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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 야권 단일화, '합당이냐, 아니냐' 쟁점
'안철수 입당' 현실적 어려움…'통합 전제' 경선 방식 주목
2021-01-10 13:41:43 2021-01-10 13:41:43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승리를 위한 야권의 후보 단일화 논의 쟁점은 우선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의 합당이냐, 아니냐' 여부로 귀결되는 분위기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국민의힘 입당에 강한 거부감을 보이는 상황에서 통합이 우선이라는 '선통합, 후경선' 주장이 조금씩 힘을 얻고 있다.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외부인사가 입당해 경선하면 예비경선을 면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범야권 후보 단일화를 위해 일정 정도 수준의 지지율을 얻은 당 밖 유력주자들의 예비경선을 면제하고 본경선에 바로 참여할 수 있도록 특례조항을 두는 방안에 대한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전해진다.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승리를 위한 야권의 후보 단일화 논의 쟁점은 우선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의 합당이냐, 아니냐' 여부로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 8일 국회에서 유영민 신임 대통령 비서실장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뉴시스
 
국민의힘의 이러한 논의는 현재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 서류접수가 오는 18일부터 21일까지 진행되기 때문에 그 이후에도 입당이나 합당을 통해 안철수 대표 등 야권의 유력 후보들이 본경선에 합류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앞서 국민의힘은 본경선을 일반시민여론조사 100%로 실시하기로 했다. 모두 후보 단일화에 대비한 사전 정지작업의 일환이다.
 
국민의힘이 후보를 결정한 뒤, 후보등록 시점을 전후해 안 대표와 1대1 경선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지만 안 대표의 입당이나 양당의 합당이 전제되지 않은 이상 성사되기 어려운 방안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 관계자는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후보 결정 뒤 1대1일 경선은) 우리 당의 입장에서는 제일 지양해야 되는 방식"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상황에서 안 대표는 여전히 국민의힘 입당에 선을 긋고 있다. 안 대표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입당 후 경선'을 통한 야권 단일화에 대해 "너무 근시안적이고 협소한 시각"이라며 거부했다. 또한 "9% 지지율을 보이는 정당과 지지자들을 무시하면 안 된다"고 비판했다.
 
일각에서는 안 대표가 현실적으로 입당하기 어렵기 때문에 양당의 통합이 안 대표 자신에게 덜 부담스러울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정진석 공천관리위원장을 중심으로 보궐선거와 이후 대선 승리를 위해 기득권을 내려놓고 국민의당과 당대당 통합 논의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민의당에서도 통합 가능성을 완전히 닫지는 않은 모양새다.
 
안 대표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단독 회동을 예고했다. 안 대표의 입당과 양당의 합당 여부 등 야권 단일화를 위한 방식이 주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협상이 최종 결렬될 경우 오 전 시장은 출마에 나설 전망이다. 아직 출마 선언을 하지 않은 나경원 전 의원은 18일 후보등록 전에 출마 선언을 할 가능성이 높다.
 
안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김동길 연세대 명예교수를 만난 점을 언급하며 "돌아오는 길에 (박사님께서) 선물해주신 액자를 마주하며 링컨의 말을 떠올렸다. 나무를 베는 데 6시간이 주어진다면, 나는 도끼를 가는 데 4시간을 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 나무를 베러 나서야 할 시간"이라며 "저도 많은 시간 도끼를 갈고 닦았지만, 얼마나 날이 서 있는지 잘 모르겠다. 그러나 썩은 나무를 벨 시간이 다가왔다"고 출마 다짐을 밝혔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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