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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로 몸집 키운 운용업계…보수 경쟁에 수익성↓
점유율 경쟁에 운용보수 인하…수수료 수익 감소·ROE도 하락
2024-04-02 15:35:14 2024-04-02 18:10:24
 
[뉴스토마토 심수진 기자] 자산운용업계가 상장지수펀드(ETF)로 운용자산을 키웠지만 수익성은 하락했습니다. 시장 점유율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업계 전반에서 수수료 인하에 나선 탓에 실제 본업인 수수료 수익은 줄어든 것입니다. 
 
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자산운용사의 수수료수익은 3조9188억원으로 전년 대비 3.1%(1267억원) 감소했습니다. 펀드 관련 수수료가 3조2170억원으로 전년보다 2.8%(922억원) 줄었고, 일임자문수수료도 4.7%(345억원) 감소한 7018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이 기간 운용사가 굴리는 자산 규모는 1482조6000억원으로 2022년보다 6.1%(84조7000억원) 늘었습니다. 지난해 ETF 시장이 확대되면서 공모펀드 성장률이 10년래 최고 수준인 19.5%를 기록, 전체 운용자산은 늘었지만 정작 본업인 수수료 수익은 감소한 것입니다. 자산운용업계의 수수료수익은 2021년 4조4507억원을 기록한 이후 계속해서 줄고 있습니다. 반면 판관비는 2조8563억원으로 전년 대비 2.1%(591억원) 증가했습니다.
 
이는 시장 중심이 ETF로 넘어가면서 운용업계 전반이 점유율을 높이느라 수수료를 낮추고 있기 때문입니다. ETF 시장의 활황이 운용사들의 배를 불리기는커녕 비용만 늘어난 셈입니다. 지난해 자산운용사들이 공격적으로 ETF 사업을 확장했음에도 ETF 시장 점유율 상위권인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 등 소수를 제외하면 수수료 수익은 대부분 2022년보다 감소했습니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공모펀드 시장 평균 보수율은 2019년 0.61%에서 2022년 0.47%까지 떨어졌습니다. 특히 ETF의 경우 운용사들이 공격적으로 상품을 쏟아내면서 투자자들의 선택을 받기 위한 차별화 전략으로 운용보수를 낮춰 시장에는 보수율 0.01% 상품도 여럿 등장했습니다. 
 
수익성 지표인 자기자본이익률(ROE)도 11.1%로 전년 대비 11%포인트 감소했습니다. 운용업계의 ROE는 지난 2019년 12.2%에서 2022년 15.2%, 2021년 20.2%, 2022년 22.1%까지 올랐지만 지난해 11%대로 뚝 떨어졌습니다. 
 
이렇다보니 자산운용사 10곳 중 4곳은 적자 상태입니다. 운용업계 적자 비율은 2021년 10.9% 수준이었지만 2022년 50.3%에 달했고, 지난해 기준으로도 38.2%인 상황입니다. 
 
운용업계 한 관계자는 "일부 대형사를 제외하면 운용사가 ETF로 수익을 내는 것은 아직까지 쉽지 않고, 소형사들은 수익이 되지 않음에도 사업 참여를 고민하고 있다"라며 "ETF 사업을 먹거리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심수진 기자 lmwssj0728@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증권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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