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강석영 기자] 윤석열정부가 승인한 '용인 첨단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 국가산업단지' 조성 계획은 적법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습니다. 앞서 정부가 기후변화 영향평가 과정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을 일부 누락하는 등 환경적 요인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제기됐으나, 법원은 온실가스 감축 대책을 수립하는 데에 있어 정부의 광범위한 재량권이 인정된다고 판단한 겁니다.
지난 9일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용인반도체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 공사현장에서 분주하게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부장판사 이상덕)는 15일 경기환경운동연합·기후솔루션 등 기후환경단체가 제기한 용인 반도체 산단 계획 승인처분 무효 확인·취소소송에서 원고 청구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용인 반도체 산단 계획은 경기 용인시 처인구 남사읍 일대에 777만㎡ 규모의 시스템반도체 특화 국가산업단지를 조성하는 내용입니다. 삼성전자에서 약 360억을 투자받아 2042년까지 반도체 전분야 밸류체인을 갖춘 메가 클러스터를 건설하겠다는 초대형 사업입니다. 윤석열정부는 용인시가 산단 후보지로 지정된 지 1년9개월 만인 2024년12월 계획을 최종 승인했습니다.
문제는 전력 공급 계획이 부실하단 겁니다. 전력을 많이 사용하는 반도체 산업 특성상 산단 운영에만 10GW가 필요합니다. 여름철 서울시 전력 사용량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그런데 정부는 현재 3GW 전력 공급 계획만 세웠습니다. 이마저도 온실가스 배출량을 고려하지 않았단 지적입니다. 정부는 천연가스 발전에 수소를 혼소하겠다고 했는데, 온실가스 감축 효과가 미비하단 겁니다. 나머지 7GW 발전까지 포함하면 온실가스 배출량이 더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기후환경단체는 이러한 문제를 지적하며 전력 공급 계획을 전면 재검토하라고 정부 등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하지만 1심 법원은 산단 계획에서 기후변화영향평가의 절차상·내용상 하자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기후변화 영향평가에 다소 미흡한 부분이 있다고 해도 그 미흡의 정도가 기후변화 영향평가를 하지 않은 것과 다를 바 없는 정도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이로 인해 승인처분이 곧바로 위법하게 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한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재판부는 "수소 혼소 및 7GW 전력 공급방안과 관련된 이 사건 기후변화 영향평가서의 내용이 국가기본계획 및 시·도계획에 합치되지 않는다고 보기도 어렵다"며 "온실가스 감축 관련 부문별 연도별 이행대책 수립과 점검에 관해서는 정부에 상당한 재량이 부여돼 있다"고 했습니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행정계획의 수립 단계에서 사업성 또는 효율성의 존부나 정도를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은 과학적 기술적 특성상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으므로 사업성에 관한 행정주체의 판단에 정당성 객관성이 없지 않은 이상 이를 존중할 필요가 있다"고 했습니다. 기후변화 영향평가 주무관청인 환경부 장관이 동의했다면 정부는 의무를 다했다고 본 겁니다.
강석영 기자 ksy@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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