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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I 이우현, 지배력 강화…지배주주에 유리한 분할 논란은 걸림돌
지주전환 후 자사주 부활, 현물출자로 이우현 부회장 지배력 증가
소액주주는 현물출자 시 반도체 소재사업 분리되는 기회비용 갈등
2023-02-06 17:59:49 2023-02-06 17:59:49
 
[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지주전환을 통해 이우현 OCI 부회장은 지배력을 키우게 됐지만 자사주 부활 등 소액주주와 이해관계가 충돌합니다. OCI 측은 세법상(적격분할)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기 위해 필요한 만큼(1.26%)만 자사주를 샀다는 입장이지만 국민연금 등 외부 주주가 이를 어떻게 볼지 관건입니다. 유망 사업인 반도체 폴리실리콘을 분할해 지주회사에 대한 현물출자를 진행 시 소액주주들의 기회비용도 클 것이 우려됩니다.
 
반도체용 폴리실리콘 사업 분할
 
7일 재계에 따르면 내달 22일 분할 안건이 주주총회를 통과하면 지주회사인 OCI홀딩스는 태양광, 바이오, 건설 등의 사업을 품게 됩니다. 분할 신설되는 OCI(가칭)는 반도체용 폴리실리콘과 화학소재 등이 주력입니다.
 
OCI 홀딩스 연결 자회사 중 주력인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사업은 중국 메이저가 과점한 시장으로 필요에 따라 가격경쟁을 해왔습니다. 이에 장기간 적자 노선을 보이다가 중국 내 전기요금 인상에 따라 손익분기점을 훌쩍 넘기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폴리실리콘 시황은 다시 부진한 흐름을 보입니다. 바이오사업을 영위하는 부광약품은 연구개발비 증가로 작년 3분기말 39억원 영업적자를 봤습니다. 건설업을 하는 디씨알이는 2021년까지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나 작년 3분기 흑자전환했습니다. 하지만 회계상 영업현금흐름은 마이너스를 기록했습니다. 분양 시장 내 부동산 정책 변수도 큽니다.
 
분할신설회사인 OCI는 반도체용 폴리실리콘 사업에 집중할 예정입니다. 최근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실적이 부진한 등 업황 부침을 겪지만 성장산업으로 분류됩니다. 과거 OCI 우호지분 2%가량을 취득했던 수요업체 SK실트론(반도체 웨이퍼)이 최근 대규모 시설투자 계획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OCI는 향후 시너지가 높은 회사와 인수합병(M&A) 및 합작법인 설립, 전략적 제휴 등을 고려하고 있다며 성장전략을 펼쳐갈 것임을 공언했습니다.
 
지주전환 분할 후 현물출자 진행 
 
이에 따라 기존 OCI 소액주주 입장에선 분할 후 선택에 따른 기회비용 부담이 생깁니다. 분할 직후 OCI홀딩스의 OCI 지분은 지주회사 행위 제한 요건 중 하나인 자회사 의무 지분율 30%에 못미칠 전망입니다. 따라서 OCI는 주식매매, 주식처분, 자회사 현물출자 등 다양한 방법으로 지주회사 전환일로부터 2년 이내 지주회사 행위제한 요건을 충족할 예정입니다. 특히 공개매수 방식의 현물출자 유상증자를 진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우현 부회장 등 지배주주는 현물출자를 통해 OCI 보유주식을 OCI홀딩스에 현물로 출자하고 그 대가로 OCI홀딩스 신주를 배정받게 됩니다. 이는 지배주주 일가 측면에서 경영권 지분 확보 및 지배력 강화를 위한 수순입니다. 현재 이우현 부회장 직계 가족과 친인척 지분이 비등하게 섞여 있어 경영권 분쟁을 피하기 위해 친인척들이 분할신설회사에 주식을 남겨 직접 배당을 수령하는 방식을 택할 수도 있습니다. 소액주주의 경우 공개매수에 응하면 반도체 폴리실리콘 사업 지분을 포기해야 합니다. 현물출자를 포기하는 주주들이 생길 수 있는 만큼 이우현 부회장은 물론, 금호석유화학이나 SK실트론 등 우호지분도 OCI홀딩스 내 덩달아 상승할 수 있습니다.
 
자사주 포함 우호지분 확대 전망
 
분할 전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은 22.23%입니다. 여기에 분할 후 자사주 1.26%가 더해져 23.49%까지 자연 증가하게 됩니다. 이로써 대주주는 지배력이 상승하고 배당을 지급받을 주식 수도 늘어나게 되지만 그만큼 반사적으로 소액주주 권리는 희석됩니다. 금호석유화학 우호지분도 자사주 상호교환에 따라 생성된 것으로 마찬가지 논란이 있습니다.
 
재계 관계자는 “분할신설회사는 지주회사로부터 배당압력이 증가할 수 있다”라며 “그렇다고 소액주주가 현물출자에 참여하기엔 상속지분 등 지주회사 공통적인 코리아디스카운트가 주저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금호석유화학과 SK실트론의 경우 분할 후 지주회사 현물출자에 참여한다면 OCI와 사업 협력을 목적으로 취득했던 지분 취지에서 벗어나게 돼 실제 현물출자에 참여할지도 관심입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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