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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두 자릿수' 영업이익률과 치킨값 3만원
2022-04-24 10:00:00 2022-04-24 10:00:00
“치킨 가격은 2만원이 아닌 3만원 정도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윤홍근 제너시스 BBQ 회장이 지난달 YTN라디오 ‘슬기로운 라디오 생활’과의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이를 두고 치킨 값을 인상하기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비판 여론이 나왔다. 그러자 윤 회장은 3만원으로 가격을 올리겠다는 뜻이 아니라고 즉각 해명했다. 하지만 BBQ는 지난 22일 가격인상을 단행했다.
 
BBQ에 따르면 내달 2일부터 전 메뉴의 가격을 2000원씩 인상한다. 대표 메뉴인 BBQ 황금올리브 치킨(후라이드) 한 마리의 가격은 기존 1만8000원에서 2만원으로 올랐다. 인상률은 11.11%에 달한다. 후라이드를 제외한 BBQ의 콤보 제품(황금올리브치킨 콤보), 신메뉴(눈맞은닭, 까먹치킨) 등의 가격이 인상 전 2만원을 훌쩍 넘긴 수준이었고 여기에 배달비까지 추가될 경우 치킨 한 마리 값은 3만원에 육박하는 셈이다.
 
BBQ까지 가격인상 대열에 합류하면서 최근 몇 개월 사이에 국내 빅3 치킨 프랜차이즈업체가 모두 가격을 올렸다. 교촌에프앤비는 지난해 품목별 가격을 500원~2000원 올렸다. 인상률은 평균 8.1%다. bhc도 지난해 12월 뿌링클 등 주요 제품의 가격을 1000원~2000원 인상했다. 
 
한국 사회에서 치킨은 이른바 ‘치느님’이라고 불리며 외식 시장과 소비자들 사이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핵심 메뉴로 자리 잡았다. 통계청의 2020년 프랜차이즈 조사결과에 따르면 전국 치킨 가맹점 수는 2만7600여개다. 편의점, 한식업종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업종이다. 그만큼 소비자 사이에서 치킨 가격은 민감하다. 2010년 통큰치킨 사례가 대표적이다. 당시 롯데마트가 5000원짜리 통큰치킨을 내놓자 치킨 가격 논란이 일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까지 프랜차이즈 치킨이 비싸다고 가세했을 정도였다.
 
치킨 프랜차이즈업계는 배달앱 수수료 등 가맹점 부담 가중, 원부재료·국내외 물류비, 인건비에 따른 원가 부담을 이유로 가격인상을 결정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하지만 이를 향한 소비자들의 시선은 차갑다. 코로나19에 따른 배달 수요 증가로 주요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의 실적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bhc와 BBQ는 지난해 각각 27%, 16.8%의 달하는 영업이익률을 냈다. 두 자릿수대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면서도 가맹점 부담을 이유로 비용 상승분을 오히려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것이란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윤 회장의 ‘치킨 값 3만원’ 발언은 공교롭게도 치킨 값을 인상하기 위한 포석이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2만원에서 3만원으로 향해 가는 치킨 값을 보고 있으니 통큰치킨이 그립다.
 
유승호 산업2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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