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사면설' 솔솔…역대 재벌총수들도 가석방 보다는 '사면'
MB, 2008년 광복절 앞두고 재벌 총수 대규모 특사
김승연·정몽구·최태원·김승연 회장 등 사면·복권
고 이건희 전 삼성 회장 'IOC의원' 자격으로 원포인트 특사
최태원 SK 회장, 이명박·박근혜 정부 연달아 사면·복권
입력 : 2021-07-26 06:00:00 수정 : 2021-07-26 06:00:00
[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면·가석방 논의가 뜨겁다. 이 부회장의 경우 오는 26일이면 형기의 60%를 채우기 때문에 8월15일 예정돼 있는 광복절 특사 범위에 포함된다. 코로나19 사태와 국제 경제상황 등을 고려할 때 이 부회장의 가석방 가능성은 더 짙어지고 있다. 여당 대표인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사면 박범계 법무부장관도 긍정적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이나 삼성 측에서는 극도로 표정 관리를 하고 있다. 그러나 가석방 보다는 대통령 특별사면에 기대를 거는 눈치다. 가석방과 사면은 구치소에 수감된 수형자를 석방한다는 면에서는 같지만 효력 면에서는 판이하다. 가석방은 일정한 조건 하에 말 그대로 수형자를 임시 석방하는 것으로, 해외출국이나 취업 등에 상당한 제한이 있다.
 
반면, 사면은 판결이 확정된 수형자를 대상으로 형벌을 면하는 제도다. 이 부회장의 경우 '국정농단' 사건에 대한 형이 확정된 상태이기 때문에 사면 대상에도 해당된다는 게 법조계 설명이다. 최근 10년간 여러 범죄로 실형을 선고받은 재벌총수들도 가석방 보다는 대부분 사면됐다. 국가의 경제적 사정과 국제상황이 고려됐다. 사면만으로 복권되는 것은 아니지만 이들의 경우 복권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지난 2010년 8월 13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명박 당시 대통령이 8.15 특사안 의결과 관련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기업 프랜들리' 이명박 정부
 
이명박 정부는 임기 첫 해인 2008년 광복절에 대기업 회장들을 대거 사면했다. 그 중에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과 정몽구 현대차 명예회장, 최태원 SK 회장 등이 형 선고실효 특별사면·복권 됐다. 정부는 '경제 살리기를 통한 일자리 창출'을 명분으로 내세웠다. 당시 법무부는 "어려운 국내외 경제 여건 하에서 투자촉진, 적극적 해외진출 및 일자리창출이 절실한 상황임을 특별히 감안했다"고 사면 이유를 밝혔다.
 
김승연 회장은 2007년 3월 차남이 술집에서 폭행당한 데 격분해 조직폭력배를 동원해 술집 종업원을 보복 폭행한 사건으로 그해 항소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 사회봉사 명령 200시간을 선고받았다.
 
정몽구 회장은 1150억원대 비자금을 조성하고 790억원대 계열사 자금을 횡령해 1670여억원 손해를 입힌 혐의, 자녀 주식 배정 과정에서 기아자동차에 손실을 입힌 혐의 등으로 2008년 6월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사회봉사 300시간을 선고받았다.
 
최태원 회장은 SK글로벌의 채무를 줄여 1조5000억원대 이익을 부풀리는 식으로 분식회계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2008년 5월 대법원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이 확정됐다.
 
이듬해인 2009년 12월 31일에는 고 이건희 삼성 회장이 '원 포인트'로 특별 사면됐다. 평창 올림픽 유치에 번번이 실패한 한국이 2010년 2월 벤쿠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를 한 달 앞둔 상황이었다. 이 전 대통령은 같은달 29일 국무회의에서 "국가적 관점에서 사면을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당시 법무부는 보도자료에서 이 회장을 재벌 회장이 아닌 '이건희 IOC 위원'으로 표기하고 "적극적인 유치활동에 나설 수 있도록 해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경영권 편법 증여 논란을 낳은 삼성SDS 신주인수권부사채(BW) 헐값 발행 사건으로 기소된 이 전 회장은 2009년 8월 파기환송심에서 배임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벌금 1100억원을 선고받았다.
 
이 전 회장은 삼성SDS가 1999년 2월 26일 5만5000원에 거래되던 BW를 주당 7150원에 발행(321만7000주)하면서 이재용 당시 전무 등 네 자녀와 이학수 전 부회장, 김인주 전 사장에게 배분한 혐의를 받았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난 2016년 8월 12일 오전 청와대 세종실에서 광복절 특별사면안 의결을 위한 임시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G20 앞두고 '일자리 창출' 명목으로 특사
 
재벌 사면은 2010년 광복절 김준기 전 DB그룹(동부그룹) 회장, 박건배 전 해태그룹 회장 등으로 이어졌다. 김 회장은 2009년 10월 배임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 사회봉사 200시간을 선고받았다. 김 회장은 임원들과 공모해 2000년 12월 동부건설 자사주의 35%인 763만주를 팔고, 자신이 저가에 사들여 동부건설에 손실을 끼친 혐의 등을 받았다.
 
박 회장은 1997년 주요 계열사 부도처리 이후 기존 위장계열사 6곳을 경영하며 2001년~2006년 35억4000여만원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돼 2008년 3월 항소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이때는 사면의 명분이 G20 정상회의였다. G20을 앞두고 경제인을 사면해 일자리 창출과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여건을 조성한다는 논리였다.
 
박근혜 정부 광복절 특사 중 유명 사례가 2015년 최태원 SK 회장이다. 이명박 정부에 이어 또 다시 사면됐다. 최 회장은 SK텔레콤과 SK C&C 등 그룹 계열사로부터 490억원대 횡령한 혐의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2013년 1월 법정구속됐다. 이후 2년 7개월 형기를 채우고 있었다.
 
이듬해인 2016년 광복절에는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사면됐다. 이 회장은 2013년 7월 1657억원 횡령·배임·조세포탈 혐의로 기소돼 2015년 12월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에 벌금 252억원을 선고받았다.
 
당시 법무부는 광복 71주년 사면에 대해 "정치인·공직자의 부패범죄, 선거범죄,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침해하는 강력범죄, 아동학대 등 반인륜범죄를 사면 대상에서 전면 배제하는 등 절제된 사면을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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