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사무금융노조, 대통령 만나 '거래시간 연장 유예' 제안한다
청와대 간담회서 T+1 우선도입 협조 전달
민노총 산별노조, 업종별 현안 논의 예정
2026-04-09 10:27:38 2026-04-09 14:22:31
[뉴스토마토 김현경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오는 10일 청와대에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과 정책 간담회를 갖는 가운데, 주식 거래시간 연장 문제가 논의 의제 중 하나로 제시됩니다. 한국거래소가 추진 중인 거래시간 연장과 관련, 노조 측에선 현장 노무 부담과 원보드 체계 미비로 인한 투자자 불편을 이유로 제도 유예를 건의한다는 방침입니다.
 
9일 <뉴스토마토> 취재를 종합하면, 민주노총 산하 노조인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사무금융노조) 측은 이번 간담회에서 거래시간 연장 속도 조절 필요성을 핵심 안건으로 내세울 계획입니다. 대신 이 대통령이 강조했던 주식 거래대금 결제 주기 단축 도입엔 협조 입장을 밝힐 예정입니다. 이번 간담회엔 사무금융노조를 포함한 민주노총 산별노조 대표자들도 참석합니다. 노동시장 양극화 해소와 사회적 대화 필요성 등 노동정책 현안을 폭넓게 다룬다는 방침으로, 지난 한국노동조합총연맹 간담회처럼 산별노조별 현안을 중심으로 의견이 제시될 전망입니다. 
 
결제 주기 단축과 거래시간 연장 모두 증권업계엔 부담이지만, 노조는 사안의 경중과 시급성이 다르다고 봅니다. 결제 주기 단축은 사무수탁사부터 운용사까지 업계 전반의 결제·전산 시스템을 전면 개편해야 하는 거대 사업으로,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과제라는 게 노조 측 설명입니다. 인력·시스템 부담으로 두 사안을 동시에 추진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판단입니다. 이에 간담회에서 T+1(거래 1영업일 뒤 대금 지급) 안착을 우선하고, 거래시간 연장은 전산 통합이 완료되는 내년 말 이후로 유예해 달라는 안건을 제시할 방침입니다.
 
노조 한 관계자는 "T+1 변경은 IT 개발과 전산 테스트 등 많은 시간과 인력이 투입되는 막대한 사업인데, 거래시간 연장까지 병행하라는 건 현장에 말도 안 되는 숙제를 던지는 것"이라며 "거래시간 연장은 내년 말 원보드 체계가 완성될 때까지 유예해 달라는 입장을 전달할 계획으로, 간담회에서 핵심 논의 주제로 부각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이 대통령이 지난달 18일 청와대에서 열린 자본시장 간담회에서 "주식을 오늘 팔았는데 돈은 왜 모레 주느냐"며 결제 주기 단축 필요성을 언급한 것과 궤를 같이합니다. 국내 증시는 현재 거래일 기준 2영업일 뒤 결제되는 T+2 체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앞서 한국거래소는 내년까지 24시간 거래 체계 구축을 목표로 거래시간 연장을 추진해왔습니다. 미국 등 주요 거래소가 24시간 거래로 전환하는 상황에서 국내 시장만 기존 체계를 유지할 경우 유동성 유출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이유입니다. 반면 증권사 측은 전산 안정성과 근로시간 부담, 투자자 보호 문제를 이유로 거래시간 연장에 신중한 접근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거래소는 애초 오는 6월 프리·애프터마켓 도입 계획을 밝혔으나 서버 부담과 인력 문제 등을 반영해 9월로 연기한 상태입니다. 
 
주무부처인 금융위원회는 최근 국회 간담회를 계기로 이해관계자 간 입장 차가 뚜렷해지며 역할론이 부각되자, 3자 협의 채널을 가동해 본격적인 조율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지난달 26일엔 권대영 금융위 부위원장 주재로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 거래소 부이사장급 임원과 노조 핵심 의사결정권자가 참석해 첫 회의를 열기도 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금융위 측은 거래시간 연장에 따른 원보드 체계 미비로 인한 투자자 불편에 대해 일정 부분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다만 금융위 한 관계자는 "거래소와 노조 간 원활한 소통을 위한 윤활유 역할을 위해 마련된 자리로 금융위가 특정 판단을 내리거나 명확한 입장을 밝힌 것은 아니다"라고 했습니다. 금융위 측은 시간을 두고 내부 검토를 거친 뒤, 향후 2차 회의에서 쟁점을 다시 점검할 계획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9월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양대 노총 위원장 오찬 간담회에서 양경수 당시 민주노총 위원장의 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현경 기자 khk@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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