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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가격 대폭발…금ETF보다 KRX금현물
환율 노출-헤지 차이로 수익률 2배 벌어져…"KRX금현물, 오버슈팅"
올해 추가 상승 전망…미 대선·전쟁위험 탓
2024-04-04 15:55:35 2024-04-04 19:18:03
 
[뉴스토마토 신대성 기자] 국제 금 가격이 폭발적인 상승세로 신고가를 기록하자 금 투자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다만 어떻게 투자하느냐에 따라 성과가 크게 차이날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됩니다. 지난 한 달간 금 선물 상장지수펀드(ETF)와 한국거래소(KRX)의 금현물 수익률은 2배 넘게 벌어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중동·러우 전쟁에 미 대선까지…금 강세 부추겨
 
현지시간으로 3일 뉴욕상품거래소(CEMEX)에서 금선물(5월물) 가격은 사상 최초로 트로이온스당 2300달러를 돌파했습니다. 4일 거래도 상승 출발했습니다. 국제 금가격은 최근 한 달간 상승률이 10%에 달합니다. 지난해 14% 오른 데 이어 올해에도 11% 넘는 상승세를 기록 중입니다. 
 
증권가에선 중동지역과 러시아-우크라이나 간에 벌어지고 있는 전쟁과 미-중 갈등 상황이 갈수록 불안해지고 있는 데다가, 오는 11월로 예정된 미국 대선까지 겹친 상황이 안전자산인 금 가격을 계속 밀어올리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최근 각국 중앙은행들이 금 보유량을 늘리고 있는 점도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입니다.
 
조승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각국 중앙은행들이 기존 자산들을 달러 중심에서 다각화하면서 금 매입량을 두 배 이상 늘리고 있다"며 "하반기 경기회복 전망에 따라 중장기적으로 원자재 수요 증가로 인한 가격 상승이 예상된다"고 전망했습니다. 
 
이에 국내 금 거래 시장도 뜨겁습니다. 한국거래소의 금현물 가격도 상승세가 가파릅니다. 이날 금현물 가격은 2%대 상승세를 보이면서 10만8000원(1g당) 돌파를 앞두고 있습니다. 하루 전엔 장중 5%까지 뛰기도 했습니다. 최근 한 달 상승률만 20%에 달합니다. 
 
(그래프=뉴스토마토)
 
롤오버 비용에 환헤지까지…금선물 ETF 자금유출
 
이같은 열기에 투자자들도 금투자에 뛰어 들고 있습니다. 한국거래소가 산출·발표하는 'KRX 금현물 지수'를 추종하는 ACE KRX  금현물 ETF의 경우 최근 1개월간(3일 기준) 136억원의 자금이 밀려들면서 원자재 ETF들 중 가장 많은 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올해에만 383억원, 1년간 836억원이 증가했습니다. 반면 대표적인 금선물 ETF인 KODEX 골드선물(H)은 거꾸로 한 달 동안 135억원이 유출됐습니다. 
 
똑같은 금 투자 열기에 서로 다른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은 금현물과 금선물ETF 사이의 수익률 격차가 크게 벌어지기 때문입니다. 투자하는 대상은 금이지만 환율과 거래 비용 등에 따른 차이가 생기는 것입니다.
 
금선물 ETF의 경우 선물 만기 연장을 위한 롤오버 비용이 발생합니다. 선물가격을 추종하는 ETF의 경우 주기적으로 돌아오는 선물 결제일에 결제를 하지 않고 익월물로 갈아타기 때문에 매월 또는 3개월에 한 번씩 갈아타는(롤오버) 비용이 발생합니다.
 
또한 환율 변동을 회피하기 위한 비용도 감안해야 합니다. 원달러환율이 상승했지만 환 변동을 헤지했으니 환차익은 없습니다. KODEX 골드선물(H)도 환율 변동을 헤지한 상품입니다. 반대로 KRX금현물은 금과 달러에 동시에 투자하는 효과가 발생합니다. 
 
그 결과 금선물 시세를 추종하는 KODEX 골드선물(H) 가격은 전날 1%대 상승률을 기록했지만, KRX 금현물은 3%가량 올랐습니다. 이날도 상승률이 2~3% 벌어져 있습니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KRX 금현물 지수는 국내 수급에 따라 국제 시세와 다른 가격 형성한다"면서 "Kodex 금선물 ETF가 추종하는 S&P GSCI Gold 선물지수는 국제 선물가격을 추종하는 환헤지형인 반면, ACE KRX 금현물ETF는 국내 금시세를 추종하며 환율이 노출된 형태"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원달러환율 영향보다 가격 프리미엄의 영향이 큰 상황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한국 같은 경우 호가가 얇은 상황에서 리테일 참여도가 높아 오버슈팅되는 경향을 보였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차이가 누적되면서 수익률도 크게 벌어진 상태입니다. 최근 한 달 수익률에서 무려 2배가 차이납니다. KRX금현물은 지난달 4일부터 이달 3일까지 18% 올랐습니다. ACE KRX 금현물도 18.5% 상승했습니다. 반면 KODEX 골드선물(H)은 같은 기간 1만3055원에서 1만4275원으로 9.4% 오르는 데 그쳤습니다.
 
한편 KRX금현물의 경우 골드바 등 직접 금을 매입하는 것에 비해서도 유리한 점이 많습니다. 양도소득세와 부가가치세가 없고, 이자배당소득세도 내지 않기 때문입니다. 다만 연금저축계좌 등에서는 매매할 수 없기 때문에, 연금계좌에 담으려면 ACE KRX금현물 ETF를 선택해야 합니다. 
 
신대성 기자 ston947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증권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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