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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주, 경기침체에 주가도 ‘뚝’…연말 반등 올까
해상운임 19주 연속하락…연중 최저치 또 갈아치워
당분간 업황 회복 힘들어…증권가, 목표가 줄 하향
2022-11-03 06:00:00 2022-11-03 06:00:00
[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해운업황이 정점을 찍고 내려오면서 해운주들의 주가 약세가 지속되고 있다. 해운업계는 코로나19 이후 ‘슈퍼 사이클’(초호황)을 맞았지만, 최근 경기침체 우려로 수요 부진이 확대되면서 운임도 급락하는 모습이다. 통상 연말의 경우 물동량이 늘어나는 시기지만, 지속되는 운임 하락에 연말 특수도 기대하기 힘든 실정이다. 해운업계 불황이 다가오면서 증권사들도 해운사들의 영업실적과 목표주가를 줄줄이 하향 조정하고 있다.
 
3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컨테이너선 운임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28일 기준 1697.7포인트를 기록, 전주인 21일(1778.7) 대비 81.0포인트 급락했다. 19주 연속 하락으로, 지수는 또다시 연중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지난달 같은 날(4,567.3)과 비교하면 63%나 급락한 수치다.
 
해운업황은 코로나19 이후 초호황기를 맞았다. 물류망이 무너지며 항만 적체가 발생했고, 봉쇄 이후 보복 소비로 물동량이 급증하면서 해상운임도 급등했다. 2019년 700~800선을 오가던 SCFI는 지난 1월 5109.6포인트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해운업황은 올해 하반기부터 급격히 꺾이기 시작했다. 물동량 증가에 해운사들이 공격적으로 선박을 늘렸고, 선박 투입이 늘면서 운임 경쟁이 벌어졌다.
 
더구나 최근에는 금리인상과 경기침체 우려로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컨테이너선 수요도 감소하는 추세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SCFI 지수는 5% 하락하면서 하락 폭이 확대됐는데, 화주들의 재고정책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며 “공급이 수요를 압도하는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해운업 ‘혹한기’가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글로벌 선박 발주량은 4664만CGT(표준선 환산톤수)로 전년 대비 259% 증가했다. 향후 인도될 선박들을 고려할 경우 공급 과잉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위축도 우려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글로벌 국내총생산(GDP) 예상 성장률을 지난 1월 4.4%에서 7월 3.2%로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해상운임이 하락하면서 해운주들의 주가도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HMM(011200)은 올해 하반기 들어 22.76% 하락했으며, 팬오션(028670)은 25.59% 내렸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0.12% 상승했다.
 
증권사들도 해운사들의 목표주가를 줄줄이 하향 조정하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2일 HMM의 목표주가를 기존 2만7000원에서 2만2000원으로 18.52% 하향했으며, 대신증권은 지난달 HMM의 목표주가를 2만9000원에서 2만원으로 31.03% 낮췄다.
 
배기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기저효과로 SCFI는 2021~2022년 연평균 3654~3755포인트에서 2023년 예상 운임 1644포인트까지 눈높이가 낮아진 상황”이라며 “운임의 격변기가 지나간 만큼, 파도에 맞서기보다는 파도를 타기를 권고한다”고 말했다.
 
팬오션 역시 목표주가 하향 조정이 이어지고 있다. 이달 메리츠증권이 목표주가를 낮췄으며, 지난달에는 KB증권, 흥국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등이 목표가를 하향했다.
 
증권가에선 당분간 해상운임이 상승할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물동량의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고, 수급 회복도 쉽지 않다는 진단이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2022년 4분기부터 2023년까지 고인플레이션과 금리인상에 따른 경기 및 소비 위축으로 물동량의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인도 예정 선복이 많아 컨테이너 수급이 개선될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선복량 기준 세계 9위(Alphaliner 발표) 컨테이너 선사인 HMM사의 '알헤시라스호'가 부산항에 입항한 모습. (사진=뉴시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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