지로, 재계 총수들은 이번 방문을 계기로 현지 투자 성과를 점검하는 한편, 추가 투자나 공급망·신성장 사업 분야에서의 협력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지난 1월 베이징 조어대에서 열린 한중 비즈니스 포럼에서 (왼쪽부터)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16일 재계와 청와대 등에 따르면 한국경제인협회와 대한상공회의소는 4대 그룹을 비롯한 주요 그룹 총수와 국내 기업인 200여명으로 구성된 경제사절단을 꾸리고, 이재명 대통령의 순방 일정에 맞춰 오는 19일부터 인도와 베트남을 차례로 방문합니다. 한경협이 인도 경제사절단을, 대한상의가 베트남 경제사절단을 맡아 현지 기업과의 업무협약 체결 및 비즈니스 포럼 행사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먼저, 인도 경제사절단에는 류진 한경협 회장을 비롯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 등의 총수가 합류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인도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대규모 생산 거점을 두고 있는 전략적 요충지로 꼽힙니다. 특히 LG전자는 지난해 인도 법인을 현지 상장하고 현지화 전략에 집중하고 있는데, 기존 노이다, 푸네 공장에 이어 6억달러(약 9000억원)를 투자해 스리시티 지역에 신공장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이에 이재용 회장과 구광모 회장은 사업 현황을 직접 점검하고 현지 기업과의 추가 협력 방안 등을 모색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인도 지역에서의 신규 생산 기지 구축을 통해 글로벌 불확실성에 대응한다는 핵심 전략을 발표한 만큼, 정의선 회장이 직접 현지 상황을 살필 것으로 전망됩니다. 인도 최대 철강업체인 JSW그룹과 일관 제철소 건설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 포스코그룹도 장인화 회장이 직접 나서 세부 협력 방안을 논의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립니다.
베트남 경제사절단에는 대한상의 회장인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비롯한 주요 그룹 회장단이 참가합니다. 오랜 기간 베트남과 인연을 이어온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도 동행할 것으로 점쳐집니다.
베트남은 국내 제조기업들의 글로벌 핵심 생산 거점으로, 삼성전자는 전 세계 스마트폰 물량의 절반 가까이를 이곳에서 생산하는 등 현지에 대규모 공장과 연구개발(R&D) 센터를 운영 중입니다. 최근에는 삼성혁신캠퍼스 설립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LG그룹도 현지에 12개의 법인을 운영하는 등 베트남을 전략적 거점으로 삼고 있습니다. 베트남 ‘하이퐁 클러스터’는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등 전자 계열 3사의 핵심 생산 거점으로 꼽힙니다.
SK그룹은 계열사 SK이노베이션을 통해 베트남 가스 복합 화력발전소와 액화천연가스(LNG) 터미널 건설 등을 수주하며 에너지 인프라 사업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이에 총수들은 베트남 현지 기업과 추가 투자 논의를 비롯해 인공지능(AI), 에너지 등 사업 분야에서의 협력 방안 등을 모색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특히 최근 중동 전쟁 장기화에 따라 공급망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인도와 베트남과 공급망 다변화를 위한 협력 논의를 이어갈 가능성에도 무게가 실립니다. 인도는 흑연·희토류, 베트남은 희토류·갈륨·텅스텐 등 주요 첨단 산업에 널리 쓰이는 핵심광물의 성장잠재력이 높은 국가로 분류됩니다.
김태황 명지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중동 전쟁으로 글로벌 공급망 불안정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이번 경제사절단 방문을 계기로 핵심광물 등 자원 협력이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특히 베트남과 인도 모두 한국 기업들이 이미 많이 진출해 있는 지역인 만큼, 핵심광물 시장 확보 목적 외에도 안정적인 현지 투자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하는 기업 간 구체적 협력 논의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했습니다.
배덕훈 기자 paladin7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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