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인터뷰)‘내겐 너무 소중한 너’ 진구에게 좋은 어른이란
주변 힘든 분들까지 돌아본다면 힐링 영화의 완성
2021-05-06 15:54:28 2021-05-06 15:54:28
[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배우 진구가 영화 내겐 너무 소중한 너에서 연기한 재식은 겉으로 보기에는 좋은 어른처럼 보이지 않는다. 은혜(정서연 분)와의 첫 만남 역시 선한 목적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하지만 재식은 은혜와 동행을 시작하면서 점차 좋은 어른으로 바뀌게 된다. 재식을 연기한 만큼 진구 역시도 좋은 어른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고 그에 대한 답을 찾았다.
 
내겐 너무 소중한 너는 돈 빼고 무서울 것 없은 재식이 갑자기 세상을 떠난 지영의 전재산인 전세자금을 위해서 홀로 남겨진 은혜의 가짜 아빠를 자처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영화다. 진구는 극 중 재식 역할을 맡았다.
 
이 영화가 조금 특별한 이유는 바로 기존의 영화와 달리 시각과 청각 모두 장애를 가진 시청각장애자를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 보니 흔히 작품에 참여한 배우들 역시 특별한 사명감을 가지고 작품에 참여한다고 오해를 하기도 한다. 진구는 사명감을 가지고 촬영을 한 것이 아니라고 솔직하게 답했다. 그는 그냥 최근에 아이들을 키우고 하다 보니까 아이들과 편하게 볼 수 있는 작품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진구는 그렇다고 아이들이 작품을 선택하는 절대적 기준이 아니라고 했다. 그는 어린 나이라 볼 수 없는 작품의 출연 기회가 온다면 고사할 일은 아니다. 아이들이 자라서 보면 된다이번 영화는 마침 좋은 기회가 찾아와 감사하게 출연해야 하는 게 맞다고 생각 했다고 밝혔다.
 
'내겐 너무 소중한 너' 진구 인터뷰. 사진/파인스토리
 
진구는 처음부터 진지하게 시청각 장애인을 돕기 위한 사명감과 책임감을 가지고 무겁게 출발했다면 고사했을 것이라며 이 작품은 그전 작품들과 크게 다르지 않고 주변에 있을 법한 비루한 인생을 사는 인물이 시청각 장애를 앓고 있는 아이를 만나서 인생이 변화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그렇기 때문에 진구는 너무 많은 정보를 알고 가는 것이 좋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단다.
 
그러면서 진구는 시청각 장애인에 대해 재식과 비슷한 정도 알고 있다. 재식이 알고 있는 정도에서 점차 재식과 비슷하게 쌓여갔다고 했다. 또한 초반에는 그들에 대해 무지했다. 지금은 그들에 대해서 알게 됐다 정도라고 했다.
 
진구는 시청각장애를 가진 은혜를 연기한 정서연에 대해 아역이라서 잘해줘야겠다고 생각하기 보다는 만나기 전부터 똑똑하고 예쁜 아이라고 들어서 친해지는 게 우선 과제라 생각했다고 했다. 이어 막상 만나니 붙임성도 좋고 먼저 와줘서 수월하게 친해졌다작품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소소한 질문들을 주고 받으면서 친해졌다고 밝혔다.
 
진구는 그런 정서연에게 아역 느낌보다는 기성 배우의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서연 양이 어머니와 연구를 완벽하게 했다. 매일 현장에 참여하기도 해 수월했다함께 연기를 하면 아역 느낌보다는 나이가 어린 기성 배우가 연기를 하는 느낌을 받았다고 칭찬을 했다.
 
시청각 장애를 가진 인물을 연기하는 상대 배우와 호흡을 하다 보면 어려울 법도 한데 진구는 오히려 생각하는 것보다 쉬웠다고 했다. 그는 듣지도 못하고 보지도 못하니까 서연 양이 리액션을 못했다그래서 처음부터 모든 걸 내가 책임지고 해야 해서 부담보다는 편안함이 많았다고 밝혔다.
 
다만 재식과 은혜가 교감을 하는 장면이 관객들에게 잘 전달될 지 우려가 됐단다. 그는 손 글씨를 쓰고 진흙으로 글씨를 만들고 교구로 글씨를 가르쳐 주는 장면을 편집이 되긴 했으나 길게 찍었다. 실제 대본 안에서도 많이 녹아 있었다이런 것들을 재미있게 간단하고 이해하기 쉽게 편집해줬다. 촬영 할 때는 설명이 잘 될지 우려가 됐다고 말했다.
 
'내겐 너무 소중한 너' 진구 인터뷰. 사진/파인스토리
 
진구는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가족과 함께 한 시간이 많아졌단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아이들과 함께 볼 수 있는 가족 영화를 자주 보게 됐다. 그는 전에는 액션이나 느와르 같은 남성 영화를 주로 선호했다. 근데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면서 가족 영화를 자주 봤다확실히 다른 매력이 있다. 좀 더 쉽게 관람하고 좋은 깨달음을 얻고 아이들과 공감대를 형성하는 좋은 매체인 것 같다고 가족 영화를 좋아하게 됐다고 했다.
 
이번 영화를 촬영하면서 아이들에 대한 그리움이 많았단다. 그는 재식과 같은 고민을 안 하게 해준 것만으로도 감사하는 이유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확실히 서연 양과 같이 촬영을 하다 보니 아이들이 보고 싶어서 자주 영상 통화를 했다. 촬영이 끝나고 집에 가서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꽤 보냈다고 전했다.
 
진구는 이번 작품이 특별히 어떤 의미를 담고 선택한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저 좋은 작품에 참여한 것 자체에 감사할 따름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재식처럼 좋은 사람, 좋은 어른이 되고 싶다고 했다.
 
진구에게 좋은 어른이 무엇이냐고 묻자 그는 아이들 잘 이해하는 어른이 좋은 어른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옳지 못한 것은 꾸짖기도 하고 무조건 칭찬만 하는 건 아니지만 왜 저런 행동을 하고 저렇게 성장했는지 이해를 해야 한다. 어른이 되면 타인을 이해하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래서 아이들에 맞춰 아이를 이해하면서 동화 되는 것이 좋은 어른인 것 같다고 했다.
 
진구가 이야기 하는 좋은 어른의 기준은 좋은 꼰대의 기준과 비슷하다. 진구는 비슷한 것 같다. 나이를 먹으면 꼰대가 아닐 수는 없다. 나이를 먹고도 아닌 척 하는 게 추하다고 생각한다받아들인 건 받아 들이는 게 좋은 꼰대다. 그런 모습이 나에겐 이상적인 어른이다고 말했다.
 
끝으로 진구는 네겐 너무 소중한 너에 대해 작은 것에 감사하기 시작하면서 보게 되는 힐링 영화다. 그리고 감사함이 커가고 나아가서 주변에 힘든 분들까지 돌아본다면 힐링 영화의 완성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내겐 너무 소중한 너' 진구 인터뷰. 사진/파인스토리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