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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금리 내려도 체감 안 되는 이유
'주담대 기준' 코픽스 하락 소폭 그쳐
기존 차주는 인하 조치 미적용
"예금금리 인하폭이 대출의 2배"
2023-01-25 06:00:00 2023-01-25 06:00:00
[뉴스토마토 이종용 기자] 시중은행들이 금리 인상기에 예금금리는 소폭으로, 대출금리는 대폭으로 올린다는 소비자 불만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예금금리는 적게 오르는 반면 대출금리는 많이 오르는 것처럼 느껴진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공개된 지표인 예대금리차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금융권에서는 시장금리가 예금과 대출에 반영되기까지 시차가 있고, 변동금리 상품을 이용하는 차주가 많아 금리 인상기에 대출금리 인상 체감도가 더 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앞서 주요 시중은행들은 12월 기준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하락한 점을 반영해 대부분 대출금리를 인하했습니다. KB국민은행·우리은행·NH농협은행의 경우 코픽스 발표 다음날인 지난 17일 주담대 변동금리를 전일대비 0.05%p 인하한다고 공지했습니다.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올해 첫 영업일인 2일만 해도 5.27~8.12%로 8%선을 넘으며 고공 행진했습니다. 하지만 한달 여가 지난 후 현재는 최고 금리 기준 7.43%로 0.69%p 내려 안정되는 분위기입니다.
 
대출금리가 내린 이유는 지난해 12월부터 시작한 예금금리 인하의 영향이 큽니다. 은행이 자금을 조달하는 창구인 예금은 금리가 오를수록 코픽스에도 반영돼 이를 기반으로 한 대출금리 또한 상승하는 구조입니다.
 
채권시장 경색으로 은행채 발행이 막혔던 지난해 하반기에는 예금으로 조달 수요가 쏠리자 은행들은 예금금리를 최고 5%선까지 올린 바 있습니다. 하지만 이날 현재 시중 5대 은행 대표 정기예금의 1년 만기 금리는 3.86~4.40%선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올해 들어 대출금리 인하분이 실제 대출 이자 부담 완화에 큰 영향을 미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그동안 대출금리 인상폭이 워낙 높았기 때문입니다. 이 달들어 은행채나 예금금리가 1%p 가량 떨어진데 비하면 대출금리 절반도 안되는 실정입니다.
 
은행들의 대출금리 인하 조치가 기존 대출자에게는 금리 인하 조치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신규 대출을 받을 경우에만 인하된 금리가 적용되는 것이지요.
 
게다가 주담대 변동금리 산정의 지표가 되는 코픽스가 하락 전환했어도 이달 말 금리 변동주기를 맞이한 대출 차주라면 기존보다 금리 수준이 오르게 됩니다. 지난해 6월 기준 신규 코픽스는 2.38%로 반년새 1.91%p나 뛰었습니다. 기준금리가 하락 추세로 전환하려면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을 감안할 때 당분간 대출 이자 상환 어려움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서울 시내 한 시중은행 외벽에 주택담보대출 상품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뉴시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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