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애셋]촉박해진 미 가상자산 입법 시계…“4월이 분수령”
클래리티 법안 상원서 제자리
“4월에 마크업 청문회 열려야”
‘업계-은행’ 합의 여부가 핵심
2026-04-06 13:57:36 2026-04-06 15:57:57
이 기사는 디지털자산 전문 매체 <디지털애셋>에서 작성했습니다. 
 
[디지털애셋  박상혁 기자] 미국 가상자산(디지털자산) 포괄 법안 ‘클래리티 법안(CLARITY Act)’ 입법 일정이 촉박해지면서, 4월이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해 7월 하원 본회의를 통과하고 현재 상원에 계류 중인 클래리티 법안은 디지털자산 전반을 규율하는 연방 법안입니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미국 디지털자산 규제 명확성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이는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 디지털자산 시장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는 변수이기도 합니다.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에 있는 나스닥 마켓사이트 건물을 미국 최대 디지털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의 로고가 덮고 있다. (사진=뉴시스)
 
하지만 예상보다 입법 일정이 미뤄지면서 일각에선 입법 무산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나오는 형편입니다. 당초 지난해 말까지 상원을 통과할 것으로 점쳐졌으나, 10월에 발생한 미국 연방정부 일시적 업무 정지(셧다운)가 43일간 이어지면서 입법 문턱을 넘지 못했습니다.
 
2월 백악관 중재로 기대 고조
 
이후 클래리티 법안의 스테이블코인 이자 지급 문제로 업계와 은행이 대립하면서 지난 1월에도 입법 일정이 지연됐습니다. 이에 지난 2월 백악관이 업계와 은행 회동을 주재하면서 스테이블코인 이자 지급은 금지하고 보상 지급에 대해서는 일부 허용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습니다. 스테이블코인을 블록체인 지갑 등에 보관하면 주는 이자는 금지하고, 이용자가 거래 활동 등으로 얻는 보상 지급은 일부 허용하는 쪽으로 방향이 정해졌다는 의미입니다. 결국 2월 회동에서 나온 협의 내용을 골자로 상원 은행위원회가 지난 3월20일(현지시간) 클래리티 법안에 대한 초당적 합의에 도달했고, 클래리티 법안 입법에 대한 시장 기대가 고조됐습니다.
 
그러나 지난달 25일 미국 최대 디지털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가 상원 은행위의 초당적 합의안에 반대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입법에 또다시 먹구름이 꼈습니다. 코인베이스는 업계 정치자금 조직 슈퍼PAC 페어쉐이크의 주요 후원자여서 거래소 지지가 없으면 입법 동력이 약해지기 때문입니다. 이번 초당적 합의안은 업계와 은행의 최종 검토가 이뤄져야 상원 은행위에서 마크업 청문회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마크업 청문회는 의회 위원회가 법안 조문을 검토하면서 수정·추가·삭제안을 표결로 확정해 최종 위원회안으로 만드는 심의 절차를 뜻합니다.
 
부활절 기간 극적 합의 나올까
 
전문가들은 코인베이스를 비롯한 업계가 조속한 합의에 도달해야 4월 중으로 상원 은행위의 마크업 청문회가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현재 상원은 부활절 기간을 맞아 10일까지 휴회가 예정돼 있습니다. 그 사이 업계 및 은행 합의가 조속히 이뤄져야 4월 중순 이후 마크업 청문회를 완료할 수 있습니다. 업계도 이런 촉박한 일정을 알고 있기 때문에 현재 합의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폴 그레왈 코인베이스 최고법률책임자(CLO)는 지난 1일 미국 매체 폭스비즈니스에 "클래리티 법안의 스테이블코인 이자 지급 문제에 대한 업계 합의가 48시간 내에 이뤄질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습니다.
 
전문가들은 4월을 입법을 기대할 수 있는 사실상의 마지노선으로 보고 있습니다. 4월 안에 마크업 청문회를 마무리하지 못하고 계류가 지속되면 법안 자체가 폐기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앞서 루미스-질리브랜드 법안 등 디지털자산 포괄 법안 입법이 지속적으로 시도됐지만 결국 폐기된 전례가 있어 클래리티 법안 폐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법안 폐기를 우려하는 주된 이유는 입법에 기한이 있기 때문입니다. 클래리티 법안 입법 기한은 내년 1월으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특히 올해 11월에는 미국에서 중간선거가 열리기 때문에 입법 일정이 더 촉박해졌습니다. 통상 중간선거 3~4달 전에는 의원들이 연방 입법보다는 지역 현안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입니다. 선거를 앞둔 한국 국회의원들이 입법 활동보다 지역구에 신경을 더 쓰는 것과 같습니다.
 
미국 클래리티 법안 처리 일정. (이미지=디지털애셋)
 
8월 휴회 전 본회의 통과해야
 
전문가들은 현실적인 대안으로 8월 의회 휴회 전 법안 통과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4월 중으로 상원 은행위 마크업 청문회를 통과하고, 2~3개월간의 본회의 표결 절차를 거치면, 8월 휴회 전에 법안이 통과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크리스틴 스미스 솔라나정책연구소 회장은 지난 3월 미국 매체 크립토인아메리카에 “연방 스테이블코인 규제 법안 ‘지니어스 법안(GENIUS Act)’은 상원 본회의를 통과하는 데 약 1개월이 걸렸다”며 “클래리티 법안은 지니어스 법안보다 훨씬 더 복잡한 법안이어서 8월 휴회 전에 법안이 상원 본회의를 통과해야 안전하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또 “9월부터는 중간선거를 앞두고 의원들이 워싱턴DC를 떠나고 싶어하고 예산 법안 처리 문제도 있어 8월 휴회 이후에도 클래리티 법안이 상원에 계류해 있는 상황은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만약 부활절 휴회 기간 동안 업계 및 은행 합의가 원활하게 이뤄지면, 상원 은행위 마크업 청문회는 순조롭게 마무리될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상원 은행위 소속 공화당 의원은 13명, 민주당 의원은 11명으로 공화당이 과반을 점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통상 디지털자산 관련 법안에 대해 공화당은 대부분 찬성하고 민주당은 반대합니다. 또 이미 상원 은행위가 3월에 클래리티 법안에 대한 초당적 합의에 도달한 바 있기 때문에 여전히 위원회 통과 가능성은 더 높은 상황입니다. 클래리티 법안이 통과되면 침체와 횡보를 반복 중인 디지털자산 시장에도 상당한 반등 모멘텀이 생길 것으로 전망됩니다.
 
“민주당 반대 강할 것” 전망도
 
다만 일각에선 법안이 상원 본회의 문턱을 넘지 못할 수도 있다는 부정적 전망도 존재합니다. 필리버스터 제도가 있는 상원 본회의에서 법안이 통과되기 위해서는 의원 100명 중 60명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합니다. 현재 상원은 공화당 의원 53명, 민주당 의원 45명, 무소속 2명이고 무소속 의원들은 모두 민주당 계열 인사로 분류됩니다. 즉, 공화당 상원의원들이 전부 찬성한다는 가정하에 7명 이상의 민주당 계열 상원의원들의 찬성을 끌어내야 법안이 상원 본회의를 통과할 수 있습니다. 개리 드왈 전 캐튼머친로젠먼 변호사는 2일 <디지털애셋>에 “이론적으로는 공화당이 필리버스터를 우회하기 위해 상원 규칙 해석을 과반으로 바꿔 60표를 얻지 않고도 법안을 통과시키는 핵 옵션을 발동할 수 있지만 법안에 핵 옵션을 발동한 전례가 없기 때문에 결국 민주당 의원들의 찬성을 얻어내야 법안을 통과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공화당에 대한 민주당의 공세를 보면, 민주당 의원들의 찬성을 얻어내기가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박상혁 기자 seminomad@digitalasset.works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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