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항 사망사고' 원청업체 안전투자액 매출의 0.04% 불과
노동부 "안전보건 관리체계 전반 문제"
입력 : 2021-06-18 18:07:30 수정 : 2021-06-18 18:07:30
[뉴스토마토 조승진 기자] 지난 4월 평택항에서 발생한 청년 노동자 고(故) 이선호씨 사망사고의 원청 업체인 '동방'이 노동자 안전을 위해 투자한 예산은 매출액 대비 0.04%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18일 고용노동부는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11일까지 이선호씨 사망사고를 낸 동방 평택지사를 포함한 전국 14개 지사, 동방 본사, 평택지사의 도급사인 '동방아이포트'를 대상으로 한 특별감독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감독에서 적발한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사항은 197건이나 된다. 이 중 108건은 사법조치하고 89건에는 과태료 1억8000여만원을 부과할 방침이다.
 
노동부는 "동방의 안전보건 투자는 매출액 대비 극히 저조했다"고 말했다. 올해 동방의 안전보건 투자 예산은 2억7000만원으로 지난해 매출액(5921억원)의 0.04%에 불과한 것이다. 노동부는 또 동방 본사 차원의 안전보건 방침이 없는 등 안전보건 관리체계 전반에 문제가 있다고 봤다.
 
다른 지사에서도 안전 관리에 소홀한 모습이 여실히 드러났다. 이씨 사망 원인으로 지목되는 지게차 사용과 중량물 취급 시 작업계획서 미작성은 다른 지사들에서도 다수 적발됐다. 위험 구간 출입금지와 안전통로 확보가 소홀해 충돌 등 위험도 컸다.
 
항만에서 주로 사용하는 크레인은 벨트 등 파손으로 인한 낙하 위험이 있음에도 하부 출입을 허용하기도 했다. 부두 근처 등 추락 우려가 있는 곳에 안전난간이 설치돼 있지 않거나 침전조 등 질식 우려가 있는 밀폐공간에 대한 작업 프로그램도 세우지 않았다. 노동자 안전보건교육 미실시, 보호구 미지급 등 기본적인 사항조차 지키지 않은 지사가 많았다.
 
구조적 차원의 문제도 있었다. 동방 본사의 안전품질팀은 경영지원본부 아래 편제돼 위상과 독립성이 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노동부는 안전보건 총괄자의 직위를 높이는 등 안전품질팀의 위상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동방의 대표이사가 현장 점검을 중단하는 등 경영진의 안전 문화 조성 노력도 부족한 것으로 파악됐다. 대표이사의 신년사와 메시지 등에도 안전보건 관련 내용은 없었다. 해마다 안전보건 목표를 세우지만 일정, 예산, 업무 분장 등 세부 추진 계획은 미흡한 것으로 평가됐다.
 
고 이선호씨의 아버지 이재훈씨가 6월9일 오후 서울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열린 고 이선호 청년노동자 49재에서 아들 영정에 절을 한 후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조승진 기자 chogiz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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