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칼럼)외쳐 주세요!!! You are fired!!!
2022-11-14 07:01:00 2022-11-14 07:01:00
대한민국 현직 대통령과 미국 전직 대통령 모습이 오버랩되는 건 나 혼자만은 결단코 아닌 것 같다. 발단은 윤석열 대통령 동남아시아 순방 관련, MBC에 대한 대통령 전용기 탑승 불허를 통보한 것이다. 이는 곧바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추억으로 이어진다. 4년 전 미국 중간선거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CNN 백악관 출입 기자 태도를 문제 삼으며 백악관 출입 정지 통보를 했다.
 
비슷한 뉘앙스를 지닌 두 사안에 대한 팩트(fact)보다는 그 팩트 뒤 숨은 권력자들의 성향에서 더 많은 기시감이 느껴진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일어날 수 없는 언론탄압이란 비난에 직면할 것을 뻔히 알고 있으면서도 두 사람 모두 아랑곳하지 않고 소신껏 행동했다. 주변에 흔들리지 않는 단단함, 남들이 뭐라 든 내 갈 길 간다는 추진력, 난 그런 모습의 두 사람을 보며 많이 닮았다고 느낀다. 심지어 영혼의 단짝이거나 정신적으로 일맥상통하는 트윈스 증후군이 존재하는 것은 아닐까 상상까지 해 본다.
 
현실은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을 때가 많다. 영화기생충을 통해 전 세계에 소개된 반 지하. 반 지하를 통해 드러난 빈곤의 계층화는 지난 8월 수도권에 집중된 폭우로 인해 영화가 아닌 2022년 대한민국 현실의 비극이 돼 버렸다
 
40대인 난 ‘팀 버튼세대다. 팀 버튼 감독이 선사하는 핼로윈과 크리스마스에 대한 으스스한 환상과 악몽을 영화로 보며 자랐다. 그런 우리 세대 앞에 눈앞에 실존하는 핼로윈 악몽이 현실이 됐다. 이태원에서 발생한 10.29 참사는 그 어떤 호러 영화보다도 무서운, 말이 안 되는 허구의 얘기처럼 느껴쳤다.
 
현실은 언제나 영화보다 더 영화 같다. 특별한 계기나 특별한 사건이 있어서도 아니고 그냥 집에서 쉬고 있거나 그냥 길을 걷다 죽임을 당한다. 희생자는 있는데 범인은 오리무중이다.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현실 앞에서 현실판 감독이라 할 수 있는 대통령은 한 발 뒤로 빠져 있다. 참사 현장에는 찾아가지만 애초에 발생해선 안 됐던 일들이 발생해버린 책임, 사회안전망을 구축하지 않은 책임에선 자유로운 듯 보인다.
 
다시 트럼프 전 대통령으로 돌아와서. 난 그의 추진력을 높이 평가한다. 내가 만나고 싶으니 만난다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단번에 만나버린 그 추진력에 입이 쩍 벌어질 정도였다. 그러면서 기대를 품게 된다. ‘트럼프로 오버랩 되는 대한민국 현직 대통령에게도트럼프와 같은 어떤 추진력을 기대하게 된다. 트럼프가 대통령이기 전 CEO 신분일 때 미국 유명 리얼리티쇼에 출연해 매번 외쳤던 유명한 말이 있다. “You are fired!(넌 해고야).”
 
난 대한민국 대통령 입에서도 같은 대사를 들을 수 있길 원한다. 사회 안전망 구축을 하지 않은 책임, 일상을 살던 평범한 이들이 영문도 모른 채 죽음에 이르게 된 책임, 그 책임을 져야 할 정당한 이들이 대통령으로부터 “You are fired!”란 통보를 받게 되길 반드시 바란다. 현장에서 고생하던 일선 경찰관이 아니라, 손을 떨며 기자회견 하던 소방서장만이 아니라, 국가 안전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 있는 더 큰 책임자가 해고 통보를 받는 모습을 기대해 본다. ‘통보란 바로 그럴 때 필요하다. 내가 타는 비행기에 넌 타지 말라는 통보는 너무 없어 보인다. 요즘 세대 말로 우리 대통령님에게 한참 부족해 보인다. 스웩’ 말이다.
 
김재범 대중문화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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