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수정 기자] 쿠팡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이른바 ‘탈팡(쿠팡 탈퇴)’ 현상이 확산되며 이커머스 업계 전반에 지각 변동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특히 충성도가 높았던 신선식품 영역에서 소비자 이탈이 가시화되면서, 경쟁사인 컬리와 SSG닷컴으로 수요가 이동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2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컬리의 지난해 12월 주문 건수는 전년 동월 대비 15%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신선식품 새벽배송 수요가 컬리로 이동한 영향으로 풀이됩니다. 모바일인덱스 추정 12월 컬리의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는 1년 전보다 34%, 전달 대비 11% 늘어난 449만명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특히 유료 멤버십 서비스 ‘컬리멤버스’ 12월 누적 가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94% 급증하며 충성고객 기반이 확대됐습니다. 컬리 전체 거래액의 70%가 유료 가입자에게서 나오는 만큼, 멤버십 고객 확대는 향후 큰 폭의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투자은행(IB) 업계는 컬리가 지난해 12월 총거래액 기준 20% 넘는 성장세를 보였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4분기 매출도 사상 처음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SSG닷컴(쓱닷컴)도 탈팡 반사이익을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초부터 지난 15일까지 SSG닷컴 일평균 신규 방문자는 작년 동기 대비 330% 급증했고, 쓱배송 첫 주문 회원 수는 53% 늘었습니다. 같은 기간 쓱배송 건수는 지난해 12월 동기 대비 15% 증가하면서 신규 유입이 실제 구매로 이어졌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이커머스 업계는 탈팡 고객을 락인(lock-in)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배송 시스템 정비는 물론 다양한 프로모션을 내놓고 있습니다. 컬리는 현재 새벽배송과 주문 후 1시간 내 배송하는 퀵커머스 ‘컬리나우’ 물류 분산을 위해 시간대 선택지를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SSG닷컴도 쓱배송과 바로퀵 배송 운영 효율화를 통한 물류량 확대에 힘쓰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바로퀵 물류 거점을 기존 60개에서 90개까지 늘릴 계획입니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가 일회성 반사이익에 그치지 않고, 개인정보 보호와 서비스 안정성 등 플랫폼 신뢰도를 축으로 한 중장기 시장 재편의 분기점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의 기세에 눌렸던 이커머스 업체들이 탈팡 반사 효과를 수치로 느끼고 있다”며 “충성고객 확보를 위한 전략을 이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수정 기자 lsj5986@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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