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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댓글공작 수사 축소’ 백낙종 전 본부장 징역 1년 확정
대법,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 유죄 인정
2022-01-18 12:00:00 2022-01-18 12:29:18
[뉴스토마토 박효선 기자] 2012년 대선 당시 국군 사이버사령부의 댓글 공작 의혹을 수사하면서 군의 조직적인 대선개입 의혹 수사를 축소·은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백낙종 전 국방부 조사본부장(전 육군 소장)이 징역 1년을 확정 받았다.
 
대법원 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직권남용 및 허위공문서작성·허위작성공문서행사 등 혐의로 기소된 백 전 본부장의 상고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고 18일 밝혔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권태석 전 국방부 조사본부 부본부장(전 육군 중령)도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확정 받았다.
 
재판부는 “백 전 본부장이 국방부 조사본부의 본부장으로서 수사를 담당했던 점, 직무권한의 범위 내에서 보도자료를 작성하고 대변인을 통해 이를 배포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국방부 대변인을 보좌하는 위치에 있을 뿐 보도자료 작성할 권한이 없었으므로 허위공문서작성죄 및 그 행사죄가 성립할 수 없다는 백 전 본부장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판시했다.
 
백 전 본부장은 2013~2014년 군 사이버사령부의 정치 관여 의혹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권 전 부본부장 등과 공모해 수사를 축소·은폐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2014년 8월 최종 수사결과 발표 당시 "군 내부 차원에서 조직적 대선개입은 없었고 국정원 등 외부 지시도 없었다"고 허위 주장한 혐의를 받았다. 또 군의 조직적 정치 개입이 있었다는 취지로 증언한 사이버사령부 소속 부대원 진술이 허위라는 참고인 진술조서를 작성하라고 수사관에게 지시한 혐의, 국방부 조사본부장 근무 당시 관사에 있던 가전제품을 퇴임 이후 가져간 혐의 등도 있다.
 
1심 재판부는 “군의 조직적 대선개입 사실이 밝혀질 경우 군의 정치적 중립 중립의무 위반에 따른 비난과 당시 새로 출범한 박근혜 정부에 부담이 발생할 가능성 등을 우려해 실체적 진실발견 노력을 의도적으로 포기한 채 군의 조직적 대선개입이 없었다는 결론을 미리 설정해 놓고 수사를 진행했다”며 백 전 본부장과 권 전 부본부장에게 각각 징역 1년,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에 백 전 본부장 등이 항소했으나 2심 재판부도 “피고인들은 허위 내용의 이 사건 보도자료를 작성·배포함으로써 국민들을 기만했다”며 이들의 항소를 기각했다.
 
이어 “피고인들은 수사 과정에서 미리 정해놓은 수사방향에 반하는 사실이 확인되자 군사법경찰관들에게 관련자들을 회유해 진술을 번복시키거나 허위진술을 받으라고 지시해 이에 따르지 않는 군사법경찰관을 수사 업무에서 배제하는 등 사건의 수사에 적잖은 악영향을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대법원 청사 전경. 사진/뉴스토마토
 
박효선 기자 twinseve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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