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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엔터사, 공연 티켓값 ‘만지작’
2023-05-22 07:00:38 2023-05-22 07:00:38
 
 [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K팝이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해외에서도 반응이 오다 보니 소속사에서도 적극적으로 해외 공연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콘서트로 인해 해외 팬들이 오히려 불만을 쏟아내고 있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최근 방탄소년단(BTS) 팬덤 아미들이 '#하이브티켓값뻥튀기반대' '#NoDynamicPrice' 등의 해시태그를 내걸고 다이나믹 프라이싱 시스템, 위버스 서비스 개선 등에 반대하는 운동을 펼쳤습니다. 다이나믹 프라이싱 시스템은 티켓 가격 변동제를 말합니다. 항공권이나 호텔 숙박처럼 수요가 오르면 티켓 가격도 동시에 오르는 시스템입니다. 해당 시스템은 티켓을 구매 후 재판매해 소익을 올리는 이들을 막기 위해 도입됐습니다. 국내에서 이 제도가 도입되지 않은 우리나라의 경우 좌석등급 마다 정해진 가격에 판매해도 웃돈을 얹은 암표가 온라인 상에서 기승을 부려 공연 관람을 원하는 이들이 피해를 보게 됩니다. 수요에 따라 가격을 변동시켜 수익을 온전히 아티스트와 공연 관계자에게 돌리자는 게 취지입니다.
 
하지만 티케팅 도중 가격이 계속 변경이 되기 때문에 최종 결제 가격이 얼마가 될 지는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피 튀기는 티켓팅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수요가 큰 아이돌 공연 시장에서는 부작용이 더 큰 시스템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방탄소년단 멤버 슈가의 미국 뉴욕 콘서트 예매사이트를 보면 예매가 시작된 직후 30만 원 정도하던 좌석이 시간이 지나면서 100만 원을 넘겨버렸습니다. 수요가 몰리면서 가격이 상승하게 됐습니다. 치솟은 티켓 가격에 팬들은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가수와 관계 없는 사람들이 큰 돈을 벌기 위해서 팬들에게 좌절감을 주고 있다면서 다이나믹 프라이싱 시스템을 비판했습니다. 또한 돈이 있는 사람만 콘서트를 볼 수 밖에 없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11월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의 콘서트는 다이나믹 프라이싱 시스템을 도입했다가 논란이 돼 청문회까지 열렸습니다. 당시 테일러 스위프트 공연 티켓 가격이 4700만원까지 치솟았습니다.
 
동남아시아 지역에서도 K팝 콘서트 티켓 가격에 대한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올해 태국에서 판매된 K팝 콘서트 티켓 평균 가격이 20만원 수준입니다. 펜데믹 이전인 2019년과 비교했을 때 17.9%가 올랐습니다. 10년전 평균 가격과 비교하면 59.6%가 치솟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가격이 비싸지만 이에 따른 혜택이 적다는 불평이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스트레이키즈 팬클럽은 지난해 10월 태국 소비자보호원을 찾아 티켓 가격이 너무 비싸다고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당시 공연 최고가 티켓이 335000원이었습니다. 오는 27~28일 태국 최대 규모 공연장인 라자망갈라 국립경기장에서 열리는 블랙핑크 공연의 VIP 티켓 가격은 583000원입니다. 이러다 보니 꾸준히 티켓 가격에 대한 불만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아미의 경우 방탄에 피해가는 걸 극도로 조심하는 팬덤이다. 그런 그들이 불만의 목소리를 냈다는 거다. 이를 소속사가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된다. 문제제기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K팝 전체 이미지가 부정적으로 바뀔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국내에도 다이나믹 프라이싱 시스템이 도입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습니다. 아직 다이나믹 프라이싱 시스템이 국내 공연에 도입된 적이 없지만 해외에서는 확대되고 있습니다. 영국 해리 스타일스, 콜드 플레이, 블랙핑크 공연 등에 적용됐습니다. 국내의 경우 아티스트 팬덤이 체계적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가수가 대규모 콘서트를 열 경우 좌석이 남지 않을 만큼 인기리에 매진이 됩니다. 공연 시장 수요를 고려한다면 국내에서 도입될 경우 해외처럼 가격이 폭등할 가능성이 크다는 겁니다. 다이나믹 프라이싱 시스템이 아이돌에 대한 팬들의 애정을 볼모 삼은 정책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방시혁 의장이 "방탄소년단이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동력이 아미다. 아미 없이 한 걸음도 못 간다"고 했습니다. 방의장이 이야기한 동력이 알고 보니 콘서트 티켓 가격을 올리는 동력이었던 모양입니다.  
 
슈가는 지난달 26~27일(현지시간) 미국 벨몬트 파크 UBS 아레나를 시작으로 29일 뉴어크 프루덴셜 센터, 이달 3일과 5~6일 로즈몬트 올스테이트 아레나, 10~11일과 14일 로스앤젤레스 기아 포럼, 16~17일 오클랜드 아레나에서 ‘SUGA | Agust D TOUR D-DAY’ 북미 투어를 개최했다.(사진=하이브뮤직)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성남 엔터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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