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초대 내각 명단을 발표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10일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 국토교통부 장관에 원희룡 인수위 기획위원장 등 8개 부처 장관 후보자를 지명했다.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는 인수위 경제2분과 간사인 이창양 카이스트 교수, 국방부 장관에는 인수위 외교안보 분과의 이종섭 전 합동참모본부 차장,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에 이종호 서울대 반도체연구소장, 보건복지부 장관에 정호영 전 경북대병원장을 발탁했다.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는 박보균 전 중앙일보 편집인, 여성가족부 장관에는 김현숙 숭실대 경제학과 교수를 지명했다.
윤 당선인 "할당이나 안배 없다…인선 기준, 해당 분야 잘 맡을 분"
윤 당선인은 이날 오후 2시 통의동 인수위 기자회견장에서 8개 부처 내각 인선을 직접 발표했다. 회견장에는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와 장관 후보자들도 함께 했다. 지난 3일 한덕수 총리 후보자 지명 후 일주일 만으로, 나머지 10개 부처 장관 인선도 이번 주 중 발표될 것으로 전망된다.
윤 당선인은 "인선 기준은 다른 것 없이 국가와 전체 국민을 위해서 해당 분야를 가장 잘 맡아 이끌어주실 분인가에 기준을 두고 선정해서 검증했다"며 전문성을 최우선 기준으로 삼았다고 했다. 이어 "나머지 분들도 검증이 완료되는 대로 조속한 시일 내에 국민께 발표해 드리겠다"고 했다.
'장관 후보자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에는 "선거과정에서부터 할당이나 안배는 안 하겠다고 말했다"며 "각 부처를 가장 유능하게 맡아서 할 분을 지명하다 보면, 어차피 지명할 공직이 많기에 결국은 대한민국의 인재가 한쪽에 쏠려있지 않아서 지역이나 성별 등이 균형 있게 잡힐 것"이라고 답했다.
윤 당선인은 국회 인사청문의 키를 잡고 있는 민주당을 향해선 "고위공직자 인선과 검증 기준은 결국 국민의 눈높이와 국민의 관점에서 보는 것"이라며 원활한 협조를 기대했다.
추경호 경제 "경제 원팀 '물가안정 최우선"…원희룡 국토 "서민·중산층 주거 안정"
8개 부처 후보자들은 새 정부에서 중점을 두는 방향으로 ‘민생 안정’과 ‘규제 개혁’을 꼽았다. 경제 분야를 진두지휘할 추경호, 이창양 후보자는 친시장주의자로 꼽힌다. 부동산 정책을 맡을 원희룡 후보자도 규제 완화론자로 분류되면서 윤석열정부의 경제정책이 시장 주도로 무게중심이 옮겨질 것이 유력해졌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는 "새 정부의 최우선 과제는 서민 생활물가와 민생 안정"이라고 밝혔다. 추 후보자는 "정부가 공식 출범하면 경제 장관들이 '원팀'이 돼서 당면 현안인 물가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두면서 풀어나가겠다"고 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는 "서민과 중산층의 주거를 안정시키고 꿈을 잃은 미래에 꿈을 갖게 해야 한다"며 "국민들의 고통과 눈높이를 국토, 부동산, 교통 분야에서의 전문가들과 잘 접목시켜서 전체 국민의 꿈을 실현시키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원 후보자는 당초 대통령 비서실장이나 행정안전부 장관 입각 가능성이 나왔으나 이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로 깜짝 발표됐다.
이종호 과기 "산업 전 분야 현장 살필 것"…김현숙 여가 "부처 개편 예단 어려워"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는 "반도체 분야를 오랫동안 경험하고 지식을 쌓아왔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반도체만 있는 게 아니다"며 "산업 전 분야의 현장을 살펴 여러 사람의 의견을 듣고 소통하겠다"고 했다.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는 폐지가 예고된 부처 운영 방안과 관련해 "부처가 언제 개편될지는 예단하기 어렵다"며 "새로운 시대에 맞게 젠더, 세대 갈등을 풀어낼 수 있도록 하고, 1인가구 등 굉장히 다양한 가족 형태가 있으니까 그런 문제들을 새 시대에 맞게 만들어가면서 여러 국민과 소통하고, 야당과 화합하면서 미래를 열 수 있는 새로운 부처로 갈 수 있도록 충분한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호영 복지 "당선인, 감염병 위중상황 인식"…이종석 국방 "군심 모아야"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는 현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등 코로나19 규제 방안에 대해 "현재 실무자들이 열심히 일하는 상황에서 제 생각을 섣불리 말하는 건 곤란하다"면서도 "당선인이 지금 감염병이 온 나라 뒤덮고 있는 상황을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대단히 위중한 상황이라고 인식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 후보자는 대북 작전통보다 한미 정책통으로 분류된다는 질문에 "한미 관계에서 주로 업무를 많이 한 것은 사실"이라며 "북한에 대한 우리 자체의 대응 능력도 매우 중요하다"고 답했다. 이어 "우선순위의 기준으로 본다면 가장 우선적으로 해야 되는 것은 군심을 한 방향으로 모으는 것"이라며 "국방혁신을 성실하게 추진함으로써 외부의 위협을 확실하게 억제하고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군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이창양 산자 "규제개혁으로 기업활력"…박보균 문화 "블랙리스트 악몽, 윤정부는 없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는 "큰 방향은 규제개혁을 통해 기업 활력을 높이는 것"이라며 "기업인들과 긴밀한 소통을 통해 정부와 기업이 파트너로서 함께 전략을 짜나가는 노력을 하겠다. 기술 혁신도 최대한 지원해 기술 경쟁력을 유지해 이 파고를 넘어가겠다"고 강조했다. 2010년 쓴 '출산 기피 부담금'이라는 칼럼이 논란이 된 데 대해선 "학자로서 자유로울 때 쓴 것"이라며 "이론적으로는 가능하나 현실적으로는 실현될 수 없다고 분명히 명기했다"고 해명했다.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는 과거 박근혜정부의 문화예술인 블랙리스트에 대해 "과거의 어떤 악몽 같은 기억이니까 윤석열정부에서는 그런 것이 있을 수 없다"고 했다. 그는 "현장에 있는 여러분들이 프로정신을 갖춰야 되면서도 또한 언론의 책임 의식을 가슴에 담아야 하는, 그런 요소를 잘 배합하고 조화롭게 윤석열정부에서는 이끌어나갈 것"이라고 했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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