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나는 새 위에 또 나는 새…삼성 앞지른 현대차
반도체 올라탄 삼전보다 로봇 업힌 현대차 더 올랐다
배당락 약세와 무관…주도주 교체 가능성 주목
2026-01-17 06:00:00 2026-01-17 06:00:00
[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새해에도 주식시장의 신고가 행진은 뜨겁습니다. 어느새 지수는 4840으로 올라 이제 3.3%, 한 걸음만 더 가면 코스피 5000 시대입니다.
 
신고가 행진의 맨 앞에 선 주식은 변함없이 반도체입니다. 삼성전자가 올해 영업이익 100조원을 기록할 수도 있다는 말이 나오는 등 기대감에 한껏 부푼 상황이기에 5000선 돌파도 머지않아 보입니다.
 
그런데 반도체에 눈이 팔린 사이 한편에선 현대차가 맹렬하게 치고 올라오고 있습니다. 새해 2주간 상승률에선 삼성전자를 앞섭니다. 삼성전자는 올해 들어 16일까지 23.67% 올랐고 현대차는 같은 기간 39.06% 상승했습니다. 비교군을 삼성그룹과 현대차그룹 전체로 넓혀도 삼성 상장사들의 주가보다 현대차 계열사들의 주가가 더 오른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표=뉴스토마토)
 
ETF도 삼성 14% < 현대차 25%
 
새해에도 삼성그룹에선 삼성전자가 가장 높은 상승률로 대장주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습니다. 뒤를 이어 삼성중공업, 삼성물산, 삼성바이오로직스 등도 두 자릿수 상승률로 선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대차그룹 주가는 훨씬 높습니다. 현대오토에버가 44.61%나 뛰었고, 현대글로비스와 현대건설도 각각 42.15%, 48.79%의 좋은 성과를 기록 중입니다. 기아 또한 24.26% 수익률로 이 기간 14.87% 오른 코스피 대비 월등한 성과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두 그룹엔 달아오른 증시와는 확연히 다른 온도의 부진한 종목들도 포함돼 있는데요. 현대차그룹에선 광고회사 이노션과 현대제철이 거의 제자리걸음입니다. 그런데 삼성에선 삼성화재, 삼성카드, 지난해 11월 말 분할 상장한 삼성에피스홀딩스 등 부진이 유독 두드러집니다. 
 
삼성의 경우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증권, 삼성카드, 제일기획 등 다수의 고배당주가 포진하고 있어 연초가 되면 주가가 약세를 보이는 패턴이 자주 목격됐습니다. 현대에서도 현대차증권, 이노션 등이 비슷한 흐름을 나타냈습니다. 
 
하지만 작년과 올해 이들 모두는 정부의 밸류업 가이드라인에 맞춰 정관을 개정, 배당기준일을 ‘이사회에서 정하는 날’로 옮겼습니다. 일반적으로 12월 결산 상장기업들은 2월 중에 정기주주총회 안건을 논의하고 결정하는 이사회를 연 후 3월 중, 빠르면 2월 말에 정기주총을 진행합니다. 이에 맞춰 배당기준일도 주총 전후 며칠 사이로 지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배당기준일이 아직 도래하지 않은 만큼 지금의 주가 약세는 배당락으로 인해 발생하는 연초의 주가 약세 흐름과는 아무 상관이 없는 셈입니다.
 
두 그룹사들의 연초 기세가 다른 탓에 각각의 상장사들 주식을 한데 모아 기초지수로 만든 상장지수펀드(ETF)들의 성적도 차이가 있습니다. 
 
삼성그룹의 대표 ETF 종목인 KODEX 삼성그룹은 연초 이후 이날까지 14.85% 올랐습니다. 현대차그룹 주식을 담은 ETF는 TIGER 현대차그룹+펀더멘털이 유일한데요. 같은 기간 25.44% 상승했습니다. 이 ETF는 편입비중을 정할 때 시가총액 외에 각 기업들의 밸류를 반영해 KODEX 삼성그룹과는 성격이 조금 다릅니다. 하지만 이를 핑계 삼기엔 수익률 차이가 너무 큽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똑같은 방식으로 만든 TIGER 삼성그룹펀더멘털 ETF도 14.72% 오르는 데 그쳤으니까요.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 베이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CES 2026 현대차그룹 미디어데이에서 보스턴다이나믹스 '차세대 전동식 아틀라스 연구형 모델'이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다.(사진=현대차그룹 제공)
 
로봇으로 시선 집중…지배구조 개편까지?
 
이처럼 두 그룹 간의 주가 성적이 역전된 데는 지난 5일(현지시간)부터 나흘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가전박람회 ‘CES 2026’이 계기가 된 것으로 보입니다. 현대차그룹은 박람회 첫날 ‘AI 로보틱스, 실험실을 넘어 삶으로’란 주제의 행사를 열어 미국 자회사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선보였습니다. 아틀라스가 보여준 뛰어난 성능은 전 세계의 놀라움을 사기에 충분했습니다.
 
현대차그룹의 로봇 기술을 눈으로 확인한 투자자들은 로봇 관련 주식에 몰렸는데요. 특히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지분을 보유한 기업들이 주목받았습니다.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최대주주는 55%의 지분을 보유한 HMG글로벌입니다. 이 HMG글로벌을 현대차(49.5%)와 기아(30.5%), 현대모비스(20.0%)가 공동 출자해 설립했습니다. 아틀라스가 뜨자 세 회사의 주가도 뛰었습니다. 보스턴다이내믹스에 11% 지분을 직접 투자한 현대글로비스도 강세를 나타냈습니다.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현대오토에버는 더 많이 올랐습니다. 때마침 원전 수주 원전 수주 파이프라인 확대 가능성이 제기돼 현대건설도 동반 강세 대열에 올라탔습니다. 덩치 큰 현대차그룹 주요 계열사들이 강세를 나타낸 덕분에 ETF도 함께 웃을 수 있었습니다. 
 
다만 현대차그룹주의 동반 상승 배경을 단순히 아틀라스의 활약으로만 풀이할 수는 없습니다. 보스턴다이내믹스가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선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정의선 회장도 이 회사의 지분 21.9%를 보유 중인데요. 아틀라스 등의 선전으로 보스턴다이내믹스의 몸값이 오를 경우 상장을 통해 정 회장의 지분을 현금화해 이를 다른 주요 계열사 지분 매입에 쓸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즉 거버넌스가 밑바탕에 깔려 있는 것입니다. 
 
이에 투자자들은 지난해 반도체, 방산 등에 가려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던 현대차그룹 계열사들과 그 주식이 올해 전면에 부상할 것이란 기대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이에 반해 삼성의 경우 올해에도 반도체 전망은 좋지만 주가가 이미 많이 올라 부담을 느끼는 투자자들이 적지 않습니다. 이같은 시장의 분위기가 연초 둘의 성적을 가른 것으로 보입니다. 
 
대차잔고금액 또한 지난해 말 10조6200억원에서 꾸준히 증가해 15일 현재 13조8831억원으로 최대 규모입니다. 다만 잔액은 주가가 올라 금액이 불어난 것으로 대차잔고 주식 수는 최고 1억1400만주에 달했던 12월보다 1000만주 정도 감소한 상황입니다. 
 
작년 하반기부터 줄곧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반도체 주식이 로봇을 앞세운 자동차 섹터에 주도권을 내어줄지 주목됩니다. 반도체 품목관세 협상 등이 반도체 랠리의 독주를 막아설 경우 주도주 교체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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