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정책금융에 묶인 수협은행…성장 한계 직면
정책금융 비중 확대…수익성·자본비율 동반 압박
이익은 줄고 명칭 사용료 늘어 '구조적 딜레마'
2026-02-26 06:00:00 2026-02-26 06:00:00
이 기사는 2026년 02월 24일 17:27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성은 기자] 수협은행이 정체성과 수익성 딜레마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설립 본연의 목적을 위해 정책자금대출 등을 지원하고 있으나, 수익성과 건전성까지 모두 지키기에는 역부족이다. 다만 보증을 통해 부족한 신용을 보강하고,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충과 일반 대출 상품 판매로 수익성을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사진=수협은행)
 
정책금융 확대에도 수익성은 제자리
 
24일 금융업권에 따르면 지난해 말 수협은행의 총자산은 63조4000억원이다. 전년 대비 5조6000억원 증가했다. 수협은행은 지난 2016년 12월 수산업협동조합중앙회(수협중앙회) 사업구조 개편으로 기존 수협중앙회의 신용사업부문이 분할돼 설립된 특수 은행이다. 수협중앙회가 100% 지분을 가지고 있는 완전자회사다.
 
일반 시중은행이 예대마진을 중심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것과 달리, 수협은행은 은행업무와 함께 수산업·어촌 관련 정책금융을 수행한다. 설립 취지상 어업인과 해양수산 부문에 대한 금융 지원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수협은행의 9월 말 총 대출은 46조1040억원이다. 이 중 해양수산자금 대출은 11조8000억원으로, 총 여신의 25%를 차지한다. 수협은행은 지난해 4분기에도 해양수산부문 일반 자금대출을 늘려 연말 기준 7조3480억원까지 키웠다. 2023년 이후 정책자금보다는 일반자금을 중심으로 해양수산부문대출을 확대해왔으나, 여전히 정책자금 비중이 높다. 
 
어업인 1인당 대출 규모도 확대되는 추세다. 어가구 감소 등으로 전체 대출 잔액은 줄어들고 있으나, 1인당 평균 대출 금액은 늘고 있다. 지난해 말 어업인 수는 3만403명으로, 수협은행은 이들에게 일반자금 1조1666억원, 정책자금 4조3825억원 규모로 대출을 실행했다. 1인당 평균 잔액은 1억8300만원으로 전년 말 1억7400만원 대비 증가했다.
 
수협은행은 어업인 관련 대출 뿐만 아니라 해양수산부문 대출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지난 2020년 총대출 34조8900억원에서 해양수산부문대출은 8조5130억원이었다. 4년 새 해양수산부문대출은 정책자금 등을 포함해 12조원을 넘겼으며, 비중도 25%로 확대됐다. 수협은행의 해양수산금융 전체 상품은 총 38개로, 수산정책자금, 수산발전기금, 일반정책자금 등으로 나뉜다.
 
문제는 수익성이다. 정책자금 지원이 큰 도움이 되지 못하는 모양새다. 정책자금대출은 어업인 지원 성격이라 해양수산부 등 정부 예산을 재원으로 저금리로 공급돼 마진이 낮다. 차주 상당수가 신용도가 낮거나 담보력이 부족한 경우가 많아 대손비용 부담도 상대적으로 크다. 유가 변동, 어황 악화 등 외부 변수에 취약한 산업 구조 역시 리스크 요인이다. 
 
수익성과 건전성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하지만 수협은행은 정책자금 규모를 크게 줄이기 어렵다. 수협은행 설립과 운영 목적이 어업인 지원에 있는 탓이다. 이러한 구조적 한계로 시중은행처럼 포트폴리오 조정이나 자산 리밸런싱도 무리가 있다. 어업인 관련 정책 대출을 줄이면 본질을 잃었다는 비판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익 감소 속 명칭 사용료 부담 확대
 
수협중앙회 100% 자회사로서 지급해야 하는 명칭 사용료도 부담이다. 지난해 3분기 수협은행의 총 영업이익은 6790억원으로 전년 동기 7090억원 대비 줄어들었다. 이자 이익이 대부분을 차지하는데, 같은 기간 7530억원에서 7470억원으로 감소했다. 특히 명칭사용료 부담 전 충당금 적립전이익은 같은 기간 4290억원으로 전년 동기 4423억원 대비 133억원 줄어들었다. 이익을 축소됐지만 지난해 9월 말 수협은행이 지급한 명칭사용료는 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다. 같은 기간 명칭 사용료는 335억원에서 418억원으로 83억원 늘었다.
 
공공적 역할은 자본적정성에도 영향을 미친다. 정책자금 부실이 커질 경우 위험가중자산이 증가하면 자본비율은 하락할 수밖에 없다. 수협은행의 지난해 3분기 말 보통주자본비율은 12.7%다. 같은 기간 국내 은행 평균 보통주자본비율은 16.4%에 비하면 낮은 수준이다.
 
정책자금대출 비중이 높아 자산건전성에도 무리가 될 가능성도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수협은행에서 실행한 정책자금대출의 55%가 농림수산업자신용보증 보증서 담보대출에 속해 부담은 덜었지만, 불안 요소는 여전하다. 농림수산업신용자보증은 담보능력이 부족한 농림수산업자가 금융기관에서 사업 자금을 대출할 수 있도록 대신 보증을 서주는 제도로, 비교적 안전한 대출에 속한다. 다만 보증금이 회수될 경우 여전히 충당금 적립이 필요하고, 부실 처리된다면 부담이 쌓일 수밖에 없다.
 
수협은행이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다각화 하고 있는 배경도 이 같은 구조적 한계에 있다. 이자이익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중앙회 배당과 명칭사용료, 수산금융채 원리금 상환 부담까지 겹치며 수익 기반 다변화가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수협은행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정책자금 중 절반 이상이 보증서 담보대출로, 급격한 부실 가능성은 높지 않다"라면서 "어업인을 지속적으로 지원하는 한편, 일반 금융도 활성화 해 수익성 향상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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