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6개월 잔금 유예"…'퇴로' 마련에 다주택자 고심
전문가들 "다주택자 매물 출회 이어지긴 해도…가격 효과는 제한적"
공급 확대, 집값 안정 해법으로 꼽혀…세입자 변수 '교통정리' 제언도
2026-02-04 16:00:08 2026-02-04 16:13:05
[뉴스토마토 신태현·홍연 기자] 정부가 오는 5월9일을 기점으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조치를 종료하기로 했습니다. 다만, 5월9일까지 계약을 완료한 거래에 한해서는 지역별로 3~6개월까지 잔금을 치를 수 있는 '말미'를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서울의 경우 강남 3구와 용산구는 3개월 내, 나머지 지역은 6개월 내에 잔금을 치르면 유예를 해주는 겁니다. 이에 따라 다주택자들에게는 한시적인 '퇴로'가 마련되면서 일부 매물 출회가 예상됩니다. 하지만 집값 안정에는 한계가 있어, 실질적 효과를 위해서는 공급 확대와 세제 조율 등이 병행돼야 한다는 분석입니다.
 
부동산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정책이 어느 정도의 매물 출회로 이어질 것이라고 보면서도, 집값을 억제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동현 하나은행 수석전문위원은 4일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정부가 다주택자에게 시간을 주면서 매각 가능성을 열어준 것"이라며 "토지허가 문제나 세입자 교체 등으로 매각이 어려웠던 부분에 숨통이 트인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그는 "인기 지역, 특히 강남권에서는 대규모 매물 출회 가능성이 크지 않고 비인기 지역 중심으로 매물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번 정책이 집값 상승세를 꺾기에는 한계가 있지만, 다주택자 매물이 거래되는 과정에서 일부 호가 조정 효과는 있을 것으로 보는 겁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 역시 "퇴로가 열리면 기존 매물에서 일부 추가 매물이 나올 수 있지만 유의미한 수준은 아니다"라며 "가격은 기존 대비 일부 낮아졌지만, 급매물이라고 보기 어려워 실거래가를 크게 흔들지는 못한다"고 말했습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도 "3주택 이상 내지는 은퇴자, 고령자, 그리고 주택 매각이 양도세 절세 측면에서 유리한 사람들이 매물을 내놓는 효과는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집값을 떨어뜨리기보다는 집값의 가격 상승률을 둔화시킨다든지 매물을 증가시켜서 매수자의 가격 시장 교섭력을 높이는 정도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날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서울의 아파트 매매 매물은 지난달 23일 5만6219채에서 이날 5만9021채로 4.98%(2802채) 늘었습니다.
 
다만 세입자를 낀 주택이나 토지거래허가제 등의 변수 때문에 정책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시각도 만만치 않습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매수자는 실거주 의무가 있는데, 세입자들은 4년 동안 거주한다"며 "이미 사람이 들어 있는 주택에 실거주를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집주인이 양도세 때문에 집을 팔고 싶어도 세입자가 있어서 못 파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4일 서울 강남구 한 부동산 중개업소 앞에 가격 조정된 매물표가 붙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실입주 기간·잔금 유예 간극 정리를…세제 정책도 필요"
 
때문에 세입자를 낀 주택이나 토지거래허가제 등의 변수를 '교통정리'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옵니다. 함영진 랩장은 "세입자가 거주하는 매물들에 대해서는 얼마나 유예를 해줄 건지 정부가 빨리 의사결정과 시그널을 주면 주요 지역 매물이 조금 더 나올 것으로 보인다"며 "매수자의 실입주 의무 기간은 4개월인데, 강남 3구와 용산구를 제외한 서울 지역 등에서 잔금 지급과 등기는 6개월까지 시간을 주고 있다. 이 2개월의 간극에 대해서 제도적 보완, 가이드를 줘야 매물 나오는 데 좀 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보인다"고 내다봤습니다.
 
양지영 신한은행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도 "실거주 입주 기한을 임대차 종료 시점으로 하는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집값 안정의 핵심 해법으로 공급 확대를 꼽습니다. 함영진 랩장은 "단기적인 매물 증가만으로 집값 안정 기조를 장기간 끌고 나가는 건 좀 제한적이다"라며 "공급 정책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면서 오는 7월 세제 변화를 포함해 부동산 관련 수요 억제 조치를 병행하는 정책이 필요할 것이다. 단기적으로는 매입임대주택 공급 내지 민간의 임대사업자 규제 완화 등을 고려를 해봐야 하지 않을까"라고 제언했습니다.
 
이동현 위원도 "빠른 시일 내 착공과 내년 이후 신규 공급 계획을 명확히 하면 다주택자와 수요자 모두 시장 관망 심리를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송승현 대표 역시 "시장 유통 물량을 늘려 선택지를 늘리는 한편 보유세를 올리고 거래세를 낮추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부동산 관련 규제를 풀어야 집값 문제가 해결된다는 제언도 있습니다.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은 "다주택자 매물 중 토지거래허가제의 실입주 의무를 피해 가는 매물은 한정된다"며 "일단 매물이 나올 수 있도록 일단 토지거래허가구역부터 먼저 풀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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