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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지하철 시위'재개…설 이후도 '해결 난망'
한국철도공사, 오이도역 전장연 지하철 탑승 제지
전문가 "서울시, 대화 수용 필요"
2023-01-25 06:00:00 2023-01-25 06:00:00
 
 
[뉴스토마토 박한솔 기자] 지난 19일 추진됐던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와 오세훈 서울시장의 단독 면담이 불발되면서 전장연이 20일 오전 8시부터 출근길 지하철 선전전을 재개했습니다.
 
전장연은 설 연휴 이후에도 지하철 선전전을 이어나갈 전망입니다. 해결책은 보이지 않는 가운데 서울시와 전장연의 다시 시작된 대치에 지하철을 이용하는 시민 불편만 가중될 겁니다. . 
 
전장연은 20일 오전 8시 서울지하철 4호선 오이도역 2-1 플랫폼 앞에서 '오이도역 리프트 추락 참사 22주기' 추모 기자회견을 열고 "저희가 이렇게 아침 일찍 나온 이유는 국민으로서, 시민으로서 비장애인들과 함께 살아가기 위함이다"며 "오이도역 사고가 난 이후 22년이나 지났지만, 장애인들의 이동권은 여전히 부족하다"고 호소했습니다.
 
20일 오이도역사에서 진행된 전장연 지하철 시위 현장에서 한국철도공사 오이도역장이 열차탑승거부 안내방송을 하고 있다. (사진=박한솔 기자)
 
전장연 20일 오이도역부터 지하철 시위 재개
 
오이도역 사고는 2001년 1월22일 장애인 노부부가 오이도역에서 리프트를 이용하다가 추락해 사망한 사고입니다. 이를 계기로 장애인 단체들은 지하철 역사 엘리베이터 설치 및 장애인 이동권 보장 등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전장연의 지하철 선전전 예고에 따라 출근길 시민들의 불편을 최소화 하기 위해 현장에 약 600여명의 경찰을 배치했습니다. 한국철도공사도 전장연의 지하철 탑승 시위가 불법임을 공지하고, 지하철 탑승을 전면 금지하기도 했습니다.
 
탑승을 막으려는 한국철도공사와 경찰, 지하철을 탑승하려는 전장연의 대치가 약 3시간 가량 이어진 끝에 코레일 측은 전장연이 선전물을 떼는 조건으로 탑승을 허용했습니다.
 
전장연은 "내일 모레가 설날이라 시민들 모두가 고향에 가기에 들떠있지만, 장애인들은 22년 동안 시민에 속하지 못했고, 늘 갇혀 살았다"며 "오늘 선전전을 통해 다시 한번 윤석열 정부와 정치권에게 호소하고, 지하철을 타 시민들에게 우리를 알리고자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날 전장연의 지하철 탑승 선전전은 지난 3일 이후 17일 만입니다. 지난 4일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단독 면담을 요구하며 시위를 중단 한지 약 2주 만입니다. 서울시와 전장연은 면담 일시와 방식 등을 논의하기 위해 지속해서 만남을 이어갔지만 결국 면담이 이뤄지지 못했습니다.
 
전장연이 많은 비난에도 계속해서 지하철 탑승 시위를 이어가는 이유는 장애인 이동권 보장과 장애인 권리예산 반영을 요구하기 위함입니다.
 
이들은 본인들의 요구사항이 정부와 서울시에 관철될 때까지 지하철 선전전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입니다. 아울러 이들은 자신들의 입장을 전달하고자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단독 면담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서울시는 '조건없는 만남'을 내세우며 전장연 단독면담이 아닌 장애인 단체 합동 면담을 제안했습니다. 장애인 이동권 권리 예산과 탈시설 관련 예산 등에 대해 장애인 단체들과 소통하겠다는 이유에 섭니다.
 
결국 양측의 입장차는 쉽사리 좁혀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서울시와 전장연의 대치 상황이 길어질수록 시민들의 불편은 더욱 가중될 전망입니다.
 
'강대강' 대치 해소 위해 절충점 찾자는 목소리 높아
 
양측의 강 대 강 대치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절충점을 찾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이병훈 중앙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갈등을 피하려면 서로 접점을 찾아야 하는데, 서울시가 그런 의사를 보이지 않고 있는 것 같다"라며 "전장연은 서울시가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할 때 까지 행동한다고 하면 현재 갈등에 대해 애먼 시민들만 피해를 보는 격"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내용적인 면으로는 양측이 만나서 협상하고, 절충점을 찾아야 한다고 본는데, 이건 서울시가 무조건 전장연의 요구를 들어주라는 것이 아니다"라며 "대화를 통해 그들(전장연)이 이렇게 행동하게 된 이유를 경청하고, 일정하게 들어줄 부분이 있으면 단계적으로 아니면 현실적으로 가능한 부분을 찾아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전장연이 20일 오전 8시 오이도역에서 지하철 선전전을 재개했다. (사진=박한솔 기자)
 
시흥=박한솔 기자 hs6966@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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