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경제성장전략)보유세 대신 '양도세 중과 부활'…최악 땐 '문재인 시즌2'
다가오는 일몰 시한…지방선거 우려에 '보유세'는 신호만
2026-01-09 17:57:38 2026-01-09 18:01:31
[뉴스토마토 유지웅 기자]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세가 4년 만에 재개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으로 매수 자체가 제한된 상황에서 양도세 중과까지 겹칠 경우, 매물 잠김까지 심화할 수 있습니다. 최악의 경우 과거 문재인정부 말기와 유사한 시장 흐름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양도세 중과로 매물 유도?…이미 문재인 때 '실패' 
 
재정경제부가 9일 발표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에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를 연장하는 내용이 담기지 않았습니다. 양도세 중과는 2022년 5월 윤석열정부 출범과 동시에 1년간 한시 유예된 이후, 매년 경제정책방향에 '1년 추가 연장' 방침이 명시돼 왔지만, 올해는 해당 문구가 삭제됐습니다.
 
현재 5월9일까지인 다주택자 중과 유예가 끝나면, 서울과 경기 주요 지역에서 양도세 중과 적용 대상자가 대폭 늘어납니다. 현재 양도세 기본 세율은 과세표준에 따라 6%에서 45%까지 적용됩니다. 
 
조정대상지역에서는 기본 세율에 2주택자는 20%포인트, 3주택 이상 보유자는 30%포인트가 가산됩니다. 여기에 지방소득세 10%가 추가되면서, 3주택자의 최고 실효 세율은 82.5%까지 높아집니다. 이 같은 다주택자 중과 구조는 2021년 문재인정부 시절 완성됐습니다.
 
6월 지방선거를 앞둔 점을 감안하면 정부와 여당이 서울·경기 지역 표심 관리를 위해 양도세 중과 유예를 한 차례 더 연장하지 않겠느냐는 목소리도 나오지만, 정부가 이번에 양도세 중과를 언급하지 않은 것 자체가 '유예 연장이 없음'을 시사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우세합니다. 
 
조만희 재경부 세제실장은 "5월에 중과 일몰이 있는데, 종료할지 연장할지 아직 결정되지 않았고 검토 중"이라며 "최종 결정되면 추후 발표할 예정"이라고 했습니다. 이를 두고 유예가 종료되는 5월 이전에 다주택자들의 매도를 유도하는 효과를 기대하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6월 지방선거 이후 보유세 인상을 추진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양도세까지 중과된다면 다주택자로서는 제도 시행 이전에 집을 파는 게 유리할 수 있다는 계산이 작용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이 시나리오가 보유세 부담이 아주 클 때나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처럼 보유세가 낮은 구조에서는 오히려 다주택자가 팔지 않고 '버티기'에 들어갈 것으로 점쳐집니다. 실제로 문재인정부가 제도를 시행하면서 설정했던 11개월 유예기간에도, 다주택자들이 집을 내놓는 움직임은 거의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현재 서울 전역과 경기 12개 지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돼 있어 매수 수요는 존재하지만, 자금조달계획서 제출 등 때문에 까다로운 조건 때문에 실제 거래로 이어지기 어렵습니다. 여기에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가 동시에 적용되면, 매도자까지 높은 세 부담으로 매각을 미루면서 시장 전반의 거래가 더 위축될 전망입니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사진=연합뉴스)
 
당장 집값에는 '역부족'…기존 대책에 더한 '지방 우대'
 
이번 경제성장전략에 담긴 부동산 대책을 보면, 새로운 정책보다는 기존 정책의 연장·정비 성격이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공급 측면에서는 수도권 공공택지에서 2026년 기준 5만호 착공을 목표로 제시했는데, 이 가운데 3기 신도시 물량이 1만8000만호 포함돼 있고, 고덕강일·고양창릉 등에서는 2만9000호 분양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입니다. 
 
모두 이미 발표됐던 공공택지 사업을 일정 관리 차원에서 다시 정리한 내용으로, 신규 공급 축을 추가로 제시한 것은 아닙니다. 도심 공급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공공 도심복합사업의 일몰을 폐지하고 용적률 완화 적용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이 담겼지만, 도심복합사업 자체는 기존 제도입니다. 이번 전략에서는 사업을 종료하지 않고 이어가겠다는 정책 지속 의지를 재확인한 수준에 가깝습니다.
 
특화주택과 모듈러주택도 새로운 주택 유형을 도입했다기보다는, 기존에 추진해 오던 실험적 모델을 제도적으로 정비·확대하겠다는 내용이 중심입니다. 신축매입임대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매입해 임대로 활용하는 방식이고, 모듈러주택도 기존 철근 콘크리트 공법보다 공기를 20~30% 단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마찬가지로 공공물량 중심으로 공급돼 민간 매매시장에 직접 풀리는 물량과는 성격이 다릅니다.
 
정부는 대신 지방 부동산 침체에 대응해 인구감소(관심)지역 주택에 대한 세 부담을 완화하기로 했습니다. 핵심은 양도소득세 중과와 종합부동산세 산정 시 주택 수에서 제외하는 조치입니다. 그동안 1세대 1주택자에만 적용됐던 특례를 다주택자까지 확대한 것이 특징입니다. 대상은 비수도권 인구감소지역의 경우 기준시가 9억원 이하, 그 외 지역은 기준시가 4억원 이하 주택으로 한정됩니다.
 
또 전방위적 지방 우대 정책을 시행하기로 했습니다. 지역 발전 수준에 따라 지원 강도를 달리하는 '차등지원지수'를 도입하고, 지역 소비를 늘리기 위해 올해 24억원 규모의 지역사랑상품권을 발행합니다.
 
RE100 산단에 입주하는 기업에 대해 10년간 법인세를 전액 감면하는 등, 재정·세제·금융·조달 전반에서 지방에 대한 차등·우대 지원도 제도화합니다. 수도권 중심의 성장 구조에서 벗어나 5극·3특 체제로 전환해 지방주도성장을 도모하겠다는 의도이지만, 워낙 장기적인 프로젝트인 탓에 당장 집값을 잡기에는 역부족일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 거래를 직접 자극하는 보유세 인상 신호가 뚜렷하지 않은 상황에서 양도소득세 중과 복원이 먼저 현실화할 경우, 단기적으로는 공급 확대 효과보다 거래 위축 영향이 앞설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결국 5월 이후 세제 선택이 시장에 어떤 신호로 작용할지가 향후 부동산 시장 흐름을 가를 핵심 변수로 남게 됐습니다.
 
유지웅 기자 wisema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