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정부 최저임금-하)지역별 차등 적용은 지역불균형으로 내몬다
최저임금 두 자릿수 인상 2018·2019년, 지역 임금 격차↓
서울·제주 격차 2017년 100만원→2019년 96만원으로↓
지역 차등은 수도권·대도시 인구 집중 가속화로 내몰아
"지역 구분 필요성↓…사회적 갈등비용 무시하기 어려워"
입력 : 2022-05-16 06:00:10 수정 : 2022-05-16 06:00:10
[뉴스토마토 용윤신 기자] 윤 정부의 '최저임금 차등적용' 논의 가능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최저임금을 지역에 따라 달리 적용할 경우 지역 간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현행 전국 단일 최저임금은 9160원으로 최저임금이 크게 상승할 경우 지역간 임금 격차가 줄어드는 긍정적 효과가 발생한다. 하지만 지역별로 구분해 적용하면 물가가 상대적으로 높은 대도시의 최저임금이 올라 지역소멸을 부추길 공산이 크다.
 
13일 <뉴스토마토>가 고용노동부 사업체노동력 조사 시·도별 임금을 분석한 결과, 최저임금 인상률이 두 자릿수로 높았던 2018·2019년 서울과 제주 간의 지역별 임금 격차는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문재인 정부 첫 해인 전국 5인 이상 사업장의 상용정액급여를 보면, 2017년에는 289만6038원이다. 이후 2018년에는 303만795원, 2019년 316만4630원, 2020년 321만4424원, 2021년 333만5744원으로 상승했다.
 
상용정액급여를 17개 시·도로 나눠 보면, 서울이 가장 높고 제주가 가장 낮다. 2017년 기준 서울은 333만6121원으로 평균보다 44만원 가량 높다. 반면 제주는 평균 대비 56만7000원, 서울과 비교해 100만원 넘게 낮았다.
 
서울과 제주의 상용정액급여 격차는 2011년 89만5136원에서 점차 증가해 2017년 100만6843원으로 100만원을 넘어섰다. 최저임금 인상률이 16.4%으로 높았던 2018년에는 격차가 97만8802원으로 줄었다. 인상률이 10.9%로 두 자릿수를 기록한 2019년에는 96만4242원으로 격차가 더 줄었다.
 
최저임금 인상률이 높을 경우 지역에 따른 임금 격차가 더 줄어드는 것을 알 수 있다.
 

13일 <뉴스토마토>가 고용노동부 사업체노동력 조사 시·도별 임금을 분석한 결과 최저임금 인상률이 두 자릿수로 높았던 2018년과 2019년 서울과 제주의 임금 격차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윤석열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 최저임금을 지역별·업종별로 차등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최저임금 차등 이슈를 불러왔다. 최저임금 차등 적용 추진은 국정과제에서 제외됐으나 논쟁은 여전하다.
 
최저임금 지역별 차등적용은 지역의 물가 수준, 사업주의 지불능력 등을 고려해 최저임금을 달리 적용해야 한다는 논리다. 하지만 최저임금을 지역에 따라 차등적용 할 경우 지역별 임금 격차가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을 서울·제주 간 분석을 통해 엿볼 수 있다.
 
특히 수도권·대도시의 집중현상도 가속시킬 수 있다는 점도 문제다. 최저임금의 지역적 상승은 타 지역 노동자들에게 이주 요인을 제공하는 '노동공급 재배치'를 가속화하기 때문이다.
 
지역별 차등 적용을 시행중인 일본의 경우 중앙최저임금심의회가 개정 목표치를 제시하면 각 지방최저임금심의회가 이를 참고해 최저임금액을 결정한다. 지난해 7월 결정된 일본의 최저임금 평균액은 930엔이다. 지역별 최저임금은 시간당 최저 820엔(한화 8183원·오키나와·고치)에서 최고 1051엔(도쿄)으로 231엔(2305원)의 격차를 보이고 있다.
 
최근 한국여성정책연구원에서 발간한 보고서를 보면, 2017년 최저임금이 958엔이었던 도쿄의 경우 인구순유입은 6만1060명이었다. 반면 같은해 최저임금이 737엔으로 낮았던 코이치, 나가사키 현 등은 인구유출이 일어났다.
 
행정안전부 집계를 보면, 4월 기준 우리나라 총 인구수는 5159만2660명이다. 이 중 절반이 넘는 2603만1548명은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지역 소도시 인구가 감소하는 '지역소멸'이 심화되면서 행안부는 지난해 10월 인구감소지역 89곳을 지정, 행정·재정 지원에 나선 바 있다.
 
인구감소지역은 경기의 경우 가평군, 연천군 2곳, 인천은 강화군, 옹진군 2곳으로 그친 반면 강원은 고성군, 삼척시 등 12곳, 전북 10곳, 전남·경북 각각 16곳 등에 달한다. 최저임금을 지역별로 차등적용할 경우 인구유출 속도가 빨라지면서 이 같은 지역소멸은 가속화 될 수 있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경영계에서 최저임금 차등 적용을 주장하는 이유는 중소기업의 지불능력이 낮기 때문인데, 이러한 이유로 최저임금을 달리 적용하는 것은 당초 최저임금을 적용하는 취지 자체에 어긋난다"며 "지역별 차등 적용을 할 경우 상대적으로 물가가 높은 대도시의 최저임금이 높게 설정될 수 있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수도권 과밀현상이 이미 심각한 상황을 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생산연령인구가 큰폭으로 줄어드는 일본의 상황을 우리나라와 단순 비교하기도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일본은 지난해에만 생산연령인구(15~64세)는 58만4000명이 줄어 총인구 대비 생산연령인구 비중이 59.4%에 불과하다. 우리나라 생산연령인구도 빠르게 줄어들고 있으나 2020년 기준 생산연령인구 비중은 71.5%로 일본보다 12%포인트 가량 높다.
 
오계택 한국노동연구원 임금직무혁신센터 소장은 "일본은 생산연령인구가 부족해 최저임금을 지역별로 차등적용해도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지 않을 수 있으나 우리나라의 경우 아직까지 노동력 부족 문제가 나타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상황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사례와 관련해서도 "미국의 경우 한 주의 경제규모가 우리나라와 맞먹는 수준"이라며 "사실상 하나의 경제권역이라고 볼 수 있는 한국은 굳이 지역별로 구분 적용해야 할 필요성이 없다"고 조언했다.
 
사회적 갈등 비용도 무시할 수 없다.
 
이에 대해 이병훈 교수는 "일본은 노동조합의 힘도 약하고 최저임금 수준에 대한 합의도 비교적 순탄하게 이뤄지지만 우리나라는 반대여론이 크고 노동계의 반발도 큰 상황인 만큼 차등 적용시 갈등비용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정식 고용부 장관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인사청문회 당시 "최저임금 지역별 차등적용은 현행법상 불가하다"며 "개인 생각으로도 지역별 차등적용이 어렵다고 본다"고 답한 바 있다. 
 
13일 <뉴스토마토>가 고용노동부 사업체노동력 조사 시·도별 임금을 분석한 결과, 최저임금 인상률이 두 자릿수로 높았던 2018·2019년 서울과 제주 간의 지역별 임금 격차는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사진은 최저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민주노총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용윤신 기자 yony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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