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등판'에 이재명 전선은 '반성'과 '성장'
중소·벤처기업 공약 발표…"2027년까지 벤처투자 10조로 확대"
코로나19 자영업자 보상미흡엔 "엄청난 희생 치르게 한 건 잘못"
입력 : 2021-12-08 19:06:36 수정 : 2021-12-08 19:06:36
[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가 국민의힘 '살리는 선거대책위원회' 맞대응 전략으로 꺼낸 카드는 '반성'과 '성장'이다. 문재인정부의 부동산정책 실패와 자영업자 코로나19 피해보상 미흡 등에 대해선 민심의 회초리를 맞는 사죄와 반성 행보를 하고 있다.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이 내건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양극화 해결'에 대해선 공정성장을 중심에 둔 성장전략으로 국면을 뒤집겠다는 구상이다.
 
이 후보는 8일 서울시 금천구 가산디지털단지에서 '중소·벤처기업 정책 7대 공약'을 발표하고 "성공적 디지털 전환을 지원하고 과감한 투자로 '혁신 창업국가'를 만들겠다"고 했다. 또 정부의 벤처투자 예산 규모를 2027년까지 10조원으로 확대, 신기술·신산업 분야 기술창업기업을 연 30만개 키우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상생협력, 공정한 시장질서 확립도 언급했지만 공약 제목에서부터 '넘치는 기회 속에 성장하는 혁신 창업국가'를 내세운 건 '경제 대통령'을 자임하며 성장담론을 강조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8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서울시 금천구 가산디지털단지 내 SK브이원에서 중소·벤처기업 정책공약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 후보가 성장에 방점을 찍은 건 경제침체 극복이 중도층 표심을 가를 승부처 중 하나가 될 것으로 판단해서다. 특히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이 등판한 뒤 이 후보의 발걸음이 더 빨라졌다. 앞서 이 후보는 지난 6일 인천시 동구 인천의료원을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난 국민의힘 선대위 출범에 대해 "정치란 말이 아니라 행동이 필요하다"며 "말이 아닌 실천하기 경쟁, 그리고 발목잡기 경쟁이 아닌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잘하기 경쟁'을 하게 되길 바란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선대위 차원에서도 성장전략 마련을 위해 전략기획위원회 산하에 별도 위원회를 만들고 자체 정책보고서를 준비하는 등 이슈 선점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 후보는 전날인 7일 서울대에서 개최한 간담회에서도 "현재 상태에서 국가의 가장 큰 과제는 성장의 회복"이라며 "강력한 경제부흥 정책을 통해 세계를 선도하는 국가로 나아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 후보는 성장의 회복을 위한 역점 의제로 △공정성 회복 △국토 균형발전 전환위기 △국가의 대대적 투자 등을 제시했다.
 
이 후보의 최근 행보 중 다른 축은 반성이다. 이 후보는 선대위 쇄신을 공언한 지난달 22일 이후 줄곧 공개 석상에서 경제와 민생이 어려움, 부동산 민심 이반 등 여론 악화에 대해 사죄하고 반성하는 모습을 보인다. 민생이 어렵고 민심이 떠난 원인엔 부동산과 코로나19 방역·자영업자 보상 등 문재인정부 정책의 실패가 있는데, 이를 덮고 무작정 성장만 외치기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 후보는 지난달 24일 사죄 큰절을 한 데 이어 26일부터 29일까지 광주·호남을 방문한 자리에선 '민심의 회초리'라는 표현까지 썼다. 
 
 
 
11월24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서울시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민생·개혁 입법 추진 간담회'에서 '새로운 민주당으로 거듭나겠다'며 사죄의 큰절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특히 이 후보의 사죄·반성은 결국 문재인정부에 대한 비판과 맞닿는다는 점에서 그 수위와 내용이 주목된다. 선대위 공동상황실장을 맡은 조응천 의원은 7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에서도 "이 후보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에 대해 날이면 날마다 반성을 하고 있다"면서 "부동산정책도 지금 계속 얘기를 하고 있고, 코로나19 대책 등 국민들이 아파하는 대책에 반성하고 대책을 내놓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실제로 이 후보는 전날 2030세대 무주택 청년들을 만나 부동산가격 상승을 막겠다며 대출을 규제한 정부 정책에 대해 “현실을 모르는 건 잘못이 아니라 죄악”이라며 날을 세웠다. 또 서울대생들을 만나선 "국가 빚이나 개인 빚이나 빚이 무조건 나쁘다는 건 바보 같은 생각"이라며 정부의 소극적 재정지원을 지적했다. 이튿날 중소·벤처기업 공약을 발표할 때도 "코로나19 방역을 강화하면 국민과 자영업자들이 피해를 본다"라면서 "엄청난 희생을 치르게 한 건 옳지 않고, 강력한 대규모 추가지원을 해야 한다"고 거듭 반성 행보를 했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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