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 LG 본사 건물(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LG전자가 미래 먹거리로 '자동차 전장부문'을 콕 집으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조주완
LG전자(066570) 대표이사 사장 역시 "이제 액셀러레이터를 밟을 일만 남았다"고 할 정도로 전장 분야는 어느새 LG전자의 '실적 효자'로 평가받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작년 기준 LG전자의 전장사업 수주잔고는 80조원에 이른다. LG전자는 2013년 전장 사업을 새 먹거리로 점 찍어두고 이 분야에 뛰어 들었다. 9년 간 적자에 시달리며 '미운오리' 취급을 받을 정도로 문턱은 높았지만 지난해 2분기부터 흑자로 전환했다. 4분기 역시 300억원대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내부적으로도 전장 분야에 거는 기대가 커졌다. LG전자는 "전장 사업은 핵심 SW 강화, 미래기술 준비 등 지난 10년의 지속적인 투자가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며 "지난해 말 기준 80조원에 이르는 수주잔고는 LG전자 전장 사업의 높은 글로벌 경쟁력을 방증하는 수치"라고 자평했다.
또 "LG전자는 차량 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통합하는 SW 기반 차세대 IVI(In Vehicle Infotainment) 솔루션을 준비 중"이라며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 공급하는 전기차 구동부품이 양산에 들어가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는 등 올해부터 전장 사업이 본격적으로 성장 단계로 진입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전기차 충전기 전문업체를 인수하고 경기도 평택 LG디지털 파크 내 생산라인을 구축하는 등 충전 솔루션 사업까지 포트폴리오를 확장할 계획이다.
서울 여의도 LG 본사 건물(사진=연합뉴스)
이 같은 주력사업의 이동은 '체질 개선 없이는 기업의 성장이 힘들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다. 경기 침체 등에 따라 LG전자의 주력 사업인 가전 분야의 타격이 큰 만큼, 전장 사업을 안정적 수익을 낼 수 있는 캐시카우로 키우겠다는 복안이다.
이를 두고 조 사장은 지난 6일(현지시각) 'CES 2023'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서 "전장 사업이 10년 만에 턴어라운드했고 고속도로에 올라갔다"고 표현했다. 조 사장은 "비용 절감에만 초점을 맞추는 게 아니고 줄이는 것 외에 더 할 수 있는 걸 찾아 나가는 과정이 구조적인 개선이나 체질 변화로 이어질 것"이라며 전장 사업의 육성을 재차 예고했다.
조 사장은 "퍼펙트 스톰이 예상되는 시기이지만 단기적 비용 감축이 아니라 불황의 장기화에도 지속해서 이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사업 체질을 개선해 경쟁력 있는 사업 구조를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기존 사업은 사업 모델과 방식의 변화를 통해 한계를 돌파하고 신사업은 선택과 집중을 통해 내외부 역량을 결집해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간담회에 배석한 은석현 VS사업본부장(부사장)은 "아직 잠정 실적만 나왔지만, 연간으로 흑자가 되고 2∼4분기 연속 흑자가 나올 것으로 조심스럽게 보고 있다"며 "올해도 많이 성장해 10조원 이상의 매출이 나오지 않을까 전망한다"고 말했다.
전장 분야의 특성상 고품질 제품을 요구하기에 높은 진입 장벽을 넘어서면 안정적인 캐시카우로 자리잡을 수 있다. 업계에선 전장 분야의 실적 가능성과 수익성 제고가 상당할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고의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2025년 기준 전사 매출의 20%를 전장 부품이 차지하게 될 전망"이라며 "전기차 모터의 성장성은 물론이고 고부가제품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고 분석했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