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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vs 업계, 국감까지 간 홈쇼핑 송출수수료
"M&A는 승인했지만 산출방식은 승인 안해"…국감서 발언
업계 "책임회피" 비판…'대가검증 협의체'도 유명무실
2022-10-06 07:00:00 2022-10-06 19:17:39
박윤규(왼쪽) 과기정통부 제2차관이 4일 국회 과기정통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사진=과기정통부 유튜브 캡처)
 
[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국정감사에서 채널 자릿세인 송출수수료와 관련해 책임을 회피하는 발언을 하자 홈쇼핑업계가 허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홈쇼핑은 매년 수수료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주무부처인 과기정통부는 수수료 산출방식에 대해 승인한 적이 없다며 발을 뺐기 때문이다. 
 
산출방식 관련 불만의 시작은 4일 박윤규 과기정통부 제2 차관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과기정통부 국정감사에 출석해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답변하면서 부터다.  
 
현재 유료방송사업자는 홈쇼핑의 매출을 수수료 산정 기준에 반영하도록 한 과기정통부의 가이드라인을 무시하고 있다. 이정문 의원실에 따르면 현재 수수료 산출에는 전년도 송출수수료에 유료방송사 가입자 증감률과 평균 물가상승률, 협상조정계수만 반영되고 있다. 
 
박 차관은 과거 LG유플러스(032640)의 CJ헬로비전(현 LG헬로비전) 인수,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합병 과정에서 계획안에 이같은 산출방식이 포함됐고, 이를 과기정통부가 승인했냐는 질문에 대해 "따로 제출받아 승인한 건 없다"면서도 "과거 합병을 승인했는데 그 합병승인안에 산출방식이 포함돼 있다"고 답했다. 
 
이 같은 발언을 두고 업계에서는 정부가 유료방송이 제시한 수수료 산출방식을 승인한 것과 다름없음에도 수수료 인상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당시 정부는 수수료와 관련해 조건을 걸고 인수합병을 승인해줬다. 정부가 내건 조건은 △홈쇼핑 방송채널 사용계약 가이드라인 준수 △유료방송-홈쇼핑 방송채널 사용계약 표준계약서 활용 △계약절차와 수수료 금액산정 기준 마련 후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변경허가·승인일로부터 3개월 이내에 과기정통부 장관에게 제출 및 승인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가이드라인에서 제시하는 수수료 산출방식은 IPTV의 가입자수와 홈쇼핑사 TV, 모바일, 인터넷 매출 등을 반영하도록 돼 있다. 그런데도 유료방송은 가이드라인을 무시하며 막대한 수수료를 요구하고 있고, 과기정통부는 이를 사실상 묵인하고 있는 셈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유료방송의 인수합병 당시 산출방식을 제출해 장관의 승인을 받도록 조건을 걸어 놓고 이제 와서 승인한 적이 없다고 말하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M&A건을 승인했다면 그 안에 포함된 산출방식도 승인했다고 해석되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정부는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기 위해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업계에서는 보다 적극적인 정부의 개입을 요청하고 있다. 수수료를 둘러싸고 홈쇼핑과 유료방송간 갈등이 심화하자 정부는 지난 2019년 '홈쇼핑 방송채널 사용계약 가이드라인'에 '대가검증 협의체'를 운영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지만 유명무실해졌다. 
 
정부는 사업자들이 자문요청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지난 3년간 단 한번도 협의체를 구성하지 않았다. 홈쇼핑은 협의체 구성을 요청했다가 유료방송에 찍히면 채널이 뒷번호로 밀리니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상황이 이러니 이정문 의원도 "송출수수료가 정상의 범주에서 거래될 수 있도록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과 정책활동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협의체의 운영방식을 개선하기 위해 검토하고 있다"며 "협의체는 사업자들이 요구하거나 정부에서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운영하는데, 현재 협상이 진행 중이라 운영을 계획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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