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팝 전통 아우른 빌보드…4관왕 달성한 BTS
'Butter' 첫 무대…미국 시장 영향력 높여가
올해 '그래미 무관' 위켄드, 10개상 석권
드레이크, 핑크, 듀란듀란 '팝 역사' 되짚어
입력 : 2021-05-24 15:38:15 수정 : 2021-05-26 09:15:20
[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24일(한국시간·현지시간 23일)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마이크로소프트 시어터에서 열린 '2021 빌보드 뮤직 어워즈'의 주인공은 팝스타 위켄드였다. 캐나다 출신인 그는 지난해 발표한 앨범 'After Hours'로 이날 시상식에서 최고 영예인 '톱 아티스트'를 비롯해 10개의 트로피를 휩쓸었다. 수십대의 자동차가 군열을 이뤄 행진한 이날 퍼포먼스로 그는 올해 '그래미 무관'의 아픔을 털어내며 왜 자신이 세계적인 팝스타인지를 증명해냈다. 고 팝 스모크는 5관왕, 방탄소년단은 4관왕으로 자체 최다 수상을 기록했다. 80년대를 풍미한 신스팝 밴드 듀란듀란과 2000년대를 대표하는 디바 핑크의 무대로 이날 시상식은 팝의 전통도 아울렀다. 백신을 접종한 600여명의 현장 관객들의 열기는 포스트코로나 시대가 곧 도래할 것임을 알리는 신호처럼도 느껴졌다.
 
자동차 수십대를 이끄는 퍼포먼스로 눈길을 끈 캐나다 출신 뮤지션 위켄드. 사진/뉴시스·NBC via AP
 
'그래미 무관' 위켄드…빌보드 10개상 석권 
 
주인공은 위켄드였다. 
 
빌보드 최고 영예인 '톱 아티스트'를 포함해 그는 이날 '톱 남성 아티스트', '톱 핫 100 아티스트' 등 10개의 상을 휩쓸었다.
 
지난해 발매한 정규 4집 'After Hours'로 '톱 R&B 앨범' 상을, 메가 히트곡 'Blinding Lights'는 '톱 핫 100 송', '톱 라디오 송' 등으로 선정됐다.
 
앞서 위켄드는 16개 부문에 달하는 후보 지명을 얻어내며 일찌감치 돌풍을 예고했었다.
 
지난해 위켄드는 세계 팝계에 80년대 뉴웨이브 복고 열풍을 주도한 팝 아티스트란 평가를 얻었다.
 
그러나 올해 미국 최고 권위 음악상인 그래미에서 단 한 부문도 후보에 오르지 못해 공정성 문제를 두고 논란이 일었다. 급기야 위켄드는 "앞으로 그래미에 (후보로) 내 음악을 제출하지 않겠다"는 '보이콧'까지 선언했었다.
 
이날 '톱 아티스트' 상을 수상한 뒤 위켄드는 "당신들 덕분에 오늘의 내가 있다. 이 상을 당연하게 여기지 않겠다"고 말했다.
 
수십대의 자동차가 군열을 이뤄 행진한 이날 '세이브 유어 티어스(Save Your Tears)' 퍼포먼스는 그가 왜 빌보드의 주인공이 돼야하는지를 증명했다.
 
'그래미 무관' 위켄드는 올해 빌보드 10개상을 석권하며 시상식의 주인공이 됐다. 사진/뉴시스·NBC via AP
 
드레이크, 핑크, 듀란듀란…'팝의 역사' 되짚은 빌보드
 
캐나다 출신의 '힙합 제왕'으로 불리는 드레이크는 이날 2010년대를 대표하는 '아티스트 오브 더 데케이드(Artist of the Decade)'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1990년대 머라이어 캐리, 2000년대 에미넴이 수상했던 상이다.
 
드레이크는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핫 100'에 역대 최다인 232곡을, 10위권에는 45곡을 진입시킨 기록을 세운 아티스트다. 
 
아들 아도니스와 함께 시상식 무대에 오른 드레이크는 "칭찬을 받아들이는데 익숙하지 않은 세월을 보내왔다. 내 자신에게 확신이 없는 상태로 계속 음악을 해왔다"며 "많은 시간 무엇이 잘못됐는지 고민하고 분석하는데 시간을 쏟았지만 오늘 밤만은 그게 잘한 것 같다는 확신이 든다"고 소감을 밝혔다.
 
공로상 격인 '아이콘 어워드' 역대 최연소 수상자로 지목된 42세의 팝 디바 핑크(P!NK)와 그의 딸 윌로. 사진/뉴시스·NBC via AP
 
42세의 팝 디바 핑크(P!NK)는 공로상 격인 '아이콘 어워드' 역대 최연소 수상자로 지목됐다. 스티브원더, 프린스, 자넷 잭슨, 머라이어 캐리 등이 수상한 상이다. 80년대를 풍미한 전설적인 미국의 록 밴드 본 조비의 보컬 존 본 조비가 시상자로 나섰다.
 
존 본 조비는 "7살 때 제가 결혼했다는 사실을 듣고 핑크가 마음이 찢어졌었다는 편지를 뒤늦게 받았다. 그날 이후 우린 비즈니스 파트너가 아닌 친구가 됐다"고 했다. 핑크는 "당신 때문에 1주 이상 집 밖을 나오지 못했다. 사과를 받아들이겠다"고 화답해 장내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핑크는 이날 딸 윌로와 함께 무대에서 곡예를 연상시키는 무대를 선보였다. 'Cover Me In Sunshine', 'All I know so far', 'Get the Party Started' 등 대표곡을 메들리로 선보였다.
 
80년대를 풍미한 신스팝 밴드 듀란듀란은 이날 말미쯤 무대를 장식했다. 이들은 비틀스에 이어 2차 브리티시 인베이전의 주역으로 불린 그룹이다. 이날 가장 최근 발표한 싱글 'INVISIBLE'를 포함한 라이브 무대를 꾸몄다. 
 
팝스타 앨리샤 키스의 데뷔 20주년 특별무대, 진행자 닉 조나스가 소속된 밴드 조나스 브라더스가 DJ 마시멜로와 함께 꾸민 엔딩 무대도 눈길을 끌었다.
 
80년대를 풍미한 신스팝 밴드 듀란듀란. 사진/뉴시스·NBC via AP
 
"텍사스에 비치는 새로운 빛"…팬데믹에도 600명 현장 관객
 
고 팝 스모크는 신인상을 포함해 5개의 상을 받았다. 그는 지난해 2월 자택에 침입한 강도들의 총격을 받고 20세 나이로 사망한 젊은 래퍼다. 이날 대리수상한 어머니 오드리 잭슨은 "우리 아들의 영혼은 지금 실제 존재하는 것처럼 손길이 남아있다. 우리 어린 아이의 정신을 감싸줘 감사하다"는 소감을 전했다.
 
래퍼 트레 다 트루스는 '빌보드 체인지 메이커'의 영예를 안았다. 조지 플로이드 사태에 대응한 집회를 여는 등 사회 공헌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그는 "스스로 자신들을 구제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힘을 내어 줄 것"이라며 "지금 텍사스에는 새로운 빛이 비치고 있다. 여러분도 그 빛을 보고 있을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또 "변화는 중요하다"며 "우리는 여성과 아이들, 그리고 우리 자신을 보호해야 한다. 나는 절대로 그냥 두지 않고, 포기하지 않는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4월 심장마비로 50세에 타계한 미국 출신의 세계적인 힙합 아이콘 DMX(본명 얼 시몬스)을 추모하는 움직임도 있었다. 
 
미국 유명 레코드 프로듀서 스위즈 비츠는 "DMX가 열정으로 만든 음악은 거리와 세상에 닿았다. 그의 음악은 이 세상에 마법이었다"고 했다. 또 "그의 음악은 영원히 기억될 것"이라며 "공중에 X를 만들어 달라" 하자 마스크를 쓴 관객들이 하늘을 향해 주먹 쥔 양손을 'X'자로 뻗었다.
 
이날 시상식은 코로나19 백신을 맞은 600명의 관객들이 현장에 직접 참여했다. 관객들은 마스크를 쓰고 약간의 거리만 둔 채 가수들의 공연과 수상에 환호하며 분위기를 즐겼다.
 
24일(한국시간·현지시간 23일)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마이크로소프트 시어터에서 열린 '2021 빌보드 뮤직 어워즈'. 백신을 미리 맞은 600명의 관객들은 이날 마스크를 쓰고 환호성을 내며 시상식을 즐겼다. 사진/뉴시스·NBC via AP
 
BTS 4관왕…자체 최다 기록
 
빌보드 뮤직 어워즈는 그래미어워즈,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 등과 함께 미국 3대 음악 시상식으로 통한다. 빌보드 차트 기록의 상업적 성과를 수상 기준 지표로 활용한다. 올해 시상식에는 지난해 3월 21일부터 올해 4월 3일까지 차트를 기준으로 했다.
 
방탄소년단(BTS)은 이날 4관왕에 오르며 자체 최다 수상 기록을 세웠다.
 
'톱 듀오/그룹'(Top Duo/Group), '톱 송 세일즈 아티스트'(Top Song Sales Artist), '톱 소셜 아티스트'(Top Social Artist), '톱 셀링 송'(Top Selling Song) 총 4개 부문 후보에 올라 모두 수상했다.
 
BTS가 이 시상식에 처음 입성한 것은 2017년 '톱 소셜 아티스트' 부문 상이다. 세계적인 팬덤 '아미'의 소셜 파워로 이 부문을 수상한 이후 영향력을 높여가고 있다. 2019년 그룹은 본상 중 하나인 '톱 듀오/그룹' 부문 수상자로 처음 선정됐다. 올해는 이 부문에서 전설적 록밴드 AC/DC와 인디 팝 트리오 AJR, 컨트리 듀오 댄 앤 셰이, 팝 밴드 마룬5와 경쟁했다.
 
특히 올해는 '톱 셀링 송'과 '톱 송 세일즈 아티스트' 첫 수상을 포함, 4관왕에 올라, 미 주류 음악 시장에 안착했다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날 엠넷 중계를 맡은 김영대 대중음악평론가는 "이제는 BTS를 케이팝이라 부르는 것도 머쓱한 느낌이 드는 것이 사실"이라며 "미국 음악 시장이 오히려 BTS를 원하는 상황으로 가고 있다"고 짚었다.
 
이날 시상식에서 BTS는 시상식에 직접 참석하지 못하고 서울에서 영상으로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최근 발표한 싱글 'Butter' 무대를 최초로 공개했다. 
 
대기실에 등장한 정국이 무대 세트로 나와 휘파람을 불며 멤버들과 합류하고, 빌보드 뮤직 어워즈 레드카펫을 재현한 공간에서 퍼포먼스를 펼치는 동선을 선보였다. RM이 랩을 하는 대목에서는 뮤직비디오에서처럼 멤버들이 몸으로 'ARMY'를 만드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서울에서 미국을 화상으로 연결한 방탄소년단 '2021 빌보드 뮤직 어워드' 무대. 사진/빌보드 뮤직 어워즈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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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익도

자유롭게 방랑하는 공간. 문화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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