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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고배당, 정부 태클에도 문제없나
고배당주 ETF 뜯어보니 은행 일색…관심 집중 ‘부담되네’
4분기 ‘마사지’ 가능성…그래도 배당 매력적
2023-11-01 02:00:00 2023-11-01 02:00:00
[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증시의 불안증세가 심해지면서 안정성 높은 은행과 금융지주사들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연말이 다가오면서 고배당에 대한 기대도 부풀어 오르고 있습니다. 다만 은행권에 대한 금융당국의 견제가 심해 실적에 걸맞는 배당을 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경우에 따라 4분기 실적 감소도 대비해야 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31일 국내 주식시장은 소폭 상승세로 출발했으나 장중 약세로 전환해 코스피는 1.41%, 코스닥은 2.78% 급락한 채 마감했습니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지상전을 시작하면서 전쟁이 본격화돼 반등의 구실을 찾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외국인은 순매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가운데서도 은행과 보험 등 금융주는 강보합세를 기록하며 남들과 다른 모습을 보였습니다. 약세장 속에서 금융주들은 피난처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실적이 증가했거나 유지되고 있는 데다 연말로 갈수록 고배당주로서 주목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KB금융지주는 지난 24일 3분기 누적 1조373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고 공시했습니다. 사상 최대 규모입니다. 영업이익도 이미 지난해 연간이익을 넘어선 상태입니다. 신한지주와 하나금융도 3분기까지 실적이 좋아 4분기에 대폭 감익되지만 않는다면 작년보다 이익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렇게 성적이 좋은데도 주가는 시장과 함께 하락하는 바람에 배당 매력은 더욱 커졌습니다. 은행 지주사들은 배당을 많이 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작년 배당 성적도 좋았습니다. 올해는 실적 증가와 주가 하락이 맞물려 시가배당수익률이 더 높아질 수 있는 상황입니다. 각 사가 연말에 얼마를 배당할지 이사회의 결정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그간의 배당 이력과 실적만 놓고 보면 두 자릿수 배당수익률이 가능한 곳도 있습니다. 
 
정부 눈치보기…4분기 실적 ‘걱정되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자연스럽게 은행으로 쏠리는 눈이 많아졌습니다. 비단 개인만 그런 것이 아니라 상장지수펀드(ETF)에도 그 흔적이 나타나고 있습다. 
 
대표적인 고배당주 ETF 종목인 ‘ARIRANG 고배당주’가 편입한 종목과 비중을 살펴보면, 31일 현재 상위 8위까지 전부 은행주(금융지주)가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밖에도 4개의 보험주(손보3, 재보험1)와 증권주 2개, 카드사 1개까지 포함하면 ARIRANG 고배당주 ETF가 편입한 총 30개 종목 중 15개가 금융주입니다. 
 
국내 증시에는 전통적인 고배당주가 많은데도 이 ETF가 은행과 금융 일색인 것은 그만큼 은행의 배당 매력이 돋보인 이유도 있으나, 다른 한편으론 국내 기업들의 처지가 그만큼 열악하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문제는 은행주에 쏠린 눈이 너무 많다는 것입니다. 경제가 어려운데 은행은 이자장사로 편하게 돈을 번다는 시선이 부담스럽습니다. 정치권에서는 은행에 횡재세를 부과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금융당국도 논의의 필요성은 인정했습니다. 은행에 대한 초과이익 환수가 거론되는 마당에 주주 배당을 늘리는 것은 아무래도 눈치가 보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로 인해 은행들이 4분기 이익을 ‘마사지’할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됩니다. 또한 4분기 실적까지 좋게 나온다고 해도 배당금 증액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물론 3분기 누적이익과 잉여금 등을 감안하면 작년 수준의 배당이 부담될 정도는 아니고, 현재 분기 배당 중인 KB금융과 신한지주는 분기배당금을 작년보다 증액해 지급하고 있으나 마지막 결산배당에서 조율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배당수익률이 매력적이다 보니 은행주에 대한 관심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표=뉴스토마토)
 
KB금융 고배당 기대감↑
 
은행별로 살펴보면. KB금융은 지난해 분기당 500원씩 배당하다 연말에 1450원 배당했습니다. 올해는 분기 510원 배당으로 소액 늘렸는데 실적이 증가해 연말 배당 증액에 대한 기대는 살아 있습니다. 
 
신한지주는 실적이 작년과 비슷하지만 주가가 더 낮습니다. 배당은 지난해 분기당 400원씩, 연말에 865원을 지급했습니다. 올해는 분기당 525원으로 증액했으나 연말 배당이 관건입니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상반기 800원, 결산 2550원을 배당했고, 올해는 분기배당으로 전환해 600원씩 배당 중입니다. 
 
우리금융은 작년 상반기 150원, 연말 980원을 지급했는데. 올해 상반기엔 180원으로 조금 늘렸습니다. 연말 배당금을 동결해도 주가 하락으로 배당수익률은 오를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은행업종에서 배당과 상관없는 카카오뱅크를 제외한 TIGER 은행고배당플러스 ETF가 상장했는데요. 은행(금융지주) 외에 삼성화재, 삼성생명이 약 10% 비중으로 포함된 것이 눈에 띕니다. 두 종목 모두 배당은 꼬박꼬박 잘하고 있어 배당 목적으로 은행주에 접근하는 선택지로 무난해 보입니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증권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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