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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환규 폭로, 경찰수사·영장청구 ‘용산 개입’?
“대통령과 정부, 의료계 타파해야 할 카르텔로 봐”
2024-03-11 16:40:44 2024-03-11 18:20:56
 
 
[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전공의 집단행동을 교사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은 노환규 전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이 경찰의 이해할수 없는 수사를 비판하고 나섰습니다. 수사 과정에서 경찰이 이해하기 힘든 행동을 보였고, 대통령실이 ‘구속영장’이라는 결과를 정해놓고 자신을 수사한다는 것을 지인을 통해 들었다는 주장입니다.
 
노환규 전 의협회장은 11일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조사 과정에서 진술조서가 용산(대통령실)에 올라가는 것인지 5번 이상 물었고 담당 수사관은 부정하지 않고 ‘죄송하다’, ‘상황을 좀 이해해달라’고만 반복했다”고 말했습니다.
 
노 전 의협회장이 이 같이 물어본 건 변호사와 조서 내용을 검토한 후 자필로 자구수정을 마쳤지만, 경찰이 계속 타이핑을 하며 재확인을 요청했고 이것이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전공의 집단사직에 관여했다는 혐의를 받는 노환규 전 대한의사협회장이 지난 9일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에 출석하기 전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시스)
 
노 전 의협회장은 당시 상황에 대해 SNS에 “조사시간이 11시간이 넘은 상황에서 VIP(대통령)에게 보고해야 한다고 깨끗한 문서를 만들어야 한다는 게, 그래서 1시간 더 있어야 한다는 게 말이 되는 얘기냐고 따져물었다”며 “그들은 다른 말은 하지 않고 ‘죄송하다’는 말만 되풀이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구속영장 얘기를 경찰에게서 직접 듣지는 못했지만, 조사 이후 지인으로부터 대통령실의 영장 청구 지시가 있었다는 말을 듣고 의문이 풀렸다고 했습니다.
 
“정부 강압, 정치적인 행태”
 
노 전 의협회장은 “의협 지도부에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는 강압적인 태도로 일관하면서 대화 상대방을 무력화시키고 있다”며 “대통령과 정부가 의료계 또한 타파해야 할 카르텔로 보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정부에 대해 “헌법적 책무를 위해 의사들의 기본권은 제한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대화의 의지 없이 ‘다시는 과거처럼 선처는 없다’는 등 강압성 협박 멘트만 일삼고 있다”며 “의대 2000명 증원 근거도 과학적으로 명확히 제시하지 않는 정부를 보면, 정치적인 행태라고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경찰 조사 직후에도 “전공의들의 단체사직을 유발한 것은 내가 아니라 정부”라며 “전공의들의 단체사직 사태를 초래하고, 지금도 돌아오지 못하도록 막고 있는 것도 정부다. 정부의 책임을 SNS에 글을 올린 개인에게 전가하는 것은 치졸한 공작”이라고 비판했습니다.
 
한편, 조지호 서울경찰청장은 이날 대통령실이 노 전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지시했다는 주장에 대해 “그런 지시를 받은 적도, (내가 구속영장 청구 지시를) 한 적도 없다”고 말했습니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주 사회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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