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구 모두 무시됐지만…김부겸 '거취 배수진' 손사래
박용진·양문석 거취에 김·이 '온도차'
김부겸 "선거가 우선…문제제기는 계속"
2024-03-18 18:06:52 2024-03-18 18:57:32
[뉴스토마토 김진양·신태현 기자] 박용진 민주당 의원의 거취와 양문석·김우영 후보의 막말 논란을 두고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3톱'의 시각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김부겸 상임 공동선대위원장이 '당의 결정을 재고해야 한다'고 공식적으로 문제제기를  했지만, 이재명 대표가 사실상 거부 의사를 표하면서 갈등이 표면화됐습니다. 다만 균열을 낸 3톱이 당장 파국을 맞을 가능성은 크지 않습니다. 김 위원장은 3톱 간 균열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한배에서 운명을 함께할 것으로 보입니다.
 
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인 이재명 대표가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재외국민 투표 독려 캠페인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해찬 상임공동선대위원장, 이 대표, 김부겸 상임공동선대위원장. (사진=연합뉴스)
 
김부겸 결단 촉구에도…이재명, 사흘째 양문석 '옹호'
 
이재명 대표는 18일 서울 마포 경의선 숲길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양문석 후보는 발언이 지나쳤다고 거듭 사과하고 있다"며 "그 이상의 책임을 물을 지는 국민이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 폄훼 발언으로 비판받고 있는 양 후보를 옹호하는 발언을 사흘째 이어간 것입니다. 
 
이 대표는 "주권자인 국민을 존중하지 않거나 일부 지역 주민을 폄하하는 것, 대한민국 국민의 정체성을 부정하는 등 책임을 물어야 할 막말은 무수히 많다"면서도 국민의 대리인인 정치인 간 비판의 언행은 "표현의 자유"로 관대하게 볼 필요가 있다는 기존 입장을 반복했습니다. 
 
김부겸 위원장이 "양 후보에 대한 당의 결단이 필요하다"고 수 차례 의사를 밝힌 것을 사실상 외면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지난 16일 '당이 공식 선거운동을 앞두고 가장 큰 위기에 처했다'는 입장문을 발표하며 처음으로 '3톱 체제'에 균열을 냈습니다. 김 위원장은 "양문석·김우영 등 막말과 관련해 논란이 있는 후보들이 있다"며 "강북을 후보 교체 과정에서 우리가 확인한 것은, 경선 이전의 절차에서 충분히 검토되지 않은 부분이 있다는 것이다. 그 부분을 다시 한번 검증해서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이튿날인 17일 열린 '제22대 총선 후보자 대회'에서는 양 후보가 "제게 화가 많이 나신 것 같다"고 말을 건네자 "상황이 이렇게 됐는데 수습할 수 있는 건 당신밖에 없다. 여기서 뭐 새로운 것이 나오면 우리도 보호 못한다"고 단호함을 이어갔습니다.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는 "내가 재검증을 요청했으니 당에서 어떻게 하는지 지켜보자"고 짧게 말했습니다. 
 
사퇴 선 그은 김부겸"문제제기는 계속"
 
이들의 의견 차는 이 뿐 아닙니다. 정봉주 전 의원이 낙마한 서울 강북을 지역구에서 전략 경선을 실시하는 것을 두고도 이견을 보였는데요. 김 위원장은 "박용진을 사실상 배제하는 경선 결정이 과연 잘된 결정인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했지만, 이 대표는 "선거에서는 승자와 패자만 있지 2등은 없다"고 전략경선을 의결한 최고위원회의 결정이 온당했음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이 대표는 "이해찬 전 대표가 조언을 했다"고도 밝히며 자신의 독단적 선택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정치권 안팎에선 선대위 합류 이후 처음으로 공개 요청한 사항들을 거부당한 김 위원장의 거취에 시선이 쏠렸습니다. 4·10 총선이 20여일 앞으로 임박한 만큼 우선은 선거에만 집중한다는 방침입니다. 김 위원장은 전날 <뉴스토마토>와 만나 '앞으로도 (이 대표와) 의견이 계속 엇갈린다면 거취에도 영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다짜고짜 왜 거취 문제가 나오냐"면서도 "계속 문제제기는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문제를 풀 수 있는 방법을 지속적으로 찾아가겠다"는 방침입니다. 
 
김 위원장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정치권 인사도 본지와의 통화에서 "선대위원장 자리가 가벼운 자리도 아니고 말 조금 안들어줬다고 바로 내려놓을 것은 아니다"며 "이번 일로 거취를 말하는 건 다소 앞서간 해석"이라고 일축했습니다. 
 
봉하 찾은 양문석…유시민 "살아있는 당대표한테나 잘해라"
 
한편, 이번 논란의 시발점이었던 양 후보는 이날 노 전 대통령의 묘역이 있는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았습니다. 묘역이 있는 너럭바위 앞에서 3분가량 무릎을 꿇은 그는 미동도 없이 사죄의 참배를 했는데요. 이후 취재진과 만나서는 "사죄하는 마음으로 왔다"며 "유가족에 대한 사죄, 노무현 대통령을 좋아하고 그리워한 국민에 대한 사죄"라고 언급했습니다. 
 
양문석 민주당 경기 안산갑 후보가 18일 오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양 후보가 사과문에 이어 사죄 참배까지 나섰지만, 논란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참여정부 시절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낸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이날 유튜브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우리나라 국회에는 노무현 대통령을 비하하고 조롱하고 비방했던 정치인들이 한두 명이 아니다"라며 "그런 말을 했다고 정치인 양문석을 안 좋아할 수 있고 심지어 싫어할 수 있다. 그러나 그걸 갖고 '너는 공직자 될 자격이 없어'라는 진입장벽으로 쓰는 것은 노무현 대통령을 모욕하는 행위"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대통령이 살아계셨으면 '허 참, 한번 오라고 해라' 그런 정도로 끝낼 일"이라며 "돌아가시고 안 계신 노무현 대통령 애달파하지 말고 살아있는 당대표한테나 좀 잘하라"고도 꼬집었습니다. 
 
김진양·신태현 기자 jinyang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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