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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지대윤 퓨쳐켐 대표 "치매 진단·치료제 동반성장 기대"
"알츠하이머 신약 '아두카누맙' 美 허가로 검사 많아질 것"
"치료하려면 베타 아밀로이드 축적 초기 단계 진단해야"
전립선암에 '핵종치료'…다양한 암종에도 적용 가능
2021-06-10 16:35:43 2021-06-10 16:43:47
8일 서울 성동구 퓨쳐켐 본사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지대윤 대표가 자사 알츠하이머 진단용 방사성의약품 '알자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퓨쳐켐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알츠하이머를 치료하려면 먼저 환자가 어떤 단계에 속하는지 정확한 진단이 이뤄져야 한다. 치료제 신약이 나온 만큼 진단제와의 동반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
 
지대윤 퓨쳐켐(220100) 대표는 10일 서울 성동구 본사에서 진행된 <뉴스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알츠하이머 진단 검사가 많아질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퓨쳐켐은 2001년 설립된 방사성의약품 개발 기업으로 지난 2016년 코스닥에 상장했다. 방사성의약품은 방사성도위원소를 이용해 질병을 진단하거나 치료하는 의약품을 말한다. 진단용으로 사용할 경우 특정 세포나 특이 단백질에 방사성의약품이 섭취되고 특정 부위에서 방출하는 방사선을 탐지, 영상을 통해 질병을 진단한다. 치료약으로 사용하면 방사성동위원소를 이용해 세포를 사멸시키는 역할을 한다.
 
퓨쳐켐이 보유한 진단용 방사성의약품 중 대표적인 품목은 알츠하이머 진단제 '알자뷰'다. 알자뷰는 바이오젠과 에자이가 개발한 알츠하이머 치료제 '아두카누맙(제품명 아두헴)이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으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아두카누맙은 뇌 조직 내 알츠하이머의 원인으로 추정되는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을 사멸하는 기전이다. 알자뷰 역시 이 단백질을 활용해 알츠하이머를 진단한다. 정맥주사 형태로 투약해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에 결합한 방사성 물질이 빛을 방출하면 양전자 방출 단층촬영 검사(PET) 영상을 통해 알츠하이머로 판단하는 원리다.
 
지 대표는 아두카누맙 승인으로 알자뷰를 포함한 진단용 의약품이 동반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알츠하이머는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 축적량에 따라 진행 속도가 빨라져 경도인지장애 단계를 거쳐 본격적인 증상을 보인다. 경도인지장애에 접어들기 전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 축적량이 증가하는 초기 단계부터 진단해 치료제 조기 투약도 검토해야 한다는 게 지 대표 주장이다.
 
그는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 축적 초기 단계인 사람을 찾아내면 알츠하이머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다"라며 "베타 아밀로이드가 세포에 붙으면 제기능을 못하면서 뇌 크기가 작아지고 인지 기능도 떨어지는데 치료제를 초기부터 복용하면 세포가 사멸하거나 기능을 못하기 전에 단백질을 제거해 인지 기능을 지킬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치매의 종류가 많아 사람마다 치료 효과가 다를 수 있다"라면서도 "치료제가 나온 상황에서 알자뷰 등 진단제로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 축적 초기 단계라고 인지하면 환자 입장에선 조기 치료를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퓨쳐켐은 아두카누맙 승인에 따른 알자뷰 동반성장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해외 진출 전략도 고민하고 있다. 회사는 2018년 식품의약품안전처 품목허가 이후 같은 해 터키 몰텍과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기술이전 이후에는 현지 임상시험을 위한 자료 제출과 실험 자료 준비 작업을 진행했다.
 
지 대표는 "해외 임상이 진행 중인 다른 파이프라인 연구개발 현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알자뷰 해외 진출을 위한 적절한 시기를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퓨쳐켐은 아두카누맙 승인으로 알츠하이머 진단 건수가 많아지는 상황적 요인에 경쟁제품 대비 알자뷰가 보유한 장점이 더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알츠하이머 진단용 방사성의약품 비교. 표/퓨쳐켐
 
지금까지 허가를 받은 알츠하이머 진단용 방사성의약품은 알자뷰 외에도 릴리 '아미비드', GE 헬스케어 '비자밀', 라이프 몰레 큐어이미징 '뉴라체크' 등이 있다. 국내에선 아미비드를 제외한 품목들이 허가를 받았다.
 
알자뷰는 주사 투약 후 영상을 취득하기까지 30분이 걸린다. 반면 다른 제품들의 주사 후 영상 취득까지 걸리는 시간은 모두 90분이다. 투약 이후 환자가 대기해야 하는 시간을 줄여 편의성을 높인 것이다. 이 밖에도 세 제품은 각자 다른 기업의 자동 합성장치가 필요한데, 알자뷰는 퓨쳐켐의 자체 장치만 있으면 된다.
 
이들 제품 외 혈액 검사를 통한 알츠하이머 진단도 늘어날 수 있다. 이에 대해 지 대표는 경쟁 관계로 발전하는 대신 상호 보완적인 관계로 발전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그는 "혈액 검사로도 알츠하이머를 진단할 수 있지만 환자가 어떤 단계인지는 알기 어려워 PET 영상으로 정확한 상태를 알 수 있다"라며 "임신테스트기를 사용한 뒤 초음파 검사를 하는 것처럼 혈액 검사로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 증가 유무를 확인하고 PET 영상에서 단백질 축적량에 따른 질병 구간을 특정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 대표는 알자뷰 외 개발 중인 다른 파이프라인과 암 치료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냈다. 그 중 하나가 '핵종치료(Radionuclide Therapy)'라고 명명한 전립선암 치료다.
 
그에 따르면 지금까지 수술 치료가 가능했던 암 환자는 회복하거나 항암제와 방사선 치료 중 하나를 택해야 했다. 병세가 나빠지면 항암제를 복용하면서 방사선 치료도 받아야 했다. 최근에는 암종에 따라 획기적인 치료방법들이 등장했다.
 
전립선암의 경우 검사 시 바늘을 직접 찔러 환자 고통이 따르는 데다 임파선 등을 통해 전신에 빠르게 전이돼 치료가 까다로운 암으로 분류됐다. 퓨쳐켐은 PSMA 단백질에 방사성 핵종을 붙여 진단제와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특히 진단제로 활용하면 영상으로도 암 여부를 알 수 있어 환자 편의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진단제는 현재 임상 3상이 진행 중이다.
 
지 대표는 "노바티스가 최근 미국 임상종양학회(ASCO)에서 '방사성 리간드(Radioligand Therapy) 전립산암 표적항암제'에 대해 발표한 바 있는데 핵종치료와 같다고 볼 수 있다"라며 "퓨쳐켐은 진단제 3상과 치료제 1상을 진행하고 있는데, 2023년 1월부터 진단제를 판매하는 게 희망사항"이라고 말했다.
 
지 대표는 파이프라인과 치료법 다양화를 통해 다양한 암종으로 확장하고 연구개발을 지속해 지속가능한 기업으로 성장시킨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연구개발을 통해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고, 국가적 발전에 기여하려면 지속가능한 기업이 돼야 하는데 거의 다 왔다"라며 "핵종치료와 같은 새로운 기술을 여러 암종에도 적용해 퓨쳐켐을 흔들리지 않는 방사성의약품 회사로 키워내겠다"라고 강조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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