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굴기, 위협 아닌 현실)K-디스플레이 공장문 닫게 한 중국, OLED 기술도 턱밑 추격
2018년 중국과 OLED 기술 격차 90%p
작년 상반기 49.2%로 반토막으로 줄어
진입 장벽 높은 차량·투명OLED 시장서
확실한 주도권 쥐어야…“정부 지원 절실”
2024-05-10 16:00:00 2024-05-10 16:46:02
 
[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한국 디스플레이업계의 ‘마지막 보루’라 불리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가 흔들리고 있습니다. 불과 2년 전, 중국과 기술 격차는 3년으로 예측됐지만 최근 1년으로 크게 좁혀졌습니다. 정부 지원을 등에 업은 중국 업체들이 액정표시장치(LCD) 시장에서 K-디스플레이를 몰아낸 악몽을 OLED에서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우리 기업들의 기술 역량 확보와 투자 촉진을 위한 정부의 직접적이고도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아이패드 등에 OLED 탑재를 시작하면서, 삼성디스플레이가 중소형 OLED 패널 등에 대한 8세대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LG디스플레이도 조만간 투자에 나설 것으로 관측됩니다.
 
OLED 패널은 스마트폰·태블릿PC와 같이 IT 기기에 탑재되는 중소형과 TV 대형 시장으로 나뉘는데, 우선 중소형에서는 중국 기업들의 추격이 거셉니다. 
 
실제로 시장조사업체 유비리서치에 따르면 스마트폰용 OLED 출하량에서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54.8%)이 2025년에는 한국 기업들(45.2%)을 추월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이자 세계 디스플레이 기업인 BOE는 아이폰12 시리즈가 출시된 2020년엔 기술력 부족으로 애플에 OLED 패널을 공급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다 2022년 아이폰14 시리즈부터는 일반 모델에 OLED를 공급을 시작, 본격적으로 애플의 주요 공급사에 포함됐고 삼성·LG와도 경쟁을 벌이게 됐습니다. 오는 9월 공개될 아이폰16 시리즈에 BOE가 일반·프로맥스에 OLED 공급이 유력합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중소형 OLED 시장에서는 중국 업체들 기술력이 한국 턱밑까지 추격해왔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지만, 시장 진입 허들이 높은 차량용과 기술 난도가 높은 투명OLED 시장에선 기술 격차가 3~5년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디스플레이 업계 안팎에선 차량용과 투명OLED 시장에서 K-디스플레이가 기술 선점과 선제적인 투자로 확실한 주도권을 쥐어야 전체 OLED 시장에서도 격차를 벌릴 수 있다고 봅니다. 이를 위해선 정부의 지원이 뒷받침 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습니다. 
 
삼성 LG디스플레이는 2004년부터 17년간 세계 1위 디스플레이 시장을 놓치지 않았지만, 중국 업체들이 자국 보조금에 힘입어 LCD 주도권을 잡자 2021년에는 추월당했습니다. 2018년 중국 정부는 BOE 플렉시플 OLED 팹 B12 총 투자비 465억위안(약 8조8100억원)에서 정부가 160억위안(약 3조265억원), 금융기관이 205위안(약 3조8843억원)을 지원, 이 회사가 부담한 투자 비용은 100억위안(약 1조8950억원)으로 크게 부담을 줄었습니다.
 
정부의 보조금 지원 정책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디스플레이 업계 한 관계자는 “디스플레이는 수십조 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산업인 만큼, 정부가 투자에 필요한 일정 부분을 현금으로 페이백 해주거나 금융기관 대출 한도를 크게 늘리는 게 투자를 촉진시킬 수 있는 유인책이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정부는 올해 2월 OLED 경쟁력 제고 및 강화를 위해 OLED 핵심 소부장 기술을 국가전략기술로 추가 지정해 세제 혜택을 크게 높이긴 했지만, 기업들에 보조금을 지원하는 정책은 고려하지 않고 있는 걸로 알려집니다.
 
이미혜 한국수출입은행 해외연구소 선임연구원은 “그동안 경쟁이 치열했던 스마트폰용 OLED 경쟁이 앞으로는 IT, 차량, 투명 등으로 옮겨갈 것”이라며 “여기에 대해 우리 기업들의 지속적인 기술 개발과 투자가 돼야 중국과 기술 격차를 유지할 수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LG전자가 연내 출시를 예고한 투명OLED TV ‘LG 시그니처 올레드 T’(사진=LG전자)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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