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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거플레이션 재연?…설탕값 오름세에 업계 비상
원당가격·강달러 여파…국내 설탕값 자극
"올해 초까지 인상 자제" 표명했지만…상황봐야
사탕·빙과류 등 연쇄 가격 인상 '우려'
2024-03-11 16:52:57 2024-03-11 17:04:19
 
[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국제 설탕가격이 상승세를 보이면서 국내 설탕가격 인상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설탕 원료인 원당가격의 지속 상승과 미국 달러화의 강세로 설탕가격이 자극을 받는 상황입니다. 사탕을 비롯해 제과·제빵, 빙과류 등 설탕 수요가 많은 다른 식품으로 가격 인상이 연쇄적으로 발생하는 '슈거플레이션' 우려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11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지난달 런던국제금융선물거래소에서 거래된 설탕가격은 톤(t)당 639.07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13% 올랐습니다.
 
지난 2022년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16개월 동안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지난해 하반기 20~40%의 상승률을 보였던 것과 비교하면 상승폭이 줄긴 했으나 여전히 두 자릿수를 보이고 있죠.
 
주요 설탕 수출국 중 하나인 브라질에서 강우량 저조로 인한 생산 차질이 예상되고, 태국과 인도 또한 생산량 감소 전망이 나오면서 국제 설탕가격이 오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국내 제당업체들은 수입한 원당을 정제·가공해 설탕을 생산하는데요. 원당가격도 고공행진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원당은 전년 대비 9.16% 상승한 톤당 514.99달러에 거래됐습니다. 2022년 8월부터 11월까지 하락세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상승폭이 점점 커지면서 10월 47%에 육박했습니다.
 
한 제당업체 관계자는 "설탕가격은 원재료인 원당가격과 환율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다"면서 "원당가격 상승은 물론, 1달러당 1300원대의 강달러 현상이 지속됨에 따라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 설탕이 진열된 모습. (사진=뉴시스)
 
정부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업계에 가격 인상 자제를 요청하고 있습니다. 원당 등의 가격 반등으로 물가 상승 요인이 상존하는 가운데 양주필 농림축산식품부 식품산업정책관은 지난달 "서민 물가 안정을 위해 업계, 협회 등과 더욱 소통하며 식품업계의 애로사항을 적극적으로 발굴해 해소하겠다"고 말했습니다.
 
CJ제일제당, 삼양사, TS대한제당을 주축으로 한 대한제당협회도 지난해 10월 입장문을 통해 올해 초까지 가격 인상을 최대한 자제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하지만 국내 업체들이 미리 사둔 원재료가 소진되고, 원가 상승 압박을 견디지 못할 시 설탕가격 인상 카드를 꺼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다른 제당업체 관계자는 "원당 재고 소진은 통상 3~4개월의 주기가 소요된다. 이달 원당을 비싸게 샀다면 3개월 후 설탕 원가에 반영되는 셈"이라면서 "현재 정부의 물가 안정에 적극 협조하는 기조로, 가격 인상은 추후 상황을 봐야 한다"고 언급했습니다.
 
설탕가격 인상 우려에 사탕, 빙과류 등의 가격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통계청이 조사한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를 보면, 사탕가격은 전년 대비 10.3% 증가했습니다. 아이스크림과 파이는 각 10.9%, 2.4%의 상승률을 나타냈습니다.
 
한 제과업체 관계자는 "설탕가격 등 원재료 가격 오름세로 관련 제품 이익률이 감소해도 가격 올리기가 쉽지 않다"면서 "원재료 가격 상승세가 언제 멈출지 예상할 수 없어 더욱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토로했습니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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