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재희 기자] 케이뱅크가 세 번째 상장 시도에 나선 가운데 개인사업자·중소기업(SME) 대출과 스테이블코인을 핵심축으로 한 신사업 전략을 강조했습니다.
최우형 케이뱅크 은행장은 5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를 열고 "시장의 눈높이를 반영해 공모가를 낮추고 주주 친화적인 공모 구조를 마련했다"면서 "확보한 자본을 바탕으로 사업 경쟁력을 강화해 고객과 주주 모두에게 신뢰받는 은행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몸값 낮추고 상장 공모 구조 개선
케이뱅크는 2022년과 2024년 두 차례 상장을 추진했으나, 시장 상황과 밸류에이션 부담 등을 이유로 철회한 바 있습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최 행장이 직접 발표와 질의응답에 나서 상장 배경과 향후 성장 전략, 공모 구조 등을 설명했습니다.
최 행장이 가장 강조한 대목은 '합리적 밸류에이션'입니다. 케이뱅크는 희망 공모가 기준 기업가치를 약 4조원대로 제시했습니다. 과거 상장 시도 당시 제시했던 5조원 안팎의 몸값에서 한 단계 낮춘 수준입니다. 최근 증시 분위기가 비교적 우호적인 상황에서도 고평가 논란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판단이 깔린 결정입니다.
케이뱅크는 이번 IPO를 통해 총 6000만주를 공모합니다. 공모가는 주당 8300~9500원으로 공모가 상단 기준 예상 시가총액은 약 4조원입니다. 신주 모집과 구주 매출 비중은 5대5로 구성했습니다. 기존 주주의 구주 매출은 허용하되 최대주주와 재무적 투자자(FI)의 의무보유 확약 기간을 늘려 상장 이후 오버행 우려를 줄이겠다는 설명입니다. 최대주주는 1년, FI는 6개월간 지분을 매도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이번 상장이 케이뱅크에 절박한 이유는 분명합니다. 2021년 유상증자 당시 FI들과 맺은 계약에 따라 올해 7월까지 상장에 성공하지 못할 경우 대주주인 BC카드가 FI 지분을 되사줘야 하는 풋옵션 조항이 걸려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상 이번 IPO가 마지막 기회라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입니다.
케이뱅크가 기업공개 세 번째 도전에 시동을 건 가운데 개인사업자 대출과 스테이블코인을 핵심축으로 한 신사업 전략을 통해 이번에는 반드시 상장에 성공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사진은 최우형 행장이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상장 후 사업 계획과 비전을 발표하고 있는 모습. (사진=케이뱅크)
SME 대출 확대·스테이블코인 승부수
케이뱅크는 상장 이후 성장 전략으로 개인사업자 대출 확대를 전면에 내세웠습니다. 확보한 자금을 바탕으로 담보 중심의 SME 대출을 확대해 수익성과 건전성을 동시에 잡겠다는 구상입니다. 중금리·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늘리되 추가 자본 확충을 통해 대손충당금 여력을 충분히 확보해 리스크를 관리하겠다는 방침입니다.
최 행장은 "인터넷전문은행형 SME 금융을 본격적으로 키울 것"이라며 "개인사업자와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대출·결제 서비스를 고도화해 케이뱅크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만들겠다"고 말했습니다.
미래 먹거리로는 스테이블코인을 제시했습니다. 현재 여당을 중심으로 스테이블코인 제도화 논의가 진행 중인 가운데 시중은행이 과반 이상의 지분을 보유한 컨소시엄이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데요. 최 행장은 "케이뱅크는 향후 폭발적인 성장이 예상되는 스테이블코인 시장에서 가장 큰 수혜를 보는 은행이 될 것"이라며 "법제화가 마무리되면 은행 컨소시엄에 주도적으로 참여해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겠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법인 투자자의 디지털 자산 시장 참여가 본격화되면 시장 규모는 지금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질 것"이라며 "자세한 내용을 밝히기는 어렵지만 몇몇 시중은행과 스테이블코인 관련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케이뱅크는 디지털자산 태스크포스(TF)를 중심으로 스테이블코인 기반 해외 송금과 결제 서비스, 국경 간 결제 실증 사업 등을 준비 중입니다.
업비트 의존도 낮춘다
과거부터 제기돼온 업비트 예치금 의존도 논란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습니다. 최 행장은 "현재 케이뱅크의 기본 예금 상품과 고객 기반 등 펀더멘털이 탄탄해 업비트 예치금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면서 "4~5년 전과는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두나무와 케이뱅크는 상호 윈윈 관계를 이어가고 있으며, 앞으로도 좋은 협력 관계가 지속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케이뱅크는 2017년 영업 개시 이후 수신과 여신 규모를 빠르게 키워왔습니다. 2024년 당기순이익은 1281억원으로 전년 대비 10배 이상 증가했고 2025년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도 1000억원을 넘어섰습니다. 3분기 말 기준 여신 잔액은 17조9000억원, 수신 잔액은 30조4000억원으로 각각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습니다.
케이뱅크는 이번 공모를 통해 약 1조원대 자본 확충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상장 이후에는 SME 금융과 디지털자산, 플랫폼 비즈니스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면서도 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최 행장은 "시장의 눈높이를 반영해 공모가를 낮추고 주주 친화적인 공모 구조를 마련했다"면서 "확보한 자본을 바탕으로 사업 경쟁력을 강화해 고객과 주주 모두에게 신뢰받는 은행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케이뱅크는 상장 이후 개인사업자 대출과 스테이블코인 사업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사진은 최우형 행장이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는 모습. (사진=케이뱅크)
이재희 기자 nowh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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