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독과점 겨눈 바이든 정부, 국내 플랫폼에 불똥튈라
미국 5대 빅테크, 연평균 19% 성장
구글 등 10년 전과 비교해 5배 이상↑
바이든 시대, 반독점 규제 강화 움직임
"우리나라에도 직간접적 영향 우려"
입력 : 2021-03-21 12:00:00 수정 : 2021-03-21 12:50:05
[뉴스토마토 이정하 기자]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Big Tech) 기업의 반독점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면서 우리나라 플랫폼 기업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국내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기업들로서는 시장 영향력을 키울 수 있는 기회를 엿볼 수 있으나 반독점 규제 강화가 혁신 확장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2일 한국은행이 공개한 ‘미국 빅테크에 대한 반독점규제 현황 및 파급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구글(온라인 검색), 마이크로소프트(PC 운영체계), 애플(모바일 운영체제), 페이스북(SNS), 아마존(전자상거래) 등 5대 빅테크 기업들의 지난해 매출은 10년 전과 비교해 5배 이상 급증했다. 
 
2010년대 들어 연평균 19.0%의 매출을 올려온 5대 빅테크 기업들은 지난해 시장점유율 47%를 차지한 아마존을 제외하고, 과반 이상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를 제외한 나머지 4곳들도 반독점규제의 주된 타깃이 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경우는 1990년대 미국 정부가 반독점의 칼날을 겨눈 바 있다. 
 
지난해 10월 미 하원도 구글,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 4개 기업에 대한 독과점 상황을 조사해왔다. 이들이 불공정행위를 통해 기업가정신을 훼손하고 소비자권익·언론자유·사생활을 침해했다고 봤다.
 
미국 유력 소비자 매체인 컨슈머리포트의 조사를 보면 지난해 9월 미국인의 81%가 빅테크의 막강한 권력을 우려했다. 60%는 규제 강화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FTC는 하원의 조사 결과와 자체 수사 결과를 바탕으로 주·지방 검찰과 공동으로 구글·페이스북에 반독점 소송을 제기했다. 구글의 경우는 자사 검색엔진을 스마트폰에 기본 탑재하도록 스마트폰 제조사와 통신사에 경쟁사의 검색시장 진입을 막은 혐의로 기소, 법원에 구조적 해소책을 요청한 상태다.
 
인스타그램, 와츠앱 등 신생 경쟁사를 인수한 페이스북에 대해서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시장을 독점화한 혐의로 기소됐다. 법원은 이례적으로 피인수기업의 자산매각을 통한 기업분할을 요구한 상태다. 
 
문제는 바이든 행정부의 출범으로 반독점 규제 관련 입법이 미국 기업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플랫폼 기업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얘기다. 미 의회는 민주당이 지지하는 반독점 보고서의 주요 권고사항을 늦어도 내년까지 법제화한다는 방침이다.
 
반독점 규제 강화가 우리나라 기업 등 국내 시장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우리 빅테크 기업들도 반독점에 대한 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국내도 빅테크 기업에 대한 규제 움직임이 일고 있어 미국 행정부와 국제적 추세를 따라 규제 강도를 강화할 수 있다.
 
이규환 한은 미국유렵경제팀 과장은 "과거 우리나라 대기업들이 미국 시장에서 가격담합을 이유로 제재를 받은 바 있다"며 "빅테크에 대한 미국 정부·의회의 반독점 규제 강화는 우리나라 플랫폼 사업자의 시장지배력 평가, 규제 체계 논의 등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독과점 규제 조치는 입법·소송에 오랜 시일이 걸릴 수 있고, 규제 반대 의견도 적지 않아 소송 결과까지 불활실성이 상당할 것으로 관측된다.
 
무엇보다 반독점 규제는 신규기업의 시장 진입장벽을 완화하는 등 혁신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에 반해 기존의 지배 사업자들의 혁신을 자칫 억압하는 등 혁신 인센티브 요인을 억제할 가능성도 있다.
 
정보통신기술(ICT) 관련 스타트업들이 커나갈 수 있는 환경 조성으로 시장 저변을 넓힐 수 있지만, 리더격 역할을 하는 기업들이 사라지면 기업 자체적인 혁신의 필요성은 상대적으로 줄어들 수 있다는 의미다.
 
 
페이스북을 비롯한 미 빅테크 5곳은 지난해 매출액이 10년 전에 비해 5배 이상 늘었다. 미국 캘리포니아 멘로파크에 있는 페이스북 본사 간판 모습. 사진/뉴시스·AP
 
이정하 기자 lj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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