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매·전월세 다 뛴다”…새해 주택시장 ‘이중 압박’ 경고
유동적 금융환경·공급 부족…수도권 중심 상승 지속
“공공만으론 한계…민간 공급 물꼬 트는 대책 필요”
2025-12-23 14:49:58 2025-12-23 15:42:57
[뉴스토마토 송정은 기자] 내년 주택시장이 매매와 임대차 시장 모두 상승 압력을 받는 ‘이중 압박’ 국면에 접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왔습니다. 정부가 강력한 투기 억제 대책과 공급 확대 정책을 병행하고 있지만, 금리와 유동성, 누적된 공급 부족이라는 구조적 요인이 주택 가격을 더 끌어올릴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입니다.
 
외부 충격 없으면 집값 상승…내년 서울 집값 4.3% 상승 전망
 
주택산업연구원(주산연)은 23일 ‘2026년 주택시장 전망과 정책방향’을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열고, 내년 수도권 주택시장이 일시적으로 진정될 가능성은 있지만 전반적인 상승 기조가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습니다.
 
주산연은 내년 주택 매매가격이 전국 평균 1.3% 상승하고 수도권은 2.5%, 서울은 4.2% 오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지방 역시 0.3% 상승하며 하락 국면에서 벗어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주산연은 이러한 전망의 배경으로 명목 성장률을 웃도는 유동성 증가와 미국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대출금리 하락, 최근 4년간 누적된 약 60만가구 수준의 착공 물량 부족을 꼽았습니다. 갑작스러운 금리 상승이나 경기 급락과 같은 외부 충격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올해의 집값 상승 흐름이 내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겁니다.
 
23일 주산연이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개최한 '2026년 주택시장 전망과 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왼쪽부터) 김수현 주산연 부연구위원, 서종대 주산연 원장, 김덕례 주산연 실장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송정은 기자)
 
서종대 주산연 원장은 주택시장 상승 흐름이 지속되는 원인으로 주택시장의 구조적 변화를 언급했습니다.
 
서종대 원장은 “과거에는 주택 수급과 경기가 집값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지만, 최근에는 유동성과 금리의 영향력이 압도적으로 커졌다”며 “금융 환경이 주택시장을 좌우하는 구조로 바뀌었다. 이 같은 구조에서는 국토교통부 단독으로 집값을 안정시키는 데 한계가 뚜렷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임대차 시장 불안 지속…민간 공급 정상화 필수
 
임대차 시장의 불안은 매매시장보다 더 뚜렷할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주산연은 내년 입주 물량 감소와 전세의 월세 전환 가속화로 전월세 물량이 줄면서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습니다. 내년 전세가격은 전국 2.8%, 수도권 3.8%, 서울 4.7%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으며, 월세 역시 수요 증가와 공급 부족으로 상승 압력이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주산연은 현재의 시장 불안을 완화하기 위해 단기 규제 강화보다 주택 공급의 양과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이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제언했습니다. 특히 공공 주도의 공급 확대만으로는 한계가 뚜렷한 만큼 전체 공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민간 부문의 공급 여건을 정상화하는 것이 핵심 과제로 제시됐습니다.
 
서울 시내 한 아파트 재건축 현장. (사진=송정은 기자)
 
서종대 원장은 “공공이 아무리 노력해도 공급의 30%를 넘기기 어렵다”며 “민간이 실제로 공급할 수 있도록 인허가와 금융, 사업 여건을 동시에 풀어주는 ‘주택공급 특별대책지역’과 같은 속도감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내년 초 예고된 공급 대책이 민간 공급의 물꼬를 트는 실질적인 방안을 담지 못할 경우, 시장 불안은 오히려 확대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송정은 기자 johnnyso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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