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청구인 윤석열 파면"부터 "피고인 윤석열 사형 구형"까지
'구속취소'로 형사재판 시작부터 난항
재판 진행될수록 윤씨에 불리한 '진술'
반성없는 윤씨, 탄핵 최후진술 반복해
오는 2월 1심 선고로 사법판단 일단락
2026-01-14 17:29:17 2026-01-14 17:29:17
[뉴스토마토 강석영 기자]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 12·3 내란사태로 헌정질서를 무너뜨린 대통령은 지난해 4월4일 헌법재판소 결정으로 권좌에서 쫓겨났습니다. 해가 바뀌어 그는 이번엔 형사법정 피고인석에 앉았습니다. 내란특검은 지난 13일 결심공판에서 “피고인 윤석열에게 사형을 구형한다”고 했습니다. 오는 2월19일 내란 혐의에 대한 형사재판 결과가 나오면 12·3 내란사태에 대한 사법적 판단은 한 고비를 넘기게 됩니다.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씨가 지난 1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417호 형사대법정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혐의 결심공판에서 최후진술하고 있다. (사진=서울중앙지법)
 
헌재는 지난 4월4일 재판관 8명 전원일치로 윤씨에 대한 국회의 탄핵심판 청구를 인용했습니다. 헌재는 “피청구인은 군경을 동원해 국회 등 헌법기관을 훼손하고 국민의 기본적 인권을 침해해 헌법 수호의 의무를 저버렸다”며 “국민의 신임을 배반한 것으로 헌법수호의 관점에서 용납될 수 없는 중대한 법 위반행위”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따라 윤씨는 대통령으로서의 모든 권한을 잃었습니다. 헌재의 파면 선고는 윤씨가 12·3 비상계엄을 선포한 때로부터 122일, 국회 탄핵소추 의결부터는 111일 만입니다. 변론은 속전속결로 진행됐지만, 변론 종결일로부터 38일 지나 선고된 탓에 국민들이 매주 선고를 기다리며 애태웠습니다.  
 
반면 동시에 진행된 형사재판은 처음부터 삐걱거렸습니다. 검찰은 지난해 1월26일 윤씨를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기소했습니다. 12·3 내란사태 이후 54일 만입니다. 당시 검찰은 현직 대통령의 불소추특권에서 예외가 되는 내란수괴 혐의만을 적용했습니다. 검찰의 수사·기소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로부터 윤씨 등 사건을 송부받아 진행됐습니다. 
 
문제는 법원이 윤씨의 구속을 취소했단 겁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재판장 지귀연)는 △구속기간 계산 △공수처 내란죄 수사권에 다툼의 여지가 있다며 지난해 3월7일 윤씨 구속을 취소했습니다. 그런데 검찰마저 이 결정에 항고하지 않으면서 윤씨는 이튿날인 8일 바로 풀려났습니다. ‘내란수괴’가 거리를 활보하는 모습에 사법부 불신 여론이 걷잡을 수 없이 커졌습니다.
 
이는 특검 출범을 앞당기는 결과로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내란특검을 비롯해 김건희특검, 채해병특검 등 3특검이 지난해 6월 출범했습니다. 내란특검은 기존 윤씨 사건 공소유지를 맡았습니다. 7월10일 윤씨를 이른바 체포방해 등 혐의(특수공무집행 방해 등)로 재구속해 존재감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윤씨는 재구속에 반발해 4개월여간 재판에 불출석했습니다.
 
(인포그래픽=뉴스토마토)
 
윤씨는 재판 과정에서 ‘대국민 메시지 계엄’ ‘경고성 계엄’이란 주장을 이어갔습니다. 그러나 재판이 진행될수록 윤씨에게 불리한 증언이 잇따랐습니다. 곽종근 전 육군특수전사령관은 지난해 10월 증인으로 출석해 윤씨가 국회 무력화 시도와 정치인 체포조를 직접 지시했다고 진술했습니다.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도 지난해 11월 증인으로 나와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으로부터 이재명 당시 민주당 대표, 한동훈 당시 국민의힘 대표, 우원식 국회의장 등이 포함된 체포조 명단에 관해 들었다고 했습니다. 탄핵심판에서 윤씨에게 가장 불리한 진술을 했던 증인들이 형사재판에서도 진술을 이어간 겁니다. 
 
조지호 전 경찰청장 역시 지난해 12월 증인으로 출석해 윤씨로부터 직접 정치인 체포 지시를 받았다고 증언했습니다. 윤씨 측은 개별 증인들을 공격하며 진술 흔들기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이들의 입만 막는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었습니다. 국회 무력화 시도 및 정치인 체포 지시는 군·경 지휘부를 통해 아래로 확산됐습니다. 구민회 방첩사 수사조정과장, 김형기 1공수여단 1특전대대장, 오상배 전 수도방위사령관 부관 등의 진술이 대표적입니다.
 
12·3 비상계엄 선포로부터 1년이 지나도록 재판이 이어지면서 재판부를 향한 불신이 재점화됐습니다. 재판부는 지난해 말 변론을 종결하겠다고 공언했지만, 결국 해를 넘기게 되면서 ‘피고인들에게 끌려다닌다’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재판장인 지 부장판사를 향한 비난 여론도 커졌습니다. 적절한 소송지휘를 하지 않고 사실상 시간만 끄는 ‘침대 변론’을 방치했단 겁니다. 
 
특히 변론 종결이 예정됐던 지난 9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측 지연 전략으로 결심 절차가 시작도 못하고 재판이 종료되자 지 부장판사를 향한 비판이 거셌습니다. 결국 재판부는 14일 새벽 2시24분까지 17시간 가까이 재판을 진행한 끝에 변론을 종결했습니다. 
 
특검은 윤씨에게 사형을 구형하며 “비극적 역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전두환·노태우 세력보다 더 엄정한 단죄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윤씨가 반성하지 않는 점을 강조해 법정 최저형인 무기징역을 선고해선 안 된다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반면 윤씨는 최후진술에서 “대국민 메시지 계엄이었다”며 “특검의 공소사실은 망각과 소설이다”고 주장했습니다. 1시간30분 가량 최후진술을 이어갔지만 탄핵심판 최후진술에서 한 발자국도 나아가지 못했습니다. 
 
헌재의 파면 결정에서 형사재판 사형 구형까지, 불과 몇 달 사이 윤씨 이름 앞에 붙은 호칭은 ‘대통령’에서 ‘피청구인’, 그리고 ‘피고인’으로 바뀌었습니다. 이제 남은 건 1심 선고입니다. 재판부는 오는 2월19일 오후 3시 선고기일을 잡았습니다. 재판부는 “오직 헌법과 법률, 증거에 따라 판단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강석영 기자 ksy@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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