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SK이노, 각형 배터리 연구개발 착수
파우치형 주력에서 다양한 셀 개발 통한 고객사 확보 목표
각형, 대량생산 및 원가절감 용이…에너지 밀도는 낮은 편
전문가 "1~2년 내 개발 성공 전망"…독자적 기술 확보 관측
입력 : 2021-06-14 15:50:35 수정 : 2021-06-14 15:50:35
[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SK이노베이션(096770)이 현재 양산 중인 파우치형 배터리에 더해 각형 배터리 연구개발(R&D)에 들어갔다. 주력인 파우치형 배터리 성능을 한층 강화하는 동시에 다양한 형태의 셀을 개발해 급팽창 중인 전기차 배터리 수요에 대응하고 시장지배력을 확보하기 위한 포석이다. 전문가들은 회사가 보유한 기술력과 제반 여건을 고려했을 때 머지 않은 미래에 SK이노만의 독자적인 각형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SK이노베이션의 파우치형 배터리. 사진/SK이노베이션
 
14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는 배터리 생산 로드맵 재정비를 통해 각형 배터리 연구개발에 착수했다. 지동섭 SK이노베이션 배터리사업 대표는 지난 9일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1' 행사에서 파우치형 배터리 외 다른 형태의 배터리 개발 계획과 관련해 "검토 중"이라 답한 바 있다. 
 
SK이노 내부에서는 각형 개발 여부를 두고 찬반 의견이 엇갈렸지만 최근 선도업체들과 격차를 좁히고 전기차 수요가 폭증하는 상황에서 다양한 고객사 확보를 위해 주력인 파우치 외에 새로운 대안이 필요하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인 것으로 전해진다.
 
전기차용 배터리는 형태에 따라 파우치형, 각형, 원통형으로 나뉜다. 현재 국내 1위 LG에너지솔루션(LGES, 분사 전 LG화학)은 파우치형과 원통형, 2위 삼성SDI(006400)는 각형과 원통형 등 두 가지 표준의 배터리 생산이 가능하지만, SK이노가 생산하는 배터리는 파우치형이 유일하다. 
 
각형 개발 계획은 세계 최대 완성차 업체이자 SK이노의 주요 고객사인 폭스바겐의 각형 배터리 표준 채택 이후 본격적으로 추진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폭스바겐은 지난 3월15일(현지시간) '파워데이' 행사를 열고 오는 2023년부터 각형 단일 단전지(unified prismatic cell)'를 출시, 2030년까지 사용 비율은 80%까지 늘린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에 단일 타입만 생산이 가능한 SK이노가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고 내부에서 배터리 로드맵 전면 재정비에 나서게 된 것이라는 설명이다. 현재 SK이노가 미국 조지아주에 설립한 1공장은 폭스바겐 전용으로,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파우치형 배터리를 공급할 예정이다. 
 
캔 모양처럼 생긴 각형 배터리는 파우치형과 비교해 형태의 균일함으로 생산 공정 자동화에 용이해 대량생산에 유리하고 가격경쟁력이 높다. 또 내구성이 뛰어나 외부 충격에 강하다는 장점이 있다. 배터리에서 열이 발생해도 금속 재질의 외관이 일정 수준 냉각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특징도 있다. 다만 파우치형에 비해 에너지 밀도가 낮다는 점은 단점으로 꼽혔으나 최근 중국에서 팩 에너지 밀도를 높일 수 있는 셀투팩(CTP), 셀투셰시(CTC) 등 기술 개발로 경쟁력이 한층 강화된 상황이다.
 
파우치형의 경우 무게가 가볍고 쉽게 가공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지만 생산 비용이 높고 열 관리가 쉽지 않은 단점이 있다. 테슬라가 채택한 원통형은 셀간 균일도가 높고 안정적이며, 표준화된 크기로 대량생산이 용이해 생산효율성이 높지만, 공간 활용도가 낮아 다른 표준 대비 더 많은 셀이 들어가야 하는 단점이 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현재 자사의 파우치형 배터리에 적용되는 Z폴딩 방식이 각형에 가장 근접한 기술로 알려져 있는 만큼 기술적으로 각형 개발 및 생산 가능성 등에 대한 내부 검토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나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면서 "여전히 주력은 안전성과 성능면에서 우수한 파우치형 배터리로, 연구개발의 초점은 전고체, 리튬황배터리 등 차세대 전지에 있다"고 말했다. SK이노는 현재 세계 각지 연구기관 및 대학교와 함께 전고체 배터리를 포함한 차세대 배터리 후보군에 대한 자문 그룹을 운영하고, 오픈 이노베이션을 진행 중이다.
 
이차전지 전문가들은 개발 후 생산 라인 안정화 단계까지는 몰라도 SK이노가 향후 1~2년 정도면 충분히 각형 배터리 개발에 성공할 것으로 보고있다. 
 
박철완 서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SK이노베이션에는 배터리 모듈과 팩 생산 기술을 고도화하는데 있어서 각형 전지가 필요한 측면이 있다"면서 "국내에서 이미 삼성SDI가 각형 배터리를 생산하고 있어 활용할 수 있는 공정·장비 인프라가 탄탄하게 있기 때문에 개발 후 양산 공정 적용을 확립하는데 생각보다 빠르게 진행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각형 배터리 개발은 SK이노의 수주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윤성훈 중앙대 융합공합부 교수는 "상대적으로 각형의 경우 파우치형에 비해 공정이 단순하기 때문에 외연을 넓혀 다양한 고객사의 요구에 대응하는 전략으로 볼 수 있을 것 같다"면서도 "기존 파우치형에 적용하는 Z폴딩 기술을 접목해 각형으로 간다면 각형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기 때문에 상당한 시너지를 낼 수 있고 이 경우 SK이노베이션만의 독자적인 기술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SK이노는 안전성, 급속충전, 장거리 주행 성능 등 혁신 기술 개발을 통해 배터리 시장을 선도한다는 방침이다. SK이노의 경우 현재까지 약 2억7000만개 배터리 셀을 납품하는 동안 단 한 건의 화재도 발생하지 않았다. 특히 SK이노가 자체 제작한 배터리팩은 열확산 억제력을 갖춰 일부 셀에 화재가 발생해도 주변 셀로 불이 번지지 않도록 해 안정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는 기존 파우치형 배터리 성능 강화를 위해 오는 2025년까지 양극 소재에서 순수 니켈 비중을 94%로 끌어올린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를 개발을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니켈 비중을 높이면 에너지 성능을 높일 수 있어 주행거리를 극대화할 수 있다.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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