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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테이퍼링' 언급에 전문가들 "영향은 일시적, 오히려 경기 호전 신호"
당분간 냉온탕 불가피…업종 선별 '투자전략' 필요
2021-05-20 17:10:11 2021-05-20 17:10:11
[뉴스토마토 염재인 기자]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향후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논의 시작 가능성이 처음으로 언급되면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우려가 재확산되는 분위기다. 국내 증시도 당분간 변동성이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이에 대한 영향이 일시적일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인플레이션 재확산 우려에 전 거래일 대비 10.77(-0.34%)포인트 하락한 3162.28에 거래를 마감했다. 투자자별로는 개인은 8577억원을 순매수했으며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6510억원, 2008억원 순매도했다. 
 
전날 코스피는 인플레이션 우려에도 불구하고 기관의 9600억원대 순매수세에 힘입어 1%대 반등에 성공했으나, 이번 의사록 발언으로 반등한지 하루 만에 내렸다.
 
이날 코스피의 주가 하락은 19일(현지시간)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공개한 4월 FOMC 의사록에서 처음으로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를 언급한 영향이 컸다. 의사록에는 "몇몇 참석자는 경제가 위원회의 목표를 향해 계속 빠르게 진전될 경우 향후 회의들 중 언젠가 자산매입 속도를 조정하는 계획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는 것이 적절할 수 있다고 의견을 밝혔다"고 적혔다. 
 
다만 대다수 FOMC 위원들이 인플레이션이 더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일시적인 현상으로 간주하며 공급의 병목 장애로 인해 하방 리스크가 지속되면서 경제가 여전히 목표에서 거리가 있다고 진단했다. 
 
블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연준이 아직 정책 기조를 바꿀 때가 아니다"라고 강조하며 "연준이 테이퍼링을 큰 변동성 없이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하지만 미국 주요 증시는 테이퍼링 우려 재확산과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가격이 급락한 데 따라 하락했다. 유럽증시도 인플레이션 압력 상승으로 인해 통화정책의 조기 긴축 가능성을 높이는 것을 경계하면서 약세를 보인 바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하반기에도 계속되면서 국내외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재 주식시장이 냉탕과 혼탕을 넘나들고 있는 만큼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업종을 선별하는 투자전략을 짜야 한다고 조언하는 의견도 있다.
 
김성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현재 인플레이션에 대해 통제 불가능하다는 의견과 일시적 인식이 대립하고 있어 하반기에도 논쟁 지속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며 "우려가 컸던 4월 물가는 소화됐으나 관련 논쟁과 업종 및 스타일 내 변동성은 반복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어 "물가 방향성을 예단하기보단 업종 선별을 통해 위험을 관리하는 전략이 고려될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박석중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통제 가능한 인플레이션 경험을 고려하면 기업이익 개선에 초점을 둬야 한다"며 "물가 논쟁이 다시 격화한다면 지수 측면에선 조정 시 비중 확대 전략이 유효하다"고 전했다.
 
다만 미국 증시가 4월 FOMC 의사록 이슈를 양호하게 소화해냈다는 사실을 들어 국내 증시에 제한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보는 의견도 있다. 
 
김형렬 교보증권 연구원은 "테이퍼링 이슈보다는 경기 판단이 필요하며 경기가 좋아지면 당연히 출구 전략을 써야 한다고 본다"며 "경제가 좋아지면 주가가 내려가야 할 이유가 없으며 앞서 간 것에 대한 조정 문제"라고 설명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19일 미국 증시가 장 초반부터 1%가 넘는 하락세를 연출하며 변동성이 큰 폭 확대되는 장세가 전개됐으나, 단기 낙폭 과대 인식 속에서 4월 FOMC를 소화하면서 하락 폭을 축소했다"며 "현재의 인플레이션 급등 압력은 공급 부족에 따른 일시적 병목 현상에서 초래된 측면이 크기 때문에 시장에서 우려하는 것만큼 연준이 조기 테이퍼링 착수에 나설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국내 증시가 쉬는 동안 미국과 유럽시장에서 지수가 빠져서 이날 코스피도 영향을 받았지만 비교적 선방했으며, 시장에 큰 충격은 없었다고 보여진다"며 "테이퍼링 이슈보단 경기 정상화와 기업이익 개선 추세가 긍정적이기 때문에 이 재료들이 증시 하단을 지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테이퍼링 이슈는 주식시장의 상단을 제한하는 재료이지 빠지게 하는 재료로 보여지지 않는다"며 "국내 증시는 당분간 지지부진한 흐름을 나타내는 가운데, 3100포인트 내외에서는 오히려 시장이 반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20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3173.05)보다 10.77(0.34%) 내린 3162.28에 거래를 종료했다. 사진/뉴시스
 
염재인 기자 yj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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