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 택시 오후 5시부터 운행"…업계는 "글쎄"
서울시, 운행 시간 늘려 50대 이하 기사 유입 노려
60대 고령자가 절반 이상…심야 운행 전환 쉽지 않을 듯
"공급 늘리는 것만이 능사 아냐…대중교통 대책 병행해야"
입력 : 2022-05-05 06:00:00 수정 : 2022-05-05 06:00:00
[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심야에 부족한 택시를 왜 낮부터 늘린다는지 모르겠네요. 또 심야 전용 택시기사들이 왜 낮이 아니라 밤 영업을 선택했는지 생각해보면 크게 효과가 있을까 싶어요."
 
4일 오전 출근 시간대 바쁜 영업을 끝내고 늦은 아침이자 이른 점심을 먹기 위해 서울역 인근 기사식당에 들른 60대 개인택시 기사는 서울시의 심야 택시 공급 개선책에 대해 '낮 시간대 택시 경쟁만 늘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심야 기사는 짧은 시간 바짝 벌자고 나오는 사람들인데 낮부터 일할 체력을 심야 영업에 쓰는 게 나을 거고 주중 위주로 운행하는 고령자가 심야로 이동하겠느냐"며 "심야 택시가 퇴근 시간대부터 운행을 해도 문제인게, 낮에는 영업 경쟁이 크지 않았는데 심야 택시가 유입되면 기존 기사들과 경쟁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가 심야 전용 택시의 운영 시작 시간을 기존 오후 9시에서 오후 5시로 4시간 앞당기는 제도를 추진한다. 3부제(이틀 영업 후 하루 쉼)로 영업 제한을 받던 개인 택시기사들이 수익 높은 심야 전용조에 유입되면서 심야 택시 공급이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를 위해 1개월에 한 번만 가능했던 조 변경은 상시 가능토록 변경해서 주중 운행 택시를 심야조로 즉시 이동할 수 있게 한다. 법인택시 운행조는 주간에서 야간으로 300대를 변경할 예정이다. 현재 서울에는 심야 전용 택시가 2320대 운행되고 있는데 해당 제도를 통해 3000대까지 공급량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서울시 측은 "시간당 평균 수입을 2만원으로 계산했을 때 1대 당 하루 평균 최대 8만원의 운송수입증대가 예상된다"며 "수입이 필요한 50대 이하 기사의 유입이 증가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그러나 택시 업계 반응은 회의적이다. 업계에는 낮 동안에만 활동하려는 60대 이상 고령자가 많고 이전에도 주중 운행자가 심야 운행으로 변경하는 것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50대 이하 기사의 심야 유입을 기대하고 있지만 서울에서 4만9000명에 달하는 택시기사 3명 중 2명은 60대고 65세 이상은 절반이나 된다.
 
법인택시의 경우는 택시기사 채용을 늘리고 야간조 지원자를 받는게 급선무다. 서울시는 지난해 12월 채용박람회까지 열며 기사 채용에 나섰으나 유의미한 효과는 없었다. 특히 서울시가 유입을 예상하는 50대 젊은 기사들은 코로나 때 절반 가까이 택시 업계를 많이 떠난 상태다.
 
법인택시조합 관계자는 "기사 채용이 늘어야하는데 코로나 때 50대 젊은 기사들이 수익이 몇 배 높은 배달이나 택배업으로 많이 빠졌다"라며 "수익을 늘릴 수 있는 제도는 좋은데, 그만큼 벌려면 일을 더 많이 해야하기 때문에 할증 시간을 앞당기는게 더 빠를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된 이후 자정부터 새벽 2시까지 택시 수요가 96% 폭증했다. 일명 '피크시간대'로 통하는 오후 11시부터 익일 새벽 2시에는 평균 2만4000대의 택시가 필요하지만 실제로는 2만대 정도만 운행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서울시는 오후 9시부터 익일 새벽 4시까지 개인택시가 매일 운행을 할 수 있도록 3부제를 해제했다. 이로 인해 7000대 공급 효과를 누렸으나 실제로는 2000대 공급 수준에 그쳤다. 무단으로 휴업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 택시 1400대에 대해서는 3회 적발 시 사업 면허 취소 등 행정처분을 하겠다고 했으나 적발의 어려움 등으로 큰 효과가 없었다.
 
이수범 서울시립대 교통공학과 교수는 "심야 택시와 기존 택시가 오후 5시부터 9시까지 겹치게 되면 빈 택시가 늘어날 수 있다"며 수요가 폭발하는 고지만 해결하려고 하다 보면 다른 시간에 더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무작정 공급만 늘리려는 시도 보다는 대중교통 연장 등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심야 승차난 해소를 위해 지난달 강남·홍대입구·광화문·목동역 등 주요 상업 지구를 지나는 올빼미버스(오후 11시~익일 오전6시 운행)를 도입하고 현재도 노선을 확대 중이다. 지하철의 경우는 코로나19 이후 운송수입이 급감하면서 자정까지로 축소했던 막차 시간을 2년 만에 1시간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달 5일 서울 중구 서울역 앞 택시 승강장에서 손님을 기다리는 택시들이 줄지어 서 있다. (사진=뉴시스)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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