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혜현 기자]
현대바이오(048410)사이언스가 임상시험수탁기관(CRO) 에이디엠코리아를 인수하면서 범용 항바이러스제 시장 선점에 본격적으로 나섰습니다. 범용 항바이러스제인 제프티를 보유하고 있는 현대바이오는 앞으로 범용 항바이러스 질환 치료제 시장을 신속히 선점하고, 나아가 국내 최초로 항암 주사제를 경구용으로 개발해 신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한다는 중장기 사업 전략도 내놨습니다.
오상기 대표는 13일 서대문구 현대바이오 본사에서 진행된 뉴스토마토 인터뷰에서 '제프티'의 범용 항바이러스 글로벌 시장 선점을 위한 전략과 CRO 인수로 인해 기대되는 시너지 효과를 밝혔습니다.
오 대표는 "이번 인수로 에이디엠코리아의 인적, 물적 자산을 현대바이오에 추가해 약 108조원 규모로 추산되는 글로벌 호흡기 바이러스 질환 치료제 시장을 범용 항바이러스제로 개발 중인 제프티로 공략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현대바이오는 제프티를 앞세워 범용 항바이러스 치료제 시장에 도전장을 냈습니다. 지난 11일 현대바이오는 에이디엠코리아의 지분 23%와 경영권을 204억2394만원에 인수하면서 최대 주주에 등극했는데요.
바이러스의 종류와 변이를 가리지 않고 제거하는 자가포식 메커니즘을 지닌 제프티는 16개 계열 220여 종 바이러스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세계 최초 범용 항바이러스제 유력 후보라는 평가를 받고 있죠.
제프티가 코로나19 임상에서 안전성과 효능을 입증하면서 220여종 바이러스 질환을 대상으로 적응증을 확대할 경우 임상 2상이 가능하다는 긍정적인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임상시험수탁기관 인수로 또 다른 신사업 추진 가능성을 알려 주목받고 있습니다.
오상기 현대바이오사이언스 대표이사가 12일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본사에서 뉴스토마토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이혜현 기자)
제프티 '적응증 확대' 임상 추진
오상기 대표는 "하나의 약물로 여러 바이러스를 치료할 수 있는 제프티는 세계 제1호 범용 항바이러스 치료제 선두 주자로서, 글로벌 범용 항바이러스제 시장 선점을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CRO를 인수했다"고 강조했습니다.
CRO 인수와 함께 국내·외 보건당국 및 세계보건기구(WHO)와 긴밀한 협업으로 제프티의 적응증 확대를 위한 전임상·임상에 박차를 가해 210개 바이러스 감염증 치료제 시장을 석권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는데요.
오 대표는 "범용 항바이러스 치료제 시장은 결국 누가 먼저 시장을 선점하냐가 관건인데, 무주공산인 범용 항바이러스 치료제 시장을 선점하고 리드하기 위해서는 CRO와의 긴밀한 협업이 필수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이러스 질환은 16개 계열로 총 220여 개에 달합니다. 이 중 코로나19와 인플루엔자, 에이즈 등 8개 바이러스 질환에 대해서만 치료제가 있을 뿐, 나머지 질환에 대한 치료제는 없죠. 개별 바이러스 감염증 치료제를 개발하는 데에는 오랜 시간과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고 바이러스가 변이를 일으키면 이미 개발된 치료제는 효과가 없기 때문입니다.
제프티의 주성분은 니클로사마이드입니다. 니클로사마이드는 세포실험을 통해 16개 계열의 33종 바이러스에 효능이 있어 범용성이 입증된 물질인데요. 문제는 낮은 흡수율과 짧은 유효약물 농도 유지 시간 때문에 전 세계 제약사들이 60여 년 동안 니클로사마이드 상용화에 실패했죠.
오 대표는 "제프티는 코로나19 항바이러스 치료제 임상에서 세포실험을 통해 여러 바이러스 질환에도 효과가 있음을 확인했고, 세계 최초로 제프티를 하나의 약물로 여러 바이러스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범용 항바이러스 치료제로 개발하는 데에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오상기 현대바이오사이언스 대표이사가 12일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본사 집무실에서 업무를 보고 있다.(사진=이혜현 기자)
'항암제 경구화' 신사업 추진
현대바이오는 현재 미국 국립보건원(NIH)과 인플루엔자, 파라인플루엔자, 메르스, RSV 등 여러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증에 대한 제프티의 적응증 확대를 위한 전임상을 실시하고 있는데요. 전임상 결과 제프티가 개별 호흡기 바이러스 질환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밝혀지면 각각의 호흡기 바이러스 질환에 대한 적응증 확대 임상 2상을 실시할 계획입니다.
또한 인플루엔자와 메르스, RSV 등 호흡기 바이러스 질환은 물론 뎅기열, 살인진드기, 에볼라, 지카, C형·E형 간염 등 비호흡기 바이러스 질환에 대한 적응증 확대 임상시험도 동시에 실시할 계획입니다.
오 대표는 "어느 시장이건 시장선점자는 시장을 컨트롤하고 가격을 통제할 수 있는데, 이는 경쟁사에는 시장 진입장벽으로 작용한다"며 "제프티가 범용 항바이러스 시장 선점에 성공하면 해당 시장에 대한 지배력은 영구히 지속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습니다.
주사제인 도세탁셀, 파클리탁셀의 경구용 항암제도 현대바이오의 핵심 사업 분야 중 하나로 꼽힙니다.
오 대표는 "난용성 약물의 대표적 약물인 항암제, 도세탁셀, 파클리탁셀의 낮은 흡수율을 최소 800배 이상 올려 미국 등 세계 23개 주요국에 특허 출원 및 등록을 마쳤다"고 말했습니다.
이혜현 기자 hyu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