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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2+2회담서 "대북전략 완전히 조율"…북중 압박 '톤다운'(종합2보)
공동성명 '북 인권'·'비핵화' 직접 거론 없어…쿼드 참여 입장차 "논의 없어"vs"긴밀한 협력"
2021-03-18 15:39:30 2021-03-18 15:39:30
[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한미 양국이 외교·국방 장관(2+2) 회담 공동성명서에서 북한 핵·탄도미사일 등의 문제에 대해 '완전히 조율된 대북 전략' 하에 다뤄져야 한다는 데 공통적 인식을 같이했다. 북한과 중국의 인권 문제를 직접 겨냥했던 미일 회담과 달리 이날 성명에서는 불필요한 자극을 삼가하며 '톤 다운'한 것으로 풀이된다.
 
18일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서욱 국방부 장관,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한미 외교·국방 장관(2+2) 회담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공동성명을 채택·발표했다. 
 
양국 장관들은 공동성명에서 북한의 핵·탄도미사일 문제에 대해서는 동맹의 우선 관심사라는 점을 강조하고 공동 대처키로 했다. 이는 바이든 행정부가 그간 '북한의 비핵화'를 직접적으로 거론해왔던 것과 달리 '북한 핵·탄도미사일 문제'라고 표현하면서 다소 톤 다운한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한·미는 한반도와 관련된 모든 문제를 긴밀히 조율하고 있다"면서 "양국 장관들은 이러한 문제들이 한·미 간 완전히 조율된 대북 전략 하에 다뤄져야 한다는 데에 의견을 같이 했다"고 밝혔다.
 
전날 외교장관 회담에서 블링컨 장관이 "북한의 독재 정권이 자국민에게 조직적이고 광범위한 학대를 자행하고 있다"고 했지만 공동성명에는 구체적 내용을 담지 않았다. 
 
관련해 외교부는 회담 직후 "현 단계에서 당면한 목표는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 정착을 위한 남북 간, 북미 간 대화를 촉진시켜 나간다는 것이다. 동시에 우리 정부는 북한 인권의 실질적인 증진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다"며 "이번 한미 외교당국 간 회담 시에 양국은 북한 북핵 문제가 시급히 다뤄져야 할 중대한 문제라는 데 대해서 전반적인 공감대를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공동성명에 북한의 인권 문제가 제외된 것은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에 이어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잇따라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미국이 북한에 다양한 채널을 통해 대화를 시도하고 있는 상황에서 불필요한 자극을 삼가해 상황 악화를 막으려는 것이라는 해석이다.
 
블링컨 장관이 거론했던 중국 견제 부분은 한미일 3국 협력의 중요성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담겼다. 직접 중국을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한미 양국은 "한미일 3국 협력의 중요성을 확인하고 역내 평화·안보·번영을 위해 상호호혜적이고 미래지향적인 협력을 계속할 것"이라면서 "규범에 기초한 국제질서를 훼손하고 불안정하게 하는 모든 행위를 반대한다"고 명시했다.
 
그러면서 "평화안정, 합법적 교역 유지, 국제법 존중에 대한 공동의지를 강조하고, 한국의 신남방정책과의 연계협력을 통해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지역을 만들기 위한 한미 간 협력을 지속하겠다"고 전했다.
 
관련해 블링컨 장관은 기자회견을 통해 중국 인권 문제를 겨냥했다. 그는 "우리는 중국이 일관되게 약속을 어겨 왔음을 인지하며, 중국의 공격적이고 권위적인 행동이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보·안전 문제에 어떤 어려움을 낳고 있는지 논의했다"며 "중국의 행동으로 동맹 간 공통된 접근을 펴는 것이 더 중요해졌다"고 밝혔다.
 
이어 "세계적으로 민주주의와 인권의 후퇴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미얀마에서는 군부가 평화시위대를 눌러서 민주선거를 뒤집으려고 하고 있다"며 "이런 세기일수록 중국의 반민주적 행동에 대항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반중국 연대체인 쿼드 참여 요청에 대해서는 정 장관이 직접적 논의가 없었다고 답했다. 반면 블링컨 장관은 "이것은 비공식적인 동조국들의 모임"이라면서 "한국과 긴밀한 협력을 지속하고 있다. 이런 모임들이 한미일 3자 협력과 일맥상통하고, 굉장히 큰 혜택을 가져온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18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한·미 외교·국방 장관 공동기자회견을 한 뒤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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