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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체된 상반기는 잊어라"…대어급 IPO 이어질 하반기
현대오일뱅크, 쏘카, 케이뱅크 등 하반기 증시 입성 예정
현대오일뱅크 8조 가치…구주매출 비중 조정 여부 '관심'
2022-07-10 12:00:00 2022-07-10 12:00:00
[뉴스토마토 최성남 기자] 침체 조짐을 보이던 IPO(기업공개) 시장이 하반기에는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LG에너지솔루션(373220) 이후 자취를 감췄던 대어급 IPO가 속속 재개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어서다.
 
쏘카, 현대오일뱅크, 케이뱅크, 컬리 등의 IPO가 하반기에 줄줄이 이어질 전망이다.
 
2022 하반기 IPO 예정 기업. 표=신영증권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상반기 IPO 시장은 증시 침체로 인해 대어급 기업들의 상장 철회가 이어졌다. 지난 1월 현대엔지니어링이 회사 가치 평가의 어려움을 이유로 공모 철회 신고서를 공시한 이후 SK쉴더스, 원스토어 등 주목 받던 대어급 기업들의 상장 철회가 이어졌다. 원스토어는 5월24일 상장 예정이었다. 같은 날 상장 예정이던 SK쉴더스 역시 저조한 수요 예측 결과로 철회를 결정한 바 있다.
 
배정연 신영증권 자산전략팀 연구원은 "글로벌 긴축으로 국내 증시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위험 자산 회피 심리로 인해 상반기 내내 상장 일정이 미뤄져 왔다"고 분석했다.
 
다만 침체된 IPO 시장이 하반기에는 달라질 전망이다. 지연됐던 대어급 IPO의 재개와 스팩(SPAC) 합병을 통한 상장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8조 가치 현대오일뱅크…구주 매출 조정 여부 '관심'
 
하반기 가장 큰 관심사는 2012년, 2018년에 이어 세번째 IPO에 도전하는 현대오일뱅크다. 작년 12월 청구서를 제출하고 약 7개월만인 6월29일 코스피 상장 예비 심사 승인을 받았다. 상장 시점은 10~11월로 예정돼 있다. 배 연구원은 "3년전 2대 주주인 아람코에 8조원으로 프리 IPO를 유치한터라 그 이상의 가치평가가 가능할지 우려의 시선이 많았다"면서도 "최근 러시아 우크라이나 사태로 국제유가가 급등해 정유업이 초호황을 누리고 있어 올해 안에 기업 공개를 완료키로 한 듯 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구주매출 비중이 많다는 것이 약점으로 지적되고 있지만 이번 기업공개를 통해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정유업 의존도를 낮추고, 화이트 바이오 등 신사업 발굴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인 쏘카도 상장이 예정돼 있다. 쏘카의 경우 지난 4월 상장 예비 심사를 통과했으나 일정이 다소 지연돼 6월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8월중 기관 수요 예측을 개시할 예정이다. 당초 6월 상장 계획이었지만 재무적투자자(FI)와의 마찰로 증권신고서 제출이 지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넷전문은행 1호’ 케이뱅크 역시 연내 상장을 진행한다. 신선식품 새벽 배송 기업인 컬리(마켓컬리)도 하반기 IPO를 추진 중이다.
 
배정연 연구원은 "시장 환경은 아직 녹록치 않으나, 상반기와 달리 하반기는 상장 이벤트 증가로 투자 다양성은 확대될 것"이라면서도 "상반기 LG에너지솔루션 케이스와 같이 쏘카, 현대오일뱅크 등 대형 IPO가 진행되는 경우 시중 유동성 쏠림으로 유통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주는 경우가 있어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스팩 상장 더 늘어난다…스팩소멸합병 방식 가능해져
 
상반기 공모 SPAC. 표=신영증권
스팩의 경우 실제 위축된 IPO 시장 속에서도 스팩 합병 상장은 줄어들지 않으면서 하반기에도 스팩 상장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제도의 변화도 스팩 상장 활성화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 2월부터 한국거래소는 스팩이 소멸되고 회사가 존속법인으로 남는 ‘스팩소멸합병’ 방식을 허용했는데 이후 상장 예비심사 신청을 하는 스팩이 늘고 있다. 기존에는 스팩이 존속법인으로 남고 회사(피합병 법인)가 소멸되는 ‘스팩존속합병’ 방식만 가능했는데, 이제는 존속 법인을 선택할 수 있게 됐다. 스팩소멸합병 방식으로 합병을 하면 기업이 존속기업이 되기 때문에 법인격과 업력이 소멸되던 기존의 단점을 피할 수 있다.
 
배정연 연구원은 "VC(벤처캐피탈)도 운용 중인 펀드를 소멸시켜야 하는 등의 문제로 사실상 스팩 상장이 불가능했는데, 이제 스팩소멸합병 방식을 활용한 상장이 가능해져 시장이 보다 활발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상반기까지 스팩 합병을 통해 상장한 기업은 하인크코리아(373200), 누보(332290), 파이버프로(368770), 웨이버스(336060), 하이딥(365590), 모비데이즈(363260) 등 6개 기업이다. 하반기에도 7월 코닉오토메이션(NH스팩21호), 8월 솔트웨어(미래에셋대우스팩3호), 태성(신영스팩5호), 원텍(대신밸런스제8호스팩), 9월 비스토스(SK스팩5호), 11월 옵티코어(KB제20호스팩), 신스틸(하나금융15호스팩) 등이 예정돼 있다. 스팩소멸합병 방식으로 최근 예비 심사를 청구한 비스토스는 심사 통과 후 주주총회를 거쳐 SK스팩5호와 합병할 예정이며, 신주 상장 예정일은 9월6일이다.
  
최성남 기자 drks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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